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밖 개인방송 폭발적 확대
수익 노린 선정·폭력방송 많아
현실적인 규제는 자율규제 뿐

인터넷과 웹캠 그리고 동영상 편집에 대한 간단한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개인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특히 주요 동영상 서비스 업체는 개인 방송의 운영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개인 방송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예를 들어, 국내 최대의 인터넷 개인방송 서비스인 아프리카TV는 시청자가 유료로 구입한 별풍선BJ (Broadcasting Jockey)에게 선물하면 이를 일정 비율로 현금화할 수 있게 하여 BJ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결과 대도서관’, ‘양띵’, ‘악어’, ‘김이브와 같은 유명 BJ들은 억대 연봉 이상의 수입, 지상파 방송 출연은 물론 광고 모델로 등장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개인 방송은 기존의 방송 시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내용의 콘텐츠가 유통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BJ가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겜방(게임방송)’,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먹는 방송)’,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스포츠 방송’,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방(공부방송)’, 심지어 조용히 앉아만 있는 침묵방송’,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청소방송까지 콘텐츠의 진화는 끝이 없다. 어떤 면에서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콘텐츠가 큰 투자없이 만들어지는 긍정적인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상식과 규범의 허용 범위를 넘는 선정성과 폭력성과 같은 반사회적인 개인 방송이 증가하면서 콘텐츠 규제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벗는 방송(벗방)’이라고 불리는 음란 방송이다. 시청자가 적은 시간대에는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공개방으로 운영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열성적인 시청자층이 유료로 접속할 수 있는 팬방(팬클럽방)’으로 전환하여 보다 수위 높은 장면을 연출한다. 음란 방송 이외에도 욕설, 폭력, 엽기, 가학 심지어 반인륜적이라고까지 보여지는 방송이 버젓이 유통되면서 개인 방송에 대한 규제 혹은 단속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개인 방송의 내용을 규제하는 것이다. , 현재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에 적용하고 있는 공정성, 객관성, 권리침해금지, 윤리적 수준, 소재 및 표현 기법, 어린이 및 청소년 보호 등의 조항을 개인 방송 사업자나 운영자에게 지키도록 강제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개인방송을 방송법 상 방송사업자로 규정한 후에나 가능한 것인데 방송보다는 통신의 속성이 강한 개인 방송에게 적용시키에는 무리가 있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비록 법적인 방송사업자의 지위를 부과하기는 어렵지만 방송에 준하는 사회적 영향력과 파급력을 고려하여 동영상 서비스 업체 스스로 자율규제를 강화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터넷방송사업자와의 협력회의를 통해 개인 방송의 불법 및 유해 정보에 대한 자율규제, 실시간 방송 모니터링 강화, BJ 관리 강화, 어린이 및 청소년 보호대책 강화 등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였다. 현 단계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이러한 자율규제를 통해 서비스 제공자 스스로 바람직하지 않은 콘텐츠가 생산 및 유통되는 것을 근절하는 것이다.

실제로 아프리카TV는 모니터링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BJ 교육을 강화하면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방송을 걸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일부 BJ들이 서비스 업체의 자율규제가 거의 없는 영세 업체로 호스트를 이동하거나 SNS 개인 계정, 해외 서버 등을 이용해서 방송을 계속하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새롭게 등장하는 방송 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언제나 불충분하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문제를 너무 단기간에 해결하려고 할수록 해결책은 실타래처럼 꼬이게 된다.

일단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차근히 진행함과 동시에 개인 방송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면밀하게 조사하여 폐해를 최소화하고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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