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불 사이서 고민하던 싯다르타
코끼리 몰고 등장 평화조약 이끌어


▲ 전쟁터에 나오지 않았던 싯다르타 왕자가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나타나면서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지난 줄거리
야소다라가 왕의 아내가 될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는 걸 알게 되자 망갈라 부부는 형인 데바닷타가 야소다라의 아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경선을 통해 야소다라의 남편감을 정하자는 결론이 나오자 망갈라는 싯다르타에게 형을 위해 경선을 포기하라고 권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야소다라는 싯다르타에게 간절한 사랑을 고백하게 되고 싯다르타는 그녀를 위해 부마 경선에 나서겠다고 다짐한다.

 

▲ 천민을 도와준다는 이유로 브라만과 언쟁을 한 싯다르타는 수레에 손이 깔려 크게 다친다.
수드라 계급의 남자가 몰고 가던 짐마차 바퀴가 빠지자 싯다르타 일행이 도와준다. 이 광경을 보고 지나가던 브라만이 “왜 수드라를 돕고 있냐 그것은 죄”라고 말한다. 싯다르타는 “신은 그를 창조하시고, 당신도 창조하셨소. 만약 그가 신께 죄를 지었다면. 신이 벌을 주시겠지. 당신이 뭐라고 그를 벌하는가? 당신은 신에 관한 권위자가 아니오. 신만이 권위자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다시 마차의 바퀴를 빼내는 순간 싯다르타의 손이 바퀴에 치이면서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된다. 부마 경선을 이틀 앞둔 터라 싯다르타의 부상은 모두에게 큰 걱정거리가 된다. 망갈라는 자신의 아들 데바닷타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고 기뻐하고 야소다라는 간절한 기도를 하며 단식에 들어간다.


싯다르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야소다라를 위해 경선에 임한다. 강력하게 훈련 된 데바닷타는 싯다르타를 강하게 공격한다. 부상으로 열세에 몰린 싯다르타는 갑자기 야소다라를 생각하며 힘을 낸다. 그리고 경기 전 손에 발랐던 약초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싯다르타는 데바닷타를 이기게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코살라국 프라세나짓 국왕이 카필라바스투로 쳐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긴급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싯다르타는 어떤 식으로 코살라국의 군대를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전략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협상을 하는 게 가장 좋다는 의견을 낸다. 하지만 이 의견은 무시당하고 카필라바스투도 전쟁 준비에 들어간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싯다르타와 야소다라의 결혼식은 미뤄지게 된다.
그리고 싯다르타에게 급하게 소식을 전하러 왔던 발데프가 데바닷타에게 죽임을 당하고, 혼자 쓰러져 있는 발데프를 발견한 싯다르타는 그대로 죽음을 목격하고야 만다. 죽음은 불가피하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싯다르타는 슬픔에 잠긴다.


▲ 발데프의 죽음을 보고 싯다르타의 내적갈등은 극에 달하고 연민·자비, 화·질투의 형상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날 싯다르타는 내면의 형상과 마주하게 된다. 하나는 연민 자비 돌봄이라는 빛의 형상과 다른 하나는 공기 화 질투로 이루어진 불의 형상. 빛형상은 싯다르타에게 전쟁을 하지 말 것을 권하며 전략을 제시한 싯다르타에게 자책감을 불러일으킨다. 불형상은 용기를 내어 영웅이 될 것을 권한다. 두 마음 사이에서 번뇌하는 싯다르타.
결국 결전의 날이 왔는데 싯다르타는 보이지 않고 숫도다나왕은 군대를 이끌고 전쟁에 나선다. 코살라국왕은 어린 왕자(싯다르타)가 도망을 갔다고 전해 듣고 그들의 전략도 전해듣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필라바스투는 열세에 몰리고 결국 코살라국왕이 숫도다나왕을 칼로 내리치려는 순간이 온다. 그때 싯다르타가 화살을 날려 위기를 모면하고 피리를 불어 코끼리 떼를 몰고 들어온다.
“이 유혈극을 멈추십시오. 자존심 싸움도 그만두고요. 그래서 얻는 것이 무언가요? 전쟁에서 무엇을 이룬 사람은 없어요. 전쟁은 다만 증오를 키울 뿐입니다. 전쟁에선 누구도 이기지 못해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 외에는. 승자마저 전쟁으로 고통을 받습니다.”


싯다르타의 말에 코살라국왕은 양국이 전사를 선발해 표적을 맞혀 이기는 쪽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걸로 하자고 제안한다. 단 그 첫번째 표적은 싯다르타여야 한다고. 이를 허락한 싯다르타는 화살을 쏘는 카필라바스투의 전사는 데바닷타가 되어달라고 제안한다. 데바닷타가 싯다르타의 왕관을 제대로 맞히면 카필라바스투는 이기는 것이고 어긋나면 싯다르타는 죽는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결국 데바닷타는 싯다르타의 왕관을 맞히며 카필라바스투는 승리하게 된다. 평화를 원하는 싯다르타의 제안에 따라 코살라국은 모든 무기를 반납하기로 한다. 그리고 싯다르타는 그 무기를 녹여 ‘전쟁으로 전쟁을 끝내지 못한다. 전쟁은 인류의 종말을 가져온다. 평화는 사랑을 확산시킨다’란 문구를 국경 지역에 새기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코살라국왕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다른 샤카인들하고 다르군요. 내 마음은 당신을 적으로 여길 수가 없을 것 같소” 일동은 모두 태자 만세를 외친다. 

▲ 코살라국과의 전투에서 위기에 빠진 숫도다나왕의 모습.

 

=리뷰 - 법현 스님이 본 드라마 ‘붓다’

힌두교·밀교 의식 발견 ‘눈길’

드라마 붓다에는 당시의 정치와 의식 및 축제 등 인도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있어서 얼핏 보면 매우 복잡하다. 어디에 시선을 두고 보아야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서 아예 고개를 돌릴 수도 있으나 조금만 이해하면 재미있게 드라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당시의 나라를 살펴보자. 숫도다나가 임금인 카필라는 드라마에서 샤카족 연합의 수장국으로 묘사하고 있다. 즉 부족국가이다. 우리나라의 가야, 신라의 모습 비슷하다. 말라족과 콜리야족도 부족국가이다. 가까이 큰 나라로는 빔비사라왕과 그의 아들 아자타삿투로 기억되는 마가다라는 큰 나라가 있었다.
마가다는 싯다르타가 수행해서 깨달음을 이룬 곳이기도 하다. 빔비사라는 드라마에서 연상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동년배라는 설이다.


코살라는 코살라가 세운 나라로서 그의 아들 프라세나짓(Prasenajit)이 드라마의 긴장구도를 확실하게 이끌고 있다. 그의 아들 위두다바(Vidudabha)는 부처님이 인지하는 가운데 샤카족 정확히는 카필라국을 멸망시켰다. 베살리라는 도시로 기억되는 릿차비족의 공화정치도 발달했다.
카필라는 코살라에 병합되고, 아버지 빔비사라왕을 쿠테타로 물리치고 왕이 된 아자타삿투에게 카시와 코살라는 병합된다. 뒤에 알렉산더의 부대에게 인도가 크게 어려움을 겪고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인 메난드로스와 당시의 고승 나가세나(Nagasena)의 대화를 기록한 〈밀린다왕의 질문(Milindapanha)〉은 대화문학의 걸작이며 불교의 기본교리서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이 대화를 통해 메난드로스는 불교를 인정했다.
이런 정치상황을 짐작하게 해주는 이야기가 싯다르타의 어렸을 때부터의 신념인 사랑(悲,karuna)을 실천하는 전략이라고 하면 그를 모욕하는 말로도 들릴 수 있는 분위기의 일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전쟁을 하지 않도록 작용하는 그의 능력은 정말 뛰어나다. 그의 정신은 뒤에 깨달음을 얻어 펼친 가르침 가운데 초기의 것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는 〈법구경(Dhammapada)〉등에 잘 적용된다. 싸움으로서 해결되지 않고 용서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쉬는 것으로만이 가능하다는 그의 견해는 탁월하다.


드라마 곳곳에 주술적인 의식이 많이 등장한다. 물론, 그것은 힌두교(당시 브라흐만)의 의식이다. 세계 어느곳에서나 태양과 빛을 상징해서 어둠과 악마(마귀)를 물리치는 성능으로 작용하는 붉은 색은 드라마 붓다에서도 잘 나타난다. 여자나 남자 할 것 없이 모두 이마에 붉은 점을 찍고 전장에 나가기 전에 칼에도 붉은 주사를 찍어서 잡귀를 물리치고 무사함과 승리를 기원하는 의식이 등장한다.
물론, 주술과 남자의 바람을 잘 이해하지만 여자의 어려움도 이야기 한다. 파자파티왕비가 이날까지 여자는 매일 눈물로 보낸다고 하자 숫도다나왕은 싯다르타와 함께 가니 염려 말라고 위로한다. 야소다라의 사랑은 눈물겹다. 오로지 싯다르타만을 사랑하겠다고 마음먹은 뒤 여러 가지 주술을 하는 것이 나온다. 부마경선대회라는 결투에서 승리하라고 신들에게 공양 올리고 등불과 꽃을 올리며 기원하는 순간부터 경선의 결과가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눈물겹게 극복한 싯다르타의 승리로 나올 때까지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버티는 것은 그야말로 여인의 지극한 사랑 그리고 마음이 제일 큰 기도라는 것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재미 가운데 하나인 악역으로 나오는 망갈라의 저주의 주술은 코코넛을 깨는 것으로 나온다. 또 나중에는 부처님의 재가제자가 되어 호법왕으로 나오는 프라세나짓이 아슈와멕 주술을 진행해서 전쟁으로 이끌고 승리를 기원하는 것도 저주 주술에 해당한다. 이러한 주술들은 힌두교에서 계속하고 있고, 일부는 불교의 후기 형태인 밀교(密敎)의 의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렇게 몇 가지 기제들을 이해하면 더욱 더 복잡하게 전개되어 흥미를 유발하는 드라마붓다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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