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조불련, 11월 3일 영통사 보광원서 기념법회

개성 영통사는 한국 천태종 개창조 대각국사 의천 스님의 출가ㆍ열반한 유서 깊은 도량이다. 거의 폐허되다시피했던 이 사찰은 10년전 남북 불교계가 함께 손잡고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중창 복원을 해서 화제가 됐다.

남측 천태종(총무원장 춘광 스님)과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위원장 지성 스님ㆍ강수린, 이하 조불련)은 11월 3일 개성 영통사 보광원서 ‘영통사 복원 10주년 기념 평화통일기원 남북합동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남측에서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 종의회 부의장 무원ㆍ총무부장 월도 스님 등과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장 등 70여명이, 북측에서는 조불련 위원장 지성 스님, 부위원장 연남 스님과 차금철 서기장, 영통사 주지 혜명ㆍ평양 광법사 주지 수덕 스님, 리현숙 전국신도회 부회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천태종 총무부장 월도 스님의 영통사 복원 10주년 경과보고로 시작된 이날 법회에서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영통사 복원은 단순한 건축불사가 아니라 우리 민족이 공존 번영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 유서깊은 도량이 남북 불교계의 깊은 신뢰와 협력을 지켜가는 성지로 자리매김 되길 믿으며, 또한 새로운 10년의 유대를 이어가는 특별한 원력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측 조불련 위원장 지성 스님도 “북남이 힘을 합치면 못해 낼 일이 없다”며 “영통사가 불법이 넘쳐나는 도량이 되서 천태종도들의 성지순례도 계속 이어져 우리 모두 통일 의 보살이 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천태종 종의회 부의장 무원 스님과 조불련 차금철 서기장은 함께 낭독한 공동발원문에서 “오늘의 합동법회는 첫 통일국가인 고려 명찰 영통사 복원 1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법석”이라며 “통일 고려의 넋을 이어 이 시대를 사는 남북 국민들이 통일 보살이 되는 소중한 순간이 되도록 지혜광명을 내려주시옵소서”라고 부처님 전에 발원했다.

기념법회 후 춘광 스님은 직접 쓴 ‘상락아정(常樂我淨)’글씨를 비롯해 소형 범종, <마하지관> 등을 지성 스님에게 전달했다. 무원 스님도 직접 쓴 지성 스님에게 ‘인화성사(人和成事)’ 글씨를 지성 스님에게 선물했다.

한편 천태종은 2003년부터 북측 조불련과 함께 16세기 화재로 폐사된 영통사 복원불사를 시작했다. 이후 2년 간 16회에 걸쳐 기와 46만여 장, 단청재료, 중장비, 조경용 묘목, 창틀ㆍ유리 등 복원에 필요한 자재를 육상으로 수송해 1만 8000여 평 규모에 전각 29곳을 복원했다. 김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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