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종 스님 (부산 대광명사 주지)

목종 스님은 … 1987년 범어사 청련암에서 출가, 자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부산불교방송 목종 스님의 월요법문, (사)생명나눔실천부산본부 부본부장, 해운대 구청, 부산백병원 지도 법사,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뇌사 판정 위원, 해운대구 자원봉사발전위원, 해운대구 자살방지위원, 조계종 부산연합회 사무총장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불교 TV BTN ‘가피’와 ‘신행담’을 진행하며 포교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대광명사 주지로 포교에 전념하고 있다.

해운대 포교 모범 사례 꼽혀
불교대학 2000명 넘게 몰려
지역봉사 등 실천·수행 강조
자살·무연고사망자 돕기 나서
천도재·위령재 무료로 지내


수많은 포교당이 문을 열고 닫는다. 포교의 중요성을 마음에 새기고 산문 밖을 나온 많은 스님들이 포교당을 개원하지만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문을 닫는 일이 허다하다.

불도(佛都)로 불리는 부산에서 해운대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의 중심지로 중요도가 매우 높지만 ‘포교의 무덤’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이러한 포교의 무덤에서 매년 1000여 신도들이 찾오게 하는 사찰이 있다. 바로 해운대 대광명사이다. 9월 10일 대광명사에서 포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지 목종 스님을 만났다.

부산 해운대와의 인연
목종 스님이 부산 해운대에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5년 4월 범어사 해운대 포교원 반야원 주지를 맡으면서다. 강원도 토굴에서 10여 년의 시간을 수행하며 보내던 스님은 포교 활성화의 부탁을 받게 된다.
스님이 반야원에 처음 부임했을 때는 한명의 신도도 없었다고 한다. 스님은 직접 전단지를 제작하고 지하철을 찾아 오가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가장 시급한 일은 해운대에 불교사찰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이었다.

“혼자 있어도 기도를 하고 예불을 드렸어요. 알리기 시작하면서 한명 두명 그래도 찾아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불자님들을 만나고 함께 기도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했는데 불교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스님은 불교를 모르며 활동하는 불자들을 위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그렇게 문을 열게 된 것이 불교대학이다.

삼삼오오 모여 들기 시작했던 불자들도 2006년 봄·오전반 20여 명 오후반 15명이 불교대학에 진학했다. 그 때 당시 스님의 강의는 획기적이었다. 단순히 불교 경전을 풀거나 법문을 진행하는 형식이 아니었다. 부처님 앞에 찾아온 불자들에게 현실 생활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가르침으로 이어갔다.

“우리의 삶속에 적용이 가능한 가르침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바로 행복이더군요. 그토록 바라는 행복이지만 불자님들은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목적도 모르고 무엇을 구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바라는 모습이라고 했다.

“행복을 구하기는 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단지 행복을 얻기 위해 조건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따라다닙니다. 돈이 있으면 조건이 좋아지면, 집이 있으면,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등 여러 조건을 생각합니다. 그렇게 평생을 행복의 조건을 찾아다니지만 죽을 때가 되어서는 단 한순간이라도 자신이 언제 행복했는지 스스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스님의 강의는 그 곳을 찾은 불자들의 마음을 때렸다. 원하는 부와 목표를 위해 부산 해운대를 찾아 온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들은 인생의 답을 얻어가기 시작했다. 스님의 가르침은 그들이 바라는 성공한 인생이 허망하고 기쁨은커녕 자신을 옭아매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좋은 조건이 행복을 주는게 아닙니다. 마음이 행복을 결정합니다. 마음을 제대로 보고 이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에 대해 가르치신 부처님의 법을 제대로 전하고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르게 배우고 바르게 실천하라’. 이것은 현재 대광명사의 슬로건이자 가르침의 방향이다. 그렇게 시작한 불교대학은 2년 만에 수강자가 100여 명에 이르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으켰다. 그 후 개원 10년 동안 불교대학을 수료한 인원이 총 2081명이다.

병원에서 다친 어린 환자를 돌보는 목종 스님의 모습
“배웠으면 반드시 실천해야”

스님은 바르게 배웠으면 반드시 실천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머리로만 기억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강의를 통해 법을 전해도 그것이 진실하다는 것을 가슴으로 알려고 하면 반드시 실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대학 강의 후 불자들에게 배운 바를 실천할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해운대 지역을 찬찬히 살펴봤죠. 해운대는 겉모습이 화려해서 어려운 형편을 안고 사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구석진 곳을 가면 너무나 열악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해운대는 월세가 비싸서 독거 어르신들이 생활비를 지원받아도 월세를 내고 나면 한달 동안 생활비와 식비 그리고 난방비가 턱 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병원은 꿈에도 못 꾸고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스님은 해운대의 독거 어르신들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 한 것이 대광명사 사무량심 운동이다.

대광명사 사무량심 운동은 한 달에 두 번씩 독거 어르신들의 필요 물품과 반찬 도시락 제공을 진행한다. 매월 셋째 주에는 병원과 연계해 어르신 건강관리 까지 책임지고 있다.

이 자리를 통해 스님은 가장 큰 혜택을 얻은 것은 바로 참가한 불자 자신들이라고 말했다.

“보살행을 실천하면서 불자들은 행복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면 지식으로 알긴 하지만 그것이 가슴 깊숙이 삶 자체에 변화를 이끌어 주긴 부족한 면이 있었죠. 참가한 불자들은 말합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았다고 말입니다. 바로 주고자 하는 그 마음, 남을 위하는 그 마음이 곧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스님의 가르침은 마음으로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었다.

부산 백병원 의료진과 함께 찍은 사진. 스님은 2007년부터 백병원서 법회를 열고 있다.
부산불교, 자비심 속에 자란다

대광명사는 법회와 함께 현재 불교대학을 통한 교육, 사무량심을 비롯한 대원염불공양회, 참선 교실, 거사림회 등 다양한 신행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방문건강관리 봉사단, 해운대백병원의 자원 봉사단 활동도 부산 해운대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목종 스님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루에 소화해야할 스님의 스케줄을 두고 항간에는 분 단위가 아닌 초 단위로 시간을 재야 할 정도라고 한다. 조계종 부산연합회 사무총장, 해운대구청 및 부산 백병원 지도 법사, 부산지방경찰청 경승,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위원회 활동 등 다양하다. 이 중 스님은 인제대 부산 백병원 뇌사자 판정 위원, 해운대구 자살방지위원 그리고 생명나눔실천부산지역본부의 부본부장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일을 통해 스님은 장기 기증 홍보 서약, 난치병 환우 돕기 활동 등 생명의 가치를 전하고 그 소중함을 일깨우는 활동을 위해 전력 중이다.

특히 2007년부터 인연이 된 부산 백병원에서는 매달 법회를 봉행하며 환우들을 위로하고 있다. 그렇게 시작 된 인연으로 스님은 현재 부산 백병원내에서 뇌사 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님은 장기기증에 대한 필요성 뿐만 아니라 뇌사에 빠져 죽음을 맞이한 환우들을 향한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뇌사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스스로 장기 기증에 대한 의사를 결정 할 수가 없습니다. 삶에 대한 의지를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얼마나 괴롭고 힘든 상태로 죽음을 맞이했겠습니까? 가족들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슬픔이 컸겠지만 당사자는 오죽 할까요?”

스님은 뇌사 판정을 받아 장기 기증을 한 환우들을 위해 직접 천도재도 지내주고 있다. 매주 수요일이면 천도재와 위령제가 빠짐없이 봉행된다.

“장기를 이식하면 크든 작든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천도재를 지내고 난 뒤부터는 그런 부작용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사망자의 종교와도 전혀 상관이 없으며 구분이 없습니다. 그들의 혼이 위로받고 집착을 여의고 행복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지내고 있습니다.”

스님은 천도재를 통해 그 어떤 보상도 받지 않는다. 모든 것이 무료다. 그리고 스님은 천도재와 함께 무연고 사망자 그리고 자살자들을 위한 49재도 함께 봉행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들은 5년간 유골이 보관됩니다. 그러나 가족들에게도 잊혀진 외로운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분들을 위해 49재를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음이 안타까운 것은 자살한 분들입니다. 생명보다 지독한 집착에 아파했을 그 사람들은 자살을 했지만 편안히 눈을 감지 못했을 겁니다. 특히 자살자의 가족들은 트라우마로 인해 그들을 위한 위령재나 천도재를 마음 편히 부탁 할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 자살자들의 가족들은 또 다시 자살을 결정할 확률이 너무나 큽니다. 그들을 위한 위령재는 자살자 뿐 만 아니라 가족들을 위로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스님은 무료로 지내는 위령재와 천도재를 위해 광고도 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2013년 해운대구 자원봉사대상을 수상했다.
죽음의 순간, 출가의 길을 생각하다

스님의 활동 가운데 병원에서의 활동이 유독 눈에 띈다. 부산 백병원 법우회를 위한 활동과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진행하는 활동 등 환우들을 위해 더욱 마음을 따뜻하게 낸다. 아픈 환우들을 위해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에 불교법당을 개원하는 원력도 이루었다.

“아픈 사람들은 더욱 누군가를 의지하고 싶어합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분들은 더욱 그러하지요. 자신들이 건강할 때는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 조차도 기억을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플 때는 다릅니다. 약하고 병든 그들을 위해 손 한번 잡아 주고 찾아가주는 것이 그들에게는 큰 위로 될 것입니다.”

스님의 이런 원력 뒤에는 죽음을 경험한 출가의 인연이 숨어있다. 법대 행정학과를 다니던 고학생 시절, 스님은 어려웠던 가정의 형편을 돕고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평범한 학생이였다.

“대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당시 정부에서 과외 금지령이 내렸어요. 어려운 형편이어서 대학 학자금을 벌어야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새벽에 우유 배달을 했었지요. 그러던 중 택시와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큰 사고가 아니어서 괜찮다 싶어 택시를 보내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렸는데 갑자기 앞이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멈추고 주저앉아 있는데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인지 들리지도 않고 아무런 느낌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사고 후 겪은 아찔한 순간, 스님은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캄캄한 상태에서 내가 누구인지 다시 곰곰이 생각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를 넘어 3살 때의 기억을 기점으로 무언가 환해지더니 다시 밝아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길가에 앉아 쉬면서 30분 정도 시간이 지난 것 같았습니다. 그 후에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 갈 수가 없더군요”

스님은 불교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경험 후로는 인생관이 뒤바꼈다.

“바르게 살고 훌륭한 일을 하고자하는 의지도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나 자신이 정말 원해서가 아니라 칭찬 받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를 원하는 마음 때문이었더군요 죽으면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될 텐데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었습니다. 진실하게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범어사에 들어갔고 출가를 하게 되었죠.”

죽음을 직면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진리를 찾을 것이란 확신이 스님의 발을 이끌었다.

2015년 7월 2일 열린 순국열사·애국지사 무료 위령재 모습
포교는 곧 수행, 현재 조건에서 최선을

포교의 힘이 무엇인지 물었다. 어떤 방법이 왕도인지 재차 묻자 스님은 “없다”라고 했다. 단지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했다.

“포교가 곧 수행입니다. 아무런 망상 없이 주어진 역할과 조건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것 그 외엔 무엇이 있겠습니까?”

스님은 그리고 현재 불교의 소극적 포교에 대해 안타깝다며 다른 타 종교의 공격적 포교에 대해 배울 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 했다.

“부처님께서는 적극적으로 전법 활동을 강조하셨습니다. 불교에 대해 여러 왜곡된 인식들 가운데 하나가 소극적 전법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조선시대를 거치며 또한 서양의 문물이 유입되면서 역사적으로 왜곡된 시각으로 불교를 많이 봅니다. 그 시선을 거두고 불교가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지 들어내고 알리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스님은 모든 사람들에게 참된 행복을 전하기 위해 불교를 전한다고 했다. 부처님께서 전하신 최고의 행복, 그 가운데로 세상 만인을 초대하기를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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