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잔브람(호주 보디냐나 명상센터 수도원장)

2016세계명상대전 법문 지상중계

금세기 최고의 불교성자들을 모시고 직접 명상수행을 지도받는 ‘2016세계명상대전225~28일 강원도 하이원리조트 컨벤션홀서 봉행됐다. 이번 세계명상대전은 아잔간하(태국)심도선사(대만)혜국 스님(한국)아잔브람(호주) 스님 등이 부처님 가르침이란 테두리 안에서 각 나라의 수행법을 전했다. 세계명상대전 진행은 불교성자들마다 수행지도 및 질의응답 그리고 법문 순으로 진행됐다. 본지는 이번 호부터 아잔브람 기조법문을 시작으로 각 불교성자들의 가르침을 지상중계 한다. 편집자 주

▲ 아잔브람은 … 파란 눈을 가진 세계적인 명상스승이며 캠브리지 대학 물리학도 출신이다. 동양의 참선을 서양으로 전파한 위대한 영혼의 성자이자 호주불교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다. 서양인에 의해 최초로 설립된 호주의 보디냐나 수도원장으로 주석하고 있으며, 현재 수많은 서양인들에게 초기불교에 근거한 실천적인 정통 수행법을 전파하고 있다.

서양서 불교 성장세 두드러져

개인의 욕망 바른가 고민하고
내려놓으면 행복 찾아오기 마련
좋은 욕망이 멋진 세상 만든다

저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불교국가에서 태어나지 못한 것은 아마도 전생에 업 때이겠지요.(웃음)

지금은 여러 나라에서 부처님 법을 펼 수 있다는 게 큰 영광입니다. 작년 이맘 때 소프트웨어 기업인 페이스북과 구글에서 강연을 했는데 현대사회에서 명상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지금 서양에서 불교는 멋지고 쿨(cool) 합니다. 왜냐하면 서양에서 세련된 불교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명상을 18살에 배웠습니다. 영국 명문대인 캠브리지 대학을 다닐 때였습니다. 3년 후 물리학 시험을 보는데 시험은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를 줍니다. 근데 친구나 가족, 선생님들은 저에게 좋은 성적이 미래를 보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지금처럼 스님이 될 거라고 했다면 그만큼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을 겁니다.(웃음)

그때는 1972년으로 오전 3시간, 점심 1시간, 오후 3시간 시험을 봤는데 6일 동안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른 학생들에게 비해 유리한 것은 명상하는 법을 배웠다는 겁니다.

그래서 6일 동안 점심시간에 30분정도 명상을 했습니다. 그 안에서 큰 혜택을 봤습니다. 오늘 그 당시의 기쁨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명상을 통해 뇌를 쉬게 하는 법을 알았습니다. 점심시간에 가부좌를 틀자, 제 머릿속에는 오전에 봤던 시험문제들이 떠돌아다녔습니다. ‘답은 제대로 했나등 이제는 더 이상 답을 바꿀 수 없는 시험에 대해 생각한 겁니다. 과거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 겁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를 내려놓기 위한 훈련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전에 본 시험은 머릿속에서 내려놓고 앞으로의 오후 시험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과거를 잊자 또다시 오후에 볼 시험에 대한 불안이 찾아왔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순간에 머물기이며 쉬면서 오후 시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과거와 미래를 내려놓으니 불안에 떠는 제 몸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 전에는 제 몸이 떨리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몸을 알아차리면 건강에 대한 걱정도 덜어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병을 앓아본지는 26년이나 됐습니다. 지금도 바쁜 삶이지만 몸이 아프지는 않습니다. 제 몸을 알아차리기 때문에 힐링 할 수 있는 겁니다. 2년 전 심한 식중독에 걸렸는데 진짜 아팠습니다. 제 토굴에서 병원은 멀었고 그래서 알아차림 수행을 했습니다. 고통을 알아차리면서 고통이 심해졌다, 덜해졌다하는 변함을 알아차렸습니다. 고통을 컨트롤하려하니 몸은 더 아팠습니다. 알아차리다보니 피드백을 해준 겁니다. 알아차림으로 매 초마다 고통이 줄어들더니 식중독이 20분 만에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저는 과학도 출신입니다. 세균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세균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고 내 몸 장기 안에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세균과 나 사이에 순행하고 있다는 알아차림입니다. 그래서 몸을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캠브리지 대학시절로 돌아가겠습니다. 내 몸이 떨리는 것을 알아차리니 내 두뇌가 피곤하구나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물리학 시험을 보면 두뇌 연료가 급속도로 소모됩니다.

사실 많은 현대인이 연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작동을 강요당합니다. 늘 피곤하기 때문에 회복력이 그만큼 떨어져 있습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고요한 상태에서 재충전 합니다. 미국 하버드에 시간에 투자함이란 논문이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30분 정도 고요하게 앉아 뇌를 재충전하면 명상 후 2~3시간을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캠브리지에서 뇌를 맑게 하려고 명상 후 오후 시험을 준비했고 그 덕분에 졸업시험을 아주 잘 봤습니다. 내 경험을 토대로 명상이 세속의 삶에 큰 성공을 이루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호주에서는 불교 성장세가 아주 빠릅니다. 저는 걱정입니다. 이는 제가 일을 더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웃음) 호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습니다.

하루는 너무 피곤해서 법문을 못할 정도였지만 가만히 앉아서 명상을 했습니다. 기를 빨리 충전시키는 법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주 제자들은 저를 보고 슈퍼 스님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좋은 아내, 남편을 만나면 행복해질 거야. 하지만 결혼하면 행복해지나요? 힘들죠.(웃음) 결혼하기 전에는 혼자 어디든지 갈 수 있지만 결혼 후에는 네 다리를 가진 코끼리와 같이 움직여야 합니다. 동양에서는 앞다리를 남편, 뒷다리는 아내라 비유하는데 점차 그 코끼리는 뒷걸음질 하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부인이 결혼 생활을 리드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결혼을 했으니 애들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합니다. 애를 낳으면 아이들이 언제 말을 할지 기다립니다. 그런데 말을 하면 언제 입을 닥치나 생각하지 않으세요?(웃음) 이 모두가 갈망입니다. 애들을 부양하려면 일을 또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러면 내 행복은 몇 년 후라고 생각하십니까? 은퇴하면 행복할 거야. 과연 행복해 질까요? 나이 드신 분들이 사찰과 교회에 많이 다닙니다. 죽고 난 후 행복해지시겠습니까? 이 행복은 닿을 수도, 잡을 수도 없습니다. 이런 갈망은 행복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자비입니다. 멈춰서 내려놓으면 행복이 나에게 옵니다.

제 친구가 영국에서 복권에 당첨된 기사를 보내줬습니다. 4100만 파운드였습니다. 복권당첨자는 런던 남부에 대저택을 사고 1년도 못되어 큰 손해를 봅니다. 이 집을 왜 팔았을까요? 집이 크다보니 부인과 아이들 모두 각자 방에서 흩어져 살게 된 겁니다. 가족을 볼 수 없게 된 겁니다. 사람을 찾을 수 있는 GPS를 서비스를 받아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집이 크다보니 남편이, 부인이, 가족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몰랐습니다. 오히려 집이 가족을 파괴한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행복해지려면 살을 맞댈 수 있는 작은 집에서 함께 사십시오. 우리의 욕망이 진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바른 욕망을 가져야 합니다.

태국에서 수행할 때 일입니다. 주지스님이 아침 예불을 위해 대웅전에 들어갔는데 도둑이 시주함을 열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주지 스님은 도둑에게 원하는 게 뭐냐. 돈이면 여기 시주함의 열쇠가 있다고 손을 주머니에 갖다 대려 하자 도둑은 지금 나를 속이려는 거지라고 하며 칼을 들이댔습니다.

주지스님은 온화한 말로 언제 밥은 먹었느냐고 묻자 도둑은 알아서 뭐하게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스님은 시주함 위에 천장을 열면 음식이 많다고 하자 도둑은 천장을 열고 음식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경찰에 전화하지마라고 합니다. 스님은 이어 내가 시주함 열쇠를 주고 음식도 줬는데 경찰에 연락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도둑이 다른 집을 털다가 경찰에 붙잡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진 겁니다. 도둑은 10년 동안 스님을 잊지 않고 있다가 출소 후 그 대웅전에 갔습니다. 도둑이 주지스님에게 저를 기억하십니까?”하고 묻자 스님은 기억하지! 열쇠 여기 있으니까 가지고 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도둑은 저는 훔치러 온 것이 아닙니다. 감옥에 있으면서 스님을 생각했습니다. 스님은 제가 태어난 최초로 친절을 베풀어 주신 분입니다. 경찰을 부를 수도 있었음에도 필요한 돈을 가져가라고 했고, 제가 배고픈 것을 눈치 채시고는 음식도 가져가라 했습니다. 다시 스님에게 훔치러 왔습니다. 이번에는 스님에게서 친절, 자비, 지혜를 훔치러 왔습니다. 저를 스님으로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하고 원하는 것은 친절이고 평화이며 관심입니다. 문제는 잘못된 것을 욕망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불교는 지혜에 대해 가르칩니다. 지혜롭게 욕망하는 법을 가치는 겁니다. 각성 스님(2016세계명상대전 조직위원장)이 초청했을 때 이곳에 오고 싶었는데 이것이 바로 욕망입니다. 갈망이었습니다. 우리가 욕망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강원도도지사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자리했습니다. 이런 만남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조화 속에 함께 일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조화 속에 일하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저는 상좌부 출신이고 백인입니다. 인종도, 종파도 다르지만 여러분들을 친구나 가족이라 부릅니다. 불교의 어느 종파이건, 종교인이건, 비종교인이건 함께 평화롭게 사는 그 욕망을 놓지 마십시오. 필요한 사람에게 친절한 욕망도 놓지 마십시오. 그리고 종교라는 경계, 세계라는 경계를 넘어 다리 50억 개의 코끼리가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얼마나 멋진 세상이 되겠습니까?

청중과의 질의응답

죽고나면 의식은 어떤 상태인지요. 그리고 죽음은 무엇입니까?

죽고나면 여러분의 의식이 아닙니다. 내 소유도 아닙니다. 이와 같은 질문을 마차코다라는 사람이 부처님께 질문 했는데 부처님이 답하시면서 기름램프 비유를 들었습니다. 램프에 불꽃이 켜지기 위해서는 기름, 심지, 열 등 3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이 중에서 한가지만 없다면 불꽃이 꺼져버립니다. 이 불꽃이 꺼지면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집니다. 의식도 그와 마찬가지 입니다. 욕망이 없어지면 불이 꺼지게 마련입니다. 그냥 없어지는 거지 어디로 가는게 아닙니다. 사실 불꽃은 본래부터 없었습니다. 3가지가 같이 만나 이루어 졌을 뿐입니다.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을 수행으로 극복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정신분열자들을 어떻게 치유할까. 단지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분열증 이외의 것을 치료합니다. 정신분열증 환자는 없습니다. 단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사람만 있을 뿐입니다. 정신분열증의 증상에만 집중하면 병이 더 깊어지고 커집니다. 정신분열증이 아닌 다른 부분에 집중하면 정신분열증을 눌러버립니다. 너무나 자비롭고 불교적인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매에 들면 통찰이 일어나는지요?

집중하면 통찰은 자동적으로 일어납니다. 물결 한 점 없는 맑은 호수는 해와 달을 진실되게 비춰낼 수 있습니다. 호수에 물결이 치면 아마도 그 이미지가 왜곡됩니다. 팔리어로 부처님 마음이 완전히 고요해지면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보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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