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사관생도 독후감 공모 대상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읽고

조계종 포교원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제1회 사관생도 불서 독후감 공모전’을 열고 9월 12일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에서는 김지혜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작을 발췌·정리했다. 〈편집자주〉

 

▲ 김지혜 국군간호사관학교 3학년 생도

어렸을 땐 엄마가 손목에 걸어준 염주가 예뻐서, 좀 더 커서는 ‘오세암’이라는 애니메이션에 감동받아서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사관학교에 입학한 이후, 의무적인 종교활동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법회에 가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카카오스토리’라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내용을 전해주셨다. 매일 하나씩 올라오는 좋은 말씀들 중 특히 내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행복과 관련된 것이었고, 마침 전달받은 불서 독후감 공모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세 가지 불교서적 중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달라이 라마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대중매체를 통해 본 달라이 라마는 평온한 얼굴을 한 스님이었는데, 이런 분과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사람이 묻고 답한 내용에서 행복해지는 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작가는 이 책을 한 마디로 ‘개인의 행복 찾기 지침서’라고 소개했다. 이 책을 통해 우울함, 화남, 기분 나쁜 감정 등 부정적 감정을 다스려 마음의 평화를 찾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행복에 대한 토론’ 편에서는 행복의 추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였다. 마음이 행복한 사람은 타인과 친해지기 쉽고, 회복탄력성이 좋으며 애정이 풍부하고 관용적이라고 한다.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때 대상을 비뚤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평상시엔 그냥 넘어갈만한 작은 일에 트집을 잡기도 했다. 반대로 행복감을 느낄 때는 굳이 내가 나설 이유가 없는 일을 돕기도 했고 선뜻 부탁을 들어주기도 했다. 이렇게 마음이 행복하면 쉽게 타인을 도와주게 되며 개인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공감과 함께 실천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내용은 ‘ 단순한 지혜’ 편이었다. 여기서 달라이 라마는 행복이 바깥에 있지 않고 마음 안에 있다고 하였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에 따라 행복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긍정적인 마음을 갖거나 혹은 나쁜 상황에서도 큰 마음의 동요 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갖는다면 그 일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내면의 만족을 가져다주게 된다. 이런 마음가짐을 위해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갖는 것 보다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원하고, 또 그것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했을 때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대처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삶이라는 유한성에서 오는 필연적인 문제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고통을 회피하거나 숨기지 말고 그것이 삶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고통에 대한 태도를 바꾼다면 거부감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 자기연민과 자책감에 빠지지 않고 죽음을 인정한다면 나 혼자만 비극을 겪는 듯한 고립감에서 헤어 나올 수 있고, 한결 수월하게 상실감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 덕분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유가 어찌되었든 내 마음가짐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 똑같이 행사 연습을 하더라도 누군가는 파이팅을 외치며 활발하게 참여하지만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끌려온 듯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한 똑같은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누군가는 즐겁게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내지만 누군가는 힘들어하며 포기할지 말지를 고민한다. 이 책에 따르면 두 부류의 차이는 역경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이다. 힘든 상황이라고 낙심하고 실망하고 포기한다면 스스로 행복과 멀어지게 되지만, 극복하고 난 후의 기쁨을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임한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세상 모든 일이 내가 생각했던 대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고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그 행복감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갈 힘을 얻고, 또 이것이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면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당당히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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