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특집]

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새로운 출발에 대한 희망이 가득하다. 지혜를 상징하는 원숭이해에 국민들은 각자 꿈을 설계하고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새해를 맞은 원숭이 띠 불자들은 어떤 서원을 하고 있을까. 이들의 새해 희망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10년 전 사라진 불교동아리 다시 만들 것”
윤동언 대학생불교연합회 조직부장

“최근 국제협력기구에 많은 관심이 생겨서 그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신년에는 많은 대외활동을 하며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윤동언 대학생불교연합회(이하 대불련) 조직부장은 요즘 대학생답게 부지런한 새해를 준비하고 있었다. 1월엔 사회복지 실습, 3월엔 복학을 앞두고 있어 바쁜 일정이지만 이를 기다리는 윤 조직부장 마음은 설레기만 하다. 학교로 돌아가면 10년 전 사라진 교내 불교 동아리를 다시 일으킬 계획이다.

“제가 다니는 학교는 가톨릭 학교입니다. 불교 동아리가 사라진지 10년이 됐는데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학교 교수님들과 함께 동아리를 다시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차차 찾아갈 예정입니다.”

또한 윤 조직부장은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대학생불자회에서 회장을 맡았던 만큼 한국 청년 포교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도 남다르다.

“언제 어디서든 주인 되는 무한능력발전소’라는 대불련의 캐치마인드처럼 항상 주인 된 마음으로 살아가는 대학생 불자가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윤 조직부장은 “2016년엔 사회적 약자들과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하는 불교가 되길 바란다”면서 “대학생 불자들과 함께 모든 불자들이 같은 염원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이 되고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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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지켜줘야죠”
인오 스님 연화어린이집 보육교사

“정말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어른들이 닮아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는 따듯한 마음을 모두가 갖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해요. 어린이집이 이제 막 시작됐는데, 원생도 충원하고 공부도 하고, 참 하고 싶은 일이 많네요.”

현재 개운사 연화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인오 스님은 새해를 맞아 나눔정신이 널리 퍼지길 기원했다. 1968년 원숭이 띠인 인오 스님은 “어린이들의 간식을 나눠줄 때보면 하나라도 나눠먹는다”며 “어른들이 오히려 자신이 배가 불러야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데, 순수한 아이들 마음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화어린이집은 중앙승가대 보육교사교육원이 신설한 곳으로 스님은 원생 정원을 모두 채우고, 또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2010년 출가해 2015년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비구니계를 받은 스님은 은사 스님인 자용 스님과 어린이포교에 더욱 진력할 계획이다.

“불교계에는 장애영유아 보호시설이 없는데, 그쪽으로 공부를 해나가려고 해요. 올해나 내년에 준비를 거쳐 2016년 하반기에 대학원 석박사도 하고 싶습니다.” 노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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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본업으로 대중 다가갈 계획”
김주철 불자개그맨

“지난해까지는 주로 시사·교양 또는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많이 활동했어요. 하지만 제가 공채개그맨인 만큼 올해에는 본업을 살려 대중에게 다가갈 계획입니다. 기대해주세요.”

각종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본인의 끼를 발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불자개그맨 김주철 씨. 1980년생 원숭이띠인 그는 ‘본업 충실’을 새해 목표로 잡았다. 개그맨이라는 직업에 맞게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인기로 먹고 살기 때문에 인기를 유지하는 게 굉장히 어렵잖아요. 그래서 더 바쁘게 일했어요. 그랬더니 아쉬움도 많이 남더라고요. 일도 중요하지만 올해에는 꼭 가족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한 번도 못 했거든요.”

김 씨는 이 같은 목표와 더불어 수행에도 매진하고자 한다. 그는 틈만 나면 사찰을 찾아다니며 108배를 올리는 신심 깊은 불자다. 하지만 최근 건강에 문제가 생겨 집에서 수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에 허리디스크 수술을 했는데 병원에서 절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법당에서 절을 올릴 수 없다는 게 한편으론 답답하지만 집에 수행공간이 있어서 괜찮을 것 같아요. 절을 할 수 없으니 참선과 명상을 하며 제 자신을 돌아보고, 차근차근 마음을 닦을 생각입니다.”
윤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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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삶 시작하는 지금… 佛法 따르며 살고플 뿐”
하복동동국대 행정학과 교수(前공무원불자연합회장)

“그동안 공직자로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퇴직 후 제2의 삶을 시작하는 지금 서원이 있다면 부처님 가르침을 조용히 실천하며 사는 것입니다.”

하복동 前감사원 감사위원은 현재 동국대 행정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새 삶을 가꿔나가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나도 배우는 게 많다”는 하 교수는 공직에서 교직에 몸담기까지 과정이 스스로 과분하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인으로서, 또 불자로서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절에서 고시 공부하던 시절, 집중이 흐트러질 때마다 사경과 참선으로 마음을 정돈하곤 했습니다. 최근에 반야심경 사경(寫經)을 다시 시작했는데 삶의 안정을 찾을 수 있어 매우 좋습니다. 이 마음을 다잡아 새해엔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또 하 교수는 감사원 공직생활 중 체득한 감사분야에 대한 지식과 논리를 책으로 담아내겠단 개인적인 서원을 세우며 “책이 발간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前공무원불자연합회장을 지낸 만큼 직능불자회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하 교수는 “부처님과 인연 깊은 원숭이해인 만큼 종단 및 신도들이 힘차게 도약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며 “각 신도회가 활발한 활동을 펼쳐 재가불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나아가 불교계 혁신과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하길 바란다. 직능단체 간 교류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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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명상수행, 새해에는 함께 정진합시다”
김기병 초대 포교사단장

1944년 태어난 김기병 초대 포교사단장은 조계종 포교사단 출범을 주도한 포교사단의 산증인이다. 지난해 제27회 조계종 포교대상 공로상을 받기도 한 김 전 단장은 “새해를 맞아 마치 불광이 뿜어 나오도록 더욱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전 단장은 단장 소임을 내려놓고 6년간 입산수행을 하기도 했다. 고령으로 인해 출가는 하지 못했지만 육식 금한 채 국내외 곳곳의 수행처를 찾아다녔다. 김 전 단장은 현재도 매일같이 새벽5시에 기상해 좌선과 염불, 절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선정 삼매를 통해 지혜의 힘이 생기더군요. 하루에 단 2~30분이라도 앉아서, 명상수행을 하면 건강해지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인내심이 늘어납니다. 많은 이들이 당분간 우리 사회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어요. 어려운 기간 열심히 참고, 노력하고, 마음이 혼탁하면 다시 사회가 맑아지지 않을까요.”

아울러 김 전 단장은 출가자 수의 감소, 경쟁 심화 등 사회변화에 맞게 불교 포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명상, 상담 등에 대해 불교계가 연구개발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많은 이들이 돈과 출세에 꺼둘려 살아갑니다.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가요. 스스로 만족한 사람의 길을 가야지요.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가르침과 확신에 따라 살아가면 만족이라는게 쉽게 옵니다. 새해에는 많은 불자들이 열심히 함께 정진했으면 하네요.” 노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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