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지음|꿈꾸는 서재 펴냄|1만 1천원
마음의 상처의 기록이자 상처에 대한 치유의 기록인 이 시집은 김재진 시인이 지난 40년간 발표한 작품 중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시 120편을 가려 엮은 시선집이다. 인생의 아픔을 고스란히 감수한 좌절과 방황의 시기에 쓰여진 이 시들은 그러나 삶에 대한 저항이나 비판의 문장 대신 깊은 성찰과 따뜻한 위안의 언어로 읽는 이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다.

시인이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던 시간 동안 썼던 시이며, 내 인생을 걸고 썼던 시들’이라고 토로한 시들을 모았기에 시인의 시집 중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받았던 시집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의 제목을 다시 한 번 붙였다. 시인은 “이 시집을 읽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읽는 것,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상처와 사랑의 흔적을 읽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시인이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럽던 시간 동안 썼던 시이며, 내 인생을 걸고 썼던 시들’이라고 토로하는 고백처럼 이 시선집의 시들은 생의 아픔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던 좌절과 방황의 시기에 쓰여졌지만 그러나 삶에 대한 저항이나 비판의 문장 대신 깊은 성찰과 따뜻한 위안의 언어로 읽는 이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다.

“말이 전업작가지 실직자일 뿐이던 그 시절, 가진 재주라곤 글 쓰는 일밖에 없었고, 책이 팔려야 먹고 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 여기 있는 이 시들을 탄생하게 했다.”고 시인은 고백한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는 제목이 세상에 나온 지 벌써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제목, 그 문장은 우리 마음의 현을 울리게 하는 감동이 있다. 그것은 아마 인생의 위기 앞에 절실하고 간절했던 시인의 삶이 제목 속에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은 시인이 “시집 원고를 읽어가는 동안 적잖이 절창들이 있어 어이쿠 하고 어디다 이마를 찧은 듯한 아픔이 몇 번 있어야 했습니다.”라 평한 시인, 책 말미에 덧붙여진 인터뷰서 고형렬 시인으로 하여금 “시단 밖에 있으면서 어느 시인보다 치열하게 사유하고 아파하는 시인, 언제나 현역이고 스스로에게 아웃사이더인 시인.”이라 말한 시인 김재진은 신춘문예 시 당선과 함께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지는 벌써 40년이다.

그런 그가 옛 시집을 다시 읽으며 엮은 이번 시선집에는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시〈못〉에서부터 희미하게 스러져가는 노모를 간병하며 쓴 신작시 〈꽃〉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애환과 파란곡절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그래서 김재진 시인은 “이 시집을 읽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읽는 것,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상처와 사랑의 흔적을 읽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내가 쓰는 시가 세상을 위로하는 잔잔한 읊조림이기를 바란다. 나는 내가 쓰는 이 문자들이 머리를 아프게 하는 암호가 아니라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진정한 시가 되길 원한다.”고 시인의 말에 적어둔 김재진 시인은 불행한 사람들이 불행에서 놓여나고, 슬픈 사람들이 슬픔으로부터 벗어나고, 아픈 사람들이 아픔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꿈꿀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혼자가 된다〉 〈벼랑에 대하여〉 〈인간에 대한 결례〉 〈마음의 빈집〉 등 수십 년간 쓰고 고치고 읽어온 120여 편의 시들은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홀로 있음을 마다하지 않는 이 시대의 도반들에게 영혼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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