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사상 초유의 사태 발생…11월 3일 구치소 수감

집행부, 구속 직후 호명 부원장 스님 권한대행체제 가동
12월 13일 새 중앙종회서 총무원장 재신임 결과에 주목


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내홍으로 1년 넘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고종의 양측 수장이 동시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돼 종단의 향방이 미궁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는 깊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11월 3일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과 비대위 위원장 종연스님을 서울구치소에 함께 구속수감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과 2월, 양측이 총무원 청사를 점거하는 과정서 도산 스님과 종연 스님이 이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서울중앙지검과 종로경찰서에서 계속 수사를 받아오면서부터 시작됐다. 고소고발 당한 도산 스님이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검찰이 재수사를 통해 도산 스님의 폭행 혐의 입증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10월 29일 “두 사람 모두를 처벌해 달라”고 영장을 청구했고 이를 서울중앙지법이 받아들이면서 모두 구속에 이른 것이다.

집행부 수장인 도산 총무원장 스님이 종단 사상 처음으로 구속됨에 따라 종무행정에 차질을 빚어 종단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지 않을까 걱정을 제기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태고종은 현재 내홍중이지만 양측 합의에 의해 제 14대 중앙종회의원 선거를 치르고 있는 등 화합과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는 중이어서 안타까움은 배가 됐다. 하지만 양측 수장의 구속은 수습 국면에 접어든 태고종에 찬물을 끼얹은 거나 다름없는 냉랭한 분위기를 초래했다.

익명을 요구한 태고종의 한 중진 스님은 “정말 태고종도라는 말을 신도들 앞에서 하기가 부끄럽다. 갈등과 내홍도 모자라 폭력 사건으로 양측 수장이 구속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그저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빨리 중앙종회를 구성해 총무원장 재신임을 묻는 등 종무행정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양측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실제로 태고종은 11월 11일까지 제 14대 중앙종회의원 선거를 마치고 12월 열리는 첫 중앙종회서 도산 총무원장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상임종무위원 법담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이 구속됨에 따라 종헌종법에 의해 부원장 호명 스님이 총무원장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고 있어 종단 안팎의 우려처럼 종무행정이 마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11월 6일 현재 22개 전국 시도교구 종무원중 3개를 제외하고는 원만히 종회의원 선거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법담 스님은 “예정대로 다음주까지 선거를 마치고 12월 13일 경 중앙종회가 예정대로 개원되면 그 때 제 1호 안건이 총무원장 재신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도산 원장 스님이 구속됐지만 계속 신임을 하겠다는 결정이 나오면 대행체제를 유지하면서 기다릴 것이나, 불신임으로 결과가 나오면 신임 총무원장을 뽑는 선거체제로 돌입해 하루빨리 종단을 안정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여 12월 새 중앙종회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비대위도 11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산 총무원장 스님은 태고종단을 존폐의 위기로 몰고간 장본인”이라며 “하지만 함께 구속된 종연 스님은 스스로의 희생을 통해 태고종을 바로 세우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