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원도선원, 4일 韓 문수선원에 <화엄경> 법공양

▲ 대만원도불교문화교류협의회 이사장 전진 스님이 무비 스님에게 <화엄경> 법공양을 올리고 있다.

<화엄경> 100독 원력 대만 불자들
‘81화엄 1세트’ 200질 법공양 ‘귀감’
“韓 스님들 공부에 필요하다” 소식에
경전 마련해 직접 전달코자 한국행
무비 스님 “대만불교에 배워야” 격찬

검정 법복을 입은 대만 불자들의 두 손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화엄경>이 단아하게 올려 있다. 이들은 손에 든 <화엄경>을 조용하게 한국의 200여명의 스님들 찾아 정중하게 법공양을 올렸다. 합장을 하고 절을 올리며 스님에게 법공양을 올린 대만 불자들은 환희심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불교 대표 강백 무비 스님이 이끄는 문수경전연구회 <화엄경> 강의 첫 수업은 매우 특별했다. 1월 4일 청룡동 문수선원에서 열린 수업에 대만 원도선원에서 온 불자 60여 명이 참석해 스님들에게 <화엄경> 법공양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양한 수량은 ‘81 화엄 1세트’ 200질이다. 대만원도불교문화교류협회 이사장 전진 스님, 원도선원 주지 견휘 스님, 견윤 스님도 재가 불자들의 공양 자리에 함께 참석했다.

▲ 대만 원도선원 불자들이 1월 4일 부산 문수선원에서 200명의 스님들에게 <화엄경>을 공양하고 있다.

<화엄경>으로 이어진 法緣
대만 원도선원과의 한국불교의 첫 인연은 지난해 8월 문수경전연구회원 스님들이 대만의 공승법회에 참석한 것에서 시작됐다. 당시 원도선원은 <화엄경> 1만 2천부를 제작해 대만 북부, 중부, 남부 3곳에서 열린 국제 공승대회에 참석해 대만의 모든 스님과 도량에 <화엄경>을 공양했다.

원도선원의 <화엄경> 탑 사진을 본 무비 스님은 <화엄경> 가운데 한권은 가져왔는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회원 스님들에게 문의를 했고, 대만 원도선원 불자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후 대만 원도선원은 화물선을 이용해 <화엄경>을 배송하려했으나 무비 스님의 <화엄경> 강설과 문수선원 및 염화실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한국을 직접 찾아 법공양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만 원도선원은 한국의 문수선원과 마찬가지로 <화엄경>으로 이어지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만 원도선원은 2012년부터 화엄경을 독송하는 수행을 진행 중이며 2014년부터는 <화엄경> 81권 가운데 1권을 독송하고 1년에 <화엄경> 전체를 4번 독송하는 것을 목표로 수행 정진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25년 간 <화엄경> 100독이다.


“자비로써 응당 공양 받으소서”

대만 불자들의 <화엄경> 법공양은 가장 먼저 부처님께 봉정하며 시작했다. 봉정은 대만 원도선원 주지 견휘 스님과 견윤 스님이 진행했다. 이어 대만원도불교문화교류협회 이사장 전진 스님은 무비 스님에게 <화엄경>을 법공양 했다.

무비 스님은 “경전 가운데 최고의 경전인 <화엄경>을 공양 받는 것은 곧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법공양을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자기의 생업을 미루면서까지 신심을 내서 타국에 스님들을 위해 경전을 가지고 와서 공양했다. 대만 불자들이 얼마나 부처님 법을 존중하는가를 알게 됐다. 큰 감동이다”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에 대해 전진 스님은 “자비로써 응당히 공양 받으시고 열심히 배우고 수행해주시길 바란다”며 “이 경전을 통해 큰 도를 깨달으시고 갖가지 형상으로 이끌어주시며 <화엄경>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보급되고 유통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무비 스님은 화엄경 공양에 대한 화답으로 자신의 저서인 <대방광불화엄경 강설>과 문수경전 염화지, 친필로 쓴 ‘화엄’ 족자 그리고 후원금을 대만 불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어 대만 불자들 가운데 7살, 9살, 11살인 어린이들이 나와 <보현행원품 예경찬탄원>을 직접 외워 많은 한국 스님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법공양 의식을 마친 후 대만 불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무비 스님의 <화엄경> 강의에 참석했다. 강의 가운데 게송을 읽을 때는 함께 입을 맞춰 독송하며 합장하고 화답했다.

원도선원 주지 견휘 스님은 “한국어를 잘 이해하고 알아듣는다면 이곳에 와서 스님의 법을 계속해서 듣고 싶을 정도”라며 “부처님께서 수승한 법을 만날 수 있도록 좋은 인연을 주셨다. 가피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복했다.

▲ 대만 원도선원에서 찾은 어린 불자들을 격려하고 있는 무비 스님

오직 법공양의 일념으로

대만 불자들은 한국 스님들에게 법공양을 올리기 위해 직장과 학교를 쉬면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직 부처님 법을 공양하고 수승함을 널리 알리겠다는 원력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대만 불자 가운데 법공양을 위해 미국에서 참석했다는 앤디(53)씨는 “10년 전 한국에 방문했을 때 거리의 십자가를 보고 망연자실했다”고 술회하면서 “하지만 오늘을 계기로 한국불교의 새로운 면모를 보았다. 앞으로 한국의 불자와 스님들을 위한 <화엄경> 법공양에는 책의 권수에 상관없이 모두 보시 할 것”이고 밝혔다.

낙상으로 인해 갈비뼈 골절이라는 중상에도 공양을 위해 참석한 불자도 있었다. 죽군(60)씨는 “참석하기 전 넘어져 갈비뼈 두 개가 금이 가는 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법공양 자리에 참석하고 싶어 아픔을 무릎 쓰고 왔다”면서 “이 자리에 참석한 인연이 너무나 소중하고 무비 스님의 <화엄경> 강의를 듣고 스님들과 함께 합송하니 아픔도 사라졌다. 환희심만이 가득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햇다.
▲ <화엄경> 법공양을 받은 스님이 경전을 읽고 있다.

무비 스님은 2016년 새해를 맞아 한국의 불자들을 향해 “신행 생활에 가장 훌륭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만불교가 한국불교의 모델이며 답”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대만 불광선원의 활동과 자비행으로 중생을 살피는 자재공덕회의 보살행과 봉사 이야기는 익히 알 것”이라며 “올 한해 한국의 불자들도 이 같은 대만 불자들의 모습을 닮고 배워야 할 것”고 당부했다.

한편, 대만 불자들은 1월 4일 범어사, 문수선원을 거쳐 홍법사에서 한국불교 문화를 체험했으며, 5일에는 통도사를 거쳐 해인사를 방문했다. 6일 송광사, 7일 천곡사와 불국사 석굴암을 거쳐 8일 대만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오신채를 먹지 않는 계율에 따라 사찰에서 숙식을 하며 한국불교 문화를 체험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 대만의 어린 불자가 <화엄경>을 옮기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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