랩·토크 어우러진 소통의 야단법석

▲ “Put your hands up!”불자 래퍼 아웃사이더의 공연에 합천여고 학생들이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해인사가 3월 11일 개최한 '스쿨어택' 콘서트는 찾아가는 눈높이 포교의 현장이었다.

해인사 주최 합천여고 '스쿨어택' 콘서트 현장을 가다
청소년 ‘꿈’ 위한 대기설법 현장
불자 래퍼 아웃사이더 출연해
랩 공연·좌절 극복 경험담 진행

200여 학생들 뜨거운 호응 보내
“스님과 친근해졌어요” 한목소리
교사들과도 끈끈한 소통의 시간

화려한 조명이 켜지자 학생들이 무대를 향해 뛰쳐나왔다. 힘찬 함성을 내지르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흥분과 즐거움 그 자체다. 손을 들고 함께 뛰며 가수와 하나가 되듯 폭발적인 반응으로 환호하는 자리, 경상남도 합천군 합천여자고등학교 ‘스쿨어택’ 공연 현장이다.

법보종찰 해인사(주지 향적)는 3월 11일 합천여고 강당에서 토크 뮤직 콘서트 ‘스쿨어택’을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청소년을 위해 찾아가는 포교현장을 목표로 해인사가 불교행사전문 기획사 ㈜올윈과 함께 기획한 콘서트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해인사에서 개최한 이번 콘서트는 그야말로 뜨거운 ‘대기설법(對機說法)’의 현장으로 소통의 시간이었다. 가수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200여명의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웃음으로 가득했다. 콘서트 현장에 함께 한 스님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던 청소년들은 친근함으로 주지 향적 스님의 법명을 부르며 환호했다.

학생들의 환호 속에서 향적 스님은 무대로 올라가 인사말을 전했다. 향적 스님은 “공부의 참된 의미는 지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깊이 집중함을 의미한다. 마음을 집중해야 하는 참된 대상을 찾아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많은 어른들은 해인사의 소중함을 잘 알고 찾아오는데 학생들은 불교를 많이 낯설어하고 법보종찰 해인사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우리가 직접 찾아왔다. 마음껏 누리고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합천여고 스쿨어택 토크콘서트에는 국가대표급 속사포 랩으로 유명한 불자 래퍼 ‘아웃사이더’가 출연했다. 그는 8년이 넘는 무명생활을 극복하고 노래 ‘외톨이’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기 까지 겪은 일화를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또한 ‘고통은 성장의 밑거름, 난 언제나 자신을 믿거든’이란 주제로 진행한 토크쇼에서 가수 아웃사이더는 “청소년기에 언론인이 되고픈 꿈이 있었지만 학창 시절 겪은 여러 상황으로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오래 방황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또 다시 찾아온 가수라는 꿈을 향해서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믿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나아갈 때 좋은 결과는 반드시 찾아 올 것”이라고 학생들의 꿈을 응원했다.

아웃사이더 외에 언프리티 랩스타의 히로인으로 불리는 ‘타이미’, ‘프리마테’, ‘큐리어스’ 등 힙합 뮤지션 가수들이 출연해 뜨거운 무대를 선사했다.

▲ '스쿨어택' 콘서트에서는 아웃사이더의 공연과 함께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는 토크도 진행됐다. 학생들의 호응도 좋았다.

특히 콘서트 전 해인사와 ㈜올윈은 ‘스쿨어택’ 공식 페이스북에서 고백 메신저 코너를 만들어 학생들의 사연을 미리 받았다.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모색해보는 자리로 마련된 이번 코너에서 사연을 올린 학생 가운데 2명이 선정됐다. 그 가운데 정은아 학생은 이성 문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윤한솔 학생은 집이 초계라는 지역이라 아침에 첫 차를 타고 등교해도 학교 행사 일정이 있는 날은 시간을 맞추기가 벅차다며 배려를 부탁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번 ‘스쿨어택’ 고백메신저는 학생과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간의 소통을 가장 중요한 장점으로 꼽았다.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가 귀 기울여주는 관심 속에서 고민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 해 한결 가벼운 심정이 되었다고 했다. 또한 비슷한 고민을 가진 학생들에게도 함께 도움이 되었다는 평이다. 주지 향적 스님은 직접 무대에 올라 고민을 나눈 학생들에게 선물을 수여하며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콘서트에 참여한 이아현 학생은 “쉽게 볼 수 없는 연예인을 직접 보니 신기하다. 꿈이 언론인인데 토크 콘서트 내용을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또한 스님을 자주 뵙지 못해서 어렵고 근엄하고 다가서기 힘든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현장에서 만나니 너무나 친근하고 편견이 많이 사라지고 감사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민정 학생은 “집이 해인사 근처라 자주 사찰을 찾고 스님들을 뵈었지만 학교에서 이렇게 뵈니 더 가깝게 느껴진다”며 “오늘 주제가 꿈이여서 나의 꿈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내 의지를 다시 굳건히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소감을 말했다.

한편, 불교행사전문 기획사 ㈜올윈은 청소년 포교를 위해 ‘스쿨어택’ 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으로 스님들께 설명하고 25교구 본사 및 사찰과 네트워크 연결망을 이어 나갈 방침임을 빍혔다. 심동준 ㈜올윈 대표이사는 “불자인 아웃사이더를 비롯해 저희들은 상업적인 것 보다는 청소년 불교 포교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찾아가는 불교, 행복을 전합니다.”
인터뷰- 해인사 주지 향적 스님

“학교 폭력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사랑을 줘야 하는 것이 종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사랑도 주려면 다가가야 합니다. 먼저 다가가 소통하고 마음을 열기 위한 첫 시작으로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스쿨 어택이라는 토크 콘서트의 제목처럼 쳐들어가듯(?) 학교의 문을 두드렸다는 주지 향적 스님의 설명이다. 스님은 4월에 있을 해인사 정대불사 대법회를 준비 하던 중 많은 대중들이 찾을 수 있는 행사로 기획 하다 ㈜올윈 심동준 대표이사와 만나게 되었다고 했다.

“행사를 주관한 심동준 대표가 ‘스쿨 어택’에 대해 설명해주더군요. 불교를 믿어라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행사를 통해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감 했습니다. 그리고 해인사는 사찰 내 대중이 많아 그동안 지역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기회로 좀 더 사회에 환원하고 학생들에게 친근함을 주기 위한 방편으로 삼았습니다”

주지 향적 스님은 앞으로의 포교 방향에 대해 밖으로는 문화 포교로 나아가며 내부로는 누구나 쉽게 찾아와 편히 쉬어가는 쉼터와 같은 곳을 지향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해인사는 지난 해 북카페 갤러리 ‘다로경권실(茶爐經卷室)’을 열었다. 이곳은 소규모전시, 북콘서트를 통한 저자와의만남, 공연 등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향적 스님은 마지막으로 “해인사를 찾는 사람들이 날씨가 덥거나 추울 때 마땅히 쉴 공간을 찾지 못했다. 문턱을 낮추고 모두와 함께 하는 해인사를 꿈꾼다. 앞으로는 해인사를 찾아오는 분들 뿐 아니라 시간이 없어 부처님께 나아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찾아가 행복을 전하는 일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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