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지역민과 함께한 불교계

‘온고지신’ 정신 담긴 각종 행사
지역사회 하나 된 화합의 장 거듭나
청소년 장학금 등 소회계층 지원도
전 세대 아울러 서로 소원 빌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함박웃음’
“넉넉한 마음으로 함께 정진해요”

▲ 강북노인종합복지관 직원들이 정월 대보름 행사에서 어르신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
이 속담은 객지에 나간 사람이 설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집에 오지 못하더라도 보름에는 꼭 돌아와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이때마저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농사)철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따돌림 당하기 십상이었다. 그만큼 한 해의 첫 달 보름인 정월 대보름은 1년 농사를 준비하며 풍년을 소망하는 중요한 날이다.
비록 농경사회에서 현대산업사회로 변화되면서 이러한 문화는 과거에 비해 약화됐지만 불교계는 정월 대보름을 기념해 다양한 자비행을 펼치며, 온누리를 밝히는 달빛처럼 사회 곳곳에 따뜻한 관음보살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부산 동명불원(주지 화랑)은 2월 22일 남구장애인복지관과 사회공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동명불원은 남구장애인복지관에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자원봉사활동 및 후원성품을 지원키로 했다.
동명불원 주지 화랑 스님은 “불교 공부 회향은 곧 나눔이다. 육바라밀 실천하는 보살행의 일환으로 가까이에 있는 복지관을 선정해 나눔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화랑 스님은 “이번 협약은 용호종합복지관에 이어 두 번째이며 앞으로 3월 중 복지관을 추가로 선정해 협약을 체결하고 나눔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협약식에 이어 동명불원은 정월대보름을 기념해 윷놀이와 탑돌이, 달집태우기 등 다양한 대보름 축제를 마련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다.

재단법인 관음선행장학회(대표이사 지현)는 같은 날 부산 당리동 관음사 원통보전에서 30여 명의 학생에게 총 장학금 3천여만 원을 전달했다.
1991년에 출범한 관음선행장학회는 자산 1억 원으로 설립해 운영하던 중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다가 2003년 12월 관음사로 정식 이관돼 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2005년 관음사 주지 지현 스님은 법인 자산을 2억여 원으로 증액하며 관음선행장학회를 이끌었다. 더불어 평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호스피스교육, 교양강좌, 불교교리강좌 등을 개설하고 받은 강의료를 전액 장학회 후원금으로 희사했다. 매년 3~4천만원을 30여 명의 학생들에게 각 100만원씩을 지원했으며, 지난해까지 총 454명에게 총 4억54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현 스님은 “인재불사가 가장 중요하며 앞으로도 장학금으로 인재 양성에 주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 부산 삼광사 주지 무원 스님이 민속놀이 한마당에서 대형 윷을 던지고 있다.

천태종 삼광사(주지 무원)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민속놀이 한마당을 개최하고 신도 및 지역민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전통놀이를 재현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주지 무원 스님은 대형 윷을 던지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으며 삼광사 지관전에는 신도들이 삼삼오오 모여 윷놀이, 부럼 깨기, 더위 팔기, 귀밝이술 마시기, 복쌈 먹기 등을 진행했다. 이번 삼광사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은 전통민속놀이를 재현해 조상들의 얼을 되새기고 각 단체의 단합과 화합을 통해 다가오는 삼광사 연등축제 만등불사 원만 성취를 기원하는 자리였다.
주지 무원 스님은 “달과 같이 마음을 환하게 가득 채워서 항상 넉넉하고 충만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바라는 모든 일들이 잘 되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 부산불교문화원 어린이들의 소원지 태우기

인재불사도량 부산불교문화원(원장 김광호)은 초등학생을 위한 정월대보름 행사를 진행했다. 부산불교문화원 초등학생 및 학부모 50여 명은 먼저 떡만두국 공양으로 화합을 다졌으며 학생들은 직접 소고와 꽹과리를 들고 지신밟기를 따라했다. 이어 소원지를 적고 108배한 학생들은 직접 자신들의 소원지를 태우며 소원이 이뤄지길 기원했다. 초등학생의 눈높이 맞게 진행된 특별한 정월대보름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행사에서 아이들은 연등을 직접 들고 춤을 추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김광호 부산불교문화원장은 “아이들이 소원지에 적은 모든 소원이 다 이뤄지길 바란다”며 “전통문화를 통해 하나가 되는 이 시간에 졸업생과 학부모 모두가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정월 대보름을 기념하는 불교계 행사는 사찰뿐만 아니라 지역복지관에서도 열렸다.

서울 강북노인종합복지관(관장 소지)은 2월 22일 복지관 이용 어르신 및 지역주민 약 450명을 대상으로 ‘2016 정월 대보름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어르신과 지역주민이 총 8개 팀으로 나뉘어 윷놀이, 투호, 딱지치기, 다트, 알까기 등의 놀이를 즐겼다.
관장 소지 스님은 “매일 정월대보름처럼 어르신들이 올 한 해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강북노인복지관 투호놀이에서 어르신들이 화살을 넣고 즐거워 한다.

아우내은빛복지관(관장 이수경)은 ‘더불어 삶’ 행사를 개최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주제로 부럼을 나누고, 민속놀이를 함께하며 어르신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자리였다.
행사에 참여한 황진란 어르신은 “오곡밥, 부럼 등 정월대보름 음식과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재밌게 즐길 수 있었고, 올해도 건강히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립송파노인요양센터(원장 손지영)는 지역민과 함께 정월 대보름 행사 ‘휘영청’을 개최했다. 행사는 문정1동주민센터 풍물반의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소원지 작성, 부럼 및 귀밝이차 나눔, 윷놀이 등 옛 것을 되새기고 이웃 간 정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센터 로비에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6호 화혜장 황해봉 선생의 전통꽃신 작품 전시 및 체험도 진행됐다. 아울러 자원봉사자들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함께 연을 만들고, 서로 준비해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은평노인복지관에서 펼쳐진 윷놀이

은평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승자)은 2월 19일 서울 진관동 폭포동4단지 제2경로당에서 정월대보름 민속잔치를 열었다. 경로당 어르신을 비롯해 고등학생, 대학생, 폭포동 부녀회 등 전 세대를 아우른 이날 행사는 부럼 나누기, 윷놀이, 정월대보름 음식 나눔 등이 진행됐다.
은평노인복지관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 내 어르신들의 소외감을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고자 했다”며 “특히 폭포동 입주상가회 찬조금과 인근 어린이집의 과일 후원 등으로 지역사회가 함께 지역복지를 실천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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