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아시아문화축제 다꿈 어울림 축제

▲ 마하 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와 금산사 선운사는 10월18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아시아문화축제 '다꿈 어울림한마당'을 개최했다. 사진은 개막식이후 열린 각국 장기자랑시간에 자신의 국가의 전통의상을 입고 무용을 선보이고 있는 이주민들

금산사, 선운사, 마하 이주민협등 주최

다문화이주민 2천여명 참가

지방 다문화축제중 최대규모

각국 종교 문화체험 행사 다채

"고국 소식 교류한 즐거운 자리"

 결혼과 취업, 유학 등 저 마다 부푼 희망을 안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뿌리내리고 있는 다문화 이주민들의 숫자는 어느덧 170만명.

 이들 다문화 이주민들은 어느덧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이웃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한국사회는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이주민들이 한국사회에 자리 잡으면서 급격하게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마하 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공동대표 진오)와 금산사(주지 성우), 선운사(주지 경우)는 10월 18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아시아 문화축제 ‘다꿈 어울림 한마당’을 개최했다.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이번 어울림 한마당은 'One world, One mind, One flower'를 주제로 동남아시아 9개국 2천여명의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동참해 성황을 이루었다.

 동아시아 9개 국가의 다양한 전통과 종교문화를 체험하고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축제 한마당으로 치러진 이 날 행사는 서로의 소중함을 알고 보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다문화 사회를 마련하는 계가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열리던 행사는 과감하게 지방 개최를 추진하면서 전라북도와 전주시등 지자체의 협조와 더불어 (사) 착한벗들, 지구촌 공생회, 전북불교네트워크, 국제 포교사회 등 관련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그동안 열린 그 규모나 내용면에서 역대 어느 대회보다 풍성하고 알찬 내용으로 진행됐다.

 

▲ 지방 다문화축제로는 최대규모로 열린 이날 축제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참석했다. 네팔문화부스에서 참배하고 있는 자승스님

개막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사회부장 정문스님,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보경 스님, 아름다운동행 사무총장 자공 스님, 금산사 주지 성우 스님,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 조계종 종회의원 덕산스님, 화평스님, 묘주스님 등 스님들과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상직 국회의원 등 각급 기관장이 참석했다.

 또 한국에서 거주하며 자국 사람들의 신행활동을 돕고 있는 구미 산띠스리(구미 이주민 법당) 스님등 외국인 스님 3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자승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매우 중요하다” 며 “이러한 의미를 현시대에 삶에서 실천하겠다는 오늘의 축제는 조화롭고 지혜로운 것이다”고 치하했다.

 스님은 또 “다문화라는 말은 회자되고 있지만 국민이나 불자들이 그 의미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충분히 전해지지 않고 있다” 며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향기롭고 고마운 일인가를 다시금 성찰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미 이주민 법당 싼띠스리 스님은 “한국의 불교계가 이렇게 이주민들을 위한 잔치를 마련해 너무 감사하다” 며 “한국인들이 이주민들을 다정한 이웃과 동반자로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 개막식에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로부터 화환을 받는 내빈들. 왼쪽부터 송하진 전북도지사, 자승스님, 진오스님

송하진 전북지사도 환영사를 통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국가와 국가를 넘어 서로의 소중함을 알고 각자가 희망하는 일들이 존중되는 아름다운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고 말했다.

 조계종 아름다운 동행은 자비나눔기금 1천만원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또 선운사, 금선암, 참좋은 우리절, 거제 금강사, 울산 해남사, 진주 의곡사, 대전 현불사, (사) 자비명상 등의 사찰은 베트남 원오도량, 좋은이웃 등 이주민 법당, 쉼터와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후원을 약정했다.

 행사가 열린 화산체육관 주변에는 참가국과 이주민 법당의 홍보부스가 마련돼 마치 아시아 불교박람회를 연상케 했다.

 전통과 문화로서 한국 불교의 가치를 알리고 동아시아 불교의 다양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각국의 불교문화체험부스가 마련됐다.

 

▲ 태국불자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행사장을 행진하고 있다. 이날 축제에는 8개국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2,000여명이 참석했다.

태국, 미얀마, 베트남 , 네팔 등의 이주민들은 각국의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전통무용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 각국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음식 시식코너도 마련됐다.

 한국의 사찰음식을 비롯해 아시아 참가국들의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와 한국전통의상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의상 전시부스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함께 서로 어울리며 즉석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고 즉석 노래자랑도 펼쳐졌다.

 이밖에 불교의료자원봉사 단체인 ‘108 자비손’에서 마련한 이주여성들을 위한 부인과 진료와 무료진료상담 부스는 큰 인기를 끌었다.

 

▲ 축제에는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설치됐다. 투호를 체험하고 있는 이주민들

한국에 온지 9년째를 맞이한 랄 마니(네팔. 30세)는 “회사에서 재미있게 일하다가도 고국의 가족을 생각하면 많이 힘들었다” 며 “네팔 출신의 같은 노동자들을 만나 고국소식도 듣고 함께 즐기는 자리가 마련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체육관에서 진행된 국가대항 배구대회에서는 광주 외국인센터 인도네시아 팀이 몽골팀을 누르고 우승했다. 또 이주민 법당별로 참가한 장기자랑에서 대상에는 화성봉담 태국사찰이 우수상에는 스리랑카 마하위하라사원과 캄보디아불교센타. 인기상에는 베트남 원오도량이 차지했다.

 아시아 문화축제는 이주민들에게 불교의 자비정신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와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주민과 한국 일반인들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한편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마하이주민 지원센터 협의회장 진오스님(왼쪽)과 실무추진단장 회일스님

이주노동자는 한국사회 일원

회일스님 (아시아 문화축제 실무추진단장. 참좋은우리절 주지)

“전 세계적으로 이주민 갈등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한국사회는 다양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주 노동자나 결혼이주 여성들과의 갈등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 갈등속에는 분명히 차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양상을 어떻게 통합하고 소화하느냐는 문제는 대한민국 사회의 현대와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됩니다.”

 ‘2015 아시아문화축제’ 실무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회일스님은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주여성을 이제 당당한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일스님은 이주 노동자들을 한국이 세계로 나아가는데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는 이주 노동자들을 돈만 벌어가는 집단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한국경제 파트너로서 인정해야할 시기라고 보여집니다. 이들이 한국의 문화와 사회전반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가서 한국을 알리는데 적극 나설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혼이주여성들도 경제적 문제 등으로 자칫 잘못하면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한국인들이 이주민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그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민들도 그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차별없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스님은 이번 아시아 문화축제를 통해 이들 이주민들과 일반 시민들이 한자리에서 함께 어울리며 다문화사회의 변화된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전북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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