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 스님, 10월 18일 제26대 봉은사 주지 취임

봉은사 제26대 주지로 취임한 원명 스님
서울 봉은사는 10월 18일 법왕루에서 제26대 주지 원명 스님 취임 특별법회를 개최했다. 이날 법회에는 봉은사 각 국장 스님들과 신도회 임원 등 700여 대중이 참석했다.

이날 원명 스님은 “선종 5조 법연(法演) 스님께서 주지를 맡는 제자들에게 전해준 '네 가지 주지가 지켜야할 사항'(법연4계)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며 "간곡하고 요긴한 경책의 말씀을 잘 따르겠다"고 소개했다.
송나라 선종 당시 주지는 1000여 납자를 이끄는 방장과 조실 역할이기에 법연 스님은 주지 소임을 보는 사람들에게 △세불가사진(勢不可使盡, 세력을 다 쓰지 말라) △복불가수진(福不可受盡, 복을 다 받지 말라) △규고불가행진(規矩不可行盡, 법을 다 행하지 말라), △호어불가설진(好語不可說盡, 좋은 말을 다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원명 스님은 이날 대중들에게 법연 4계를 상세히 설명했다. 먼저 세불가사진에 대해 스님은 "힘이나 권세를 모두 다 쓰게 되면 반드시 화가 돌아온다고 하였다. 불행할 대 불행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운이 돌아왔을 때 파국의 징조가 고개를 드는 것"이라며 "자리에 올랐을 때 함부로 살지 말고 겸양으로 덕을 쌓고 반드시 엷은 얼음을 밟듯이 조심하며 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원명 스님이 봉은사 신도회 대표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스님은 이어 복불가수진에 대해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복이라고 해서 그것을 다 쓴다면 반드시 복력은 고갈되어 곧 바닥이 나고 마는 것을 스스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불가수진에 대해 "단체생활에서나 사회생활에서 모범적인 태도가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모범을 앞세우고 솔선수범만을 강조한다면 그것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오히려 번거롭게 생각하며 지도자로서 너무나 빈틈이 없는 것은 사람들이 부담을 느껴서 그를 멀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끝으로 호어불가설진에 대해 "좋은 말과 교훈이 되는 말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전부 다 털어놓으면 사람들은 반드시 쉽고 가볍게 여긴다는 뜻"이라며 "어려운 일이지만, 여운이 남는 알맞은 야릇이 말만해야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원명 스님은 "봉은사 주지 소임을 맡으며서 법연4계를 다시 새기는 것은 수행을 지도하는 임무가 결코 작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어린 행자시절 어른 스님들께 혼이 나면서 흘린 밥알까지 주워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삼보정재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이날 법회에서는 원명 스님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봉은사 신도회를 대표해 민병련 사무총장이, 종무원들을 대표해서 장영욱 종무실장이 각각 꽃 공양을 올렸다. 이어 봉은국악합주단의 반주에 맞춰 어머니합창단이 축가를 불렀다.

한편, 봉은사 주지로 부임한 동암 원명 스님은 1975년 월정사에서 능혜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7년 탄허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1979년 고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용주사 중앙선원, 불국사 선원, 마곡사 태화선원, 고불총림선원, 칠불사 운상선원, 법주사 총지선원, 봉암사 태고선원, 상원사 청량선원 등에서 정진했으며, 삼척 삼화사 주지를 역임했다. 2013년부터는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장과 조계사 주지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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