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마인드디자인

(주)마인드디자인은… 2011년 불자 청년 김민지 씨의 1인 기업 ‘mim’이 시작으로 2012년 불교박람회 기획 및 운영사로 선정되면서 지금의 ‘(주)마인드디자인’으로 법인 전환됐다. 2016년까지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기획·운영사로 활동 중이다. ‘전통문화 일상화’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청년들로 구성된 회사로, 운영방침은 불교 수행공동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불교계에서 가장 주목할 청년 불자 사회적 기업이다.
2011년 창립… 5년간 꾸준한 성장세
김민지 대표 등 모든 임직원은 ‘도반’
수행은 기본, 대중공사·자자·포살 등
승가 공동체 규약을 그대로 도입·운영
“행복·꿈, 동시 이루는 기업 만들겠다”

불교 제외하면 전통문화 이야기 못해
박람회, 불교 산업 가능성 보여주는 곳
사찰 브랜딩 사업통해 일반과 가교 역할
“불교 산업은 블루 오션, 가능성 무궁해”
 

2011년 4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법륜 스님의 2030 멘토링 콘서트 ‘방황해도 괜찮아’ 현장. 한 여성 불자가 질문을 한다. 선재수련원에서 인도 봉사를 갔었는데 그곳 사람들을 보고 전통문화를 지켜주는 사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경청한 법륜 스님은 당시 친절한 설명과 격려를 직문직설해줬다. 자본주의에 멍들어가는 제3세계 전통문화 정체성을 지켜주는 사회적 기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대중 앞에서 당당히 밝혔던 여성 불자는 진짜 ‘전통문화 일상화’를 목표로 한 사회적 기업을 창립한다. 그 기업이 바로 ‘(주)마인드디자인’이다.

“우리 것은 원래 세련돼”
(주)마인드디자인은 김민지 대표의 ‘전통문화 일상화’라는 원력에서 시작한다. 제1회 조계종 불교문화상품공모전에서 2등에 입상한 김 대표는 자신의 불교 주얼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2011년 1인 기업 ‘mim’을 만든다. 사찰에 발품을 팔면서 성공적인 매출을 올리던 김 대표는 2012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기획과 운영을 맡게 되면서 (주)마인드디자인을 출범시킨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칠석데이 등 다양한 이벤트와 캠페인 △명상 펜던트 등 문화 상품을 진행·출시하면서 회사를 발전시켰다.
처음 자본금 제로에서 시작해 매출 11억 원, 직원 15명으로 성장시킨 바탕에는 김 대표의 열정과 원력이 있었다.
김 대표는 “대학 디자인과에서 전통 문양 디자인 등을 과제로 제출해 발표하면 대부분 반응이 시큰둥했다. 하지만 인간문화재가 꿈이었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이런 생각은 동국대 불교미술학과로 편입하면서 더 강해졌다”면서 “스님을 알고, 사찰을 알고, 불교를 알아갈수록 안에 담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전통문화 일상화’는 김 대표의 화두이자 (주)마인드디자인의 목표다. 이런 마음과 목표를 가지기까지 바탕에는 불교가 있다. 김 대표가 선재수련원에서 수행할 당시 인도에 봉사활동을 다녀올 일이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이 한국 봉사단을 부러워하는 것을 봤다. 이는 한국이 인도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자본주의가 이곳(인도)에 들어오면 자신들이 가진 전통문화 정체성이 망가질 게 뻔한 일이었다. 자본주의 안에서 전통문화 정체성을 지키고 이를 일상화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이 필요했다”면서 “(주)마인드디자인의 시작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자본주의 안에서 전통문화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칠석데이. (주)마인드디자인을 대표하는 이벤트 행사로 자리잡았다.
불교가 있어서 성장하는 기업
1인 청년 기업으로 시작한 (주)마인드디자인은 이제는 불교계에서 유수의 청년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김 대표는 자신과 (주)마인드디자인은 ‘불교’가 없었으면 탄생할 수 없던 인물이고 회사라고 말했다.
불교문화상품공모전에서 2등을 했던 경력으로 시작했던 불교 주얼리 상품 개발 사업도, 이를 베이스로 시작한 사회적 기업도 모두 도전이었다. 불교에 전혀 기반을 가지지 못한 김 대표는 불교에서도 인정받기 어려웠고, 사회적 기업 분야에서는 “너희가 왜 사회적 기업이냐, 불교 기업이지”라는 무시아닌 무시를 받았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끊임없이 불교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무작정 사찰에 찾아가 자신이 만든 명상 펜던트 등 주얼리 제품을 보여주고 납품을 허락받았다. 이를 위해 공양간에 가서 설거지를 하며 공양주 보살들과 친분을 쌓고 스님들이 오시는 시간을 들었다. 3일 동안 기다린 적도 있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불교에 기반을 두고 영업활동을 했던 것은 모두 ‘불교는 문화의 보고’라는 확고부동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반만년의 한민족 역사에서 불교가 가진 위치는 매우 높습니다. 전체 지정 문화재 중 절대 다수가 불교 문화재이고, 지금도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은 사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문화산업 측면에서 보면 불교는 그야말로 보고이며, ‘전통문화의 일상화’라는 기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다. 이에 대한 가능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서울국제불교박람회”라며 “불교 주얼리 상품을 들고 패기 하나로 찾아왔던 저를 돌려보내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줬던 스님들과 저의 견문을 넓혀줬던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현재 (주)마인드디자인을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마인드디자인 대표는 3년안에 사찰 2곳의 브랜딩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모두 수행하고, 모두 평등한 공동체
(주)마인드디자인 구성원 모두 ‘전통문화의 일상화’라는 기치 아래 모였다. 창업 초기에는 대부분 불자들이었지만, 규모가 커지니 종교도 다양해졌다. 입사 경로도 다양하다. 지인 추천부터 페이스북 지원, 김 대표의 강의를 듣고 인턴으로 지원한 사람까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직급이 아닌 수행과 도반이라는 개념이다. 김 대표는 사회적 기업을 창립하면서 승가 수행공동체의 대중공사, 자자, 포살 등을 회사 운영에 적용했다. 일반인에게는 적용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대중공사는 반성의 시간, 자자와 포살은 장단점 이야기·선물 주는 시간이라고 명칭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보통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IT계열 대기업 회사들의 업무환경이 이슈가 된다”며 “한국에서 일도 잘하고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런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구현하려면 일하는 곳이 꿈을 꾸는 곳이고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마인드디자인은 호칭부터 자유롭다. 외부에서는 어쩔 수 없이 직책을 부르지만, 내부에서는 직급과 상관없이 이름에 ‘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모두 평등해야 한다는 회사의 운영 기조가 담겨 있는 것이다.

복지제도에는 ‘마음 쉼’이라는 일종의 안거제도가 있다. 스스로 수행을 원하면 30만원 한도에서 수련비와 4박 5일간의 수련 휴가가 지원된다. 꼭 불교 수행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개신교인은 기도원, 가톨릭 신도는 피정을 해도 된다. ‘수행하는 평등 도반 공동체’를 표방하는 (주)마인드디자인이라 가능한 복리후생이다.
임직원들의 호응도 좋다. 수행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에 종교가 달라도 큰 부담이 없다. 수행이란 ‘스스로 깨닫고 성장·발전하는 것’이라는 김 대표의 생각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주연 지원부 부장은 “보통 회의에 들어올 때 바삐 오느라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회의 시작 전 짧게나마 명상을 하며 스스로를 추스르는 시간을 갖는다. 생각을 정리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으니 업무와 자아성찰, 모든 부분에서 효과적”이라면서 “또한 승가 공동체의 계율과 청규와 같은 공동의 약속 등을 정해 스스로 변화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강연에 감명 받아 인턴으로 입사해 올해 정직원이 된 사원 김재연 씨는 종교가 가톨릭이지만 승가 수행 공동체같은 조직 분위기에 거부감이 없다.

김재연 씨는 “(주)마인드디자인은 저에게는 첫 회사”라면서 “(주)마인드디자인은 유기적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이 한 개의 프로젝트를 맡고 있지만, 경쟁은 없다. 서로 협업하고 함께 상생하는 도반과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열린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모습. (주)마인드디자인이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나를 밝히고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주)마인드디자인의 최종 목표는 ‘전통문화 일상화’를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추진하려 하는 사업 중 하나가 ‘사찰 브랜딩(Branding)’이다. 사찰 브랜딩 사업은 사찰 아이덴티티(일명 Temple identity, T.I)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사찰별 특별한 문화상품·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회향하는 것이다. 3년 안에 사찰 2곳의 브랜딩을 완성하는 것이 (주)마인드디자인의 목표다.
김 대표는 “불교적인 요소를 기반해 전통문화가 세련되게 부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주)마인드디자인은 사찰과 일반문화와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통문화 허브공간과 연구소를 통한 교육 사업,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소외문화보존 구호 사업 등을 하고 싶다”고 비젼을 밝히기도 했다.

구성원들도 스스로를 밝혀 세상을 밝히는 등불처럼 스스로를 발전시켜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을 공동된 목표로 삼고 있었다.

(주)마인드디자인의 문화상품 ‘숨’. 부처를 형상화한 향꽂이 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일하는 재미가 있는 회사가 됐으면 합니다. 재미있는 삶과 사회의 큰 뜻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청춘의 도반이 됐으면 합니다.”<이주연 부장>

“(주)마인드디자인은 저에게는 첫 회사입니다. 이곳에 오면서 이 회사는 어느 분야에서든 한 획을 그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붓에는 여러 무수한 말총들이 있어서 글이 써집니다. 한 획을 긋는 붓의 말총 중 하나로서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김재연 사원>

(주)마인드디자인은 젊다. 그래서 밝고 활기차다. ‘청년’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이 젊은 부처들은 불교 전통문화의 일반화라는 불국토를 완성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수행’과 ‘도반’이라는 기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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