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신년법어]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불기 2560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열렸습니다.

작년 을미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국민의 걱정이 어느 때보다 더했던 한 해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국정교과서 논란과 집단 전염병인 메르스 파동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면 교계 안에서는 동국대 사태와 범계승(犯戒僧) 문제가 불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모든 갈등과 분쟁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서 빚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욕심의 결과는 파탄과 절망만을 남겨놓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새해는 욕심을 모두 내려놓고 평화와 화합의 공동체 사회를 구현해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모든 생명은 상호 연기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공업중생(共業衆生)입니다. 따라서 평등과 공존의 관계를 깨뜨려선 평화로운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화합과 평화는 약자에 대한 배려와 상대에 대한 존중이 발휘될 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신체적 또는 문화적으로 차별을 받아선 안 됩니다. 오히려 약자이기 때문에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우대받아야 하는 존재가 돼야 합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 우대하고 배려하는 실질적인 정책이 올해에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또한 종교계의 폭넓은 관심과 지원으로 사회적 성과 또한 배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렇게 될 때 생명 있는 모든 존재는 그 존엄성이 더욱 빛나는 법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이 되어 병신년을 아름답게 장엄해보길 기원합니다.
“나는 언제나 당신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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