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70년 특집]독립정신 깃든 사찰, 지금은- 선학원

1921년 법당 건립하고 활동
일제의 억압에 침체 겪다가
1931년 적음 스님이 중흥해
만해 스님의 주된 활동 도량
100주년 앞두고 기념관 불사
근대불교 조명 공간으로 장엄

 

 

 

 

선학원이 중앙선원 자리에 건립불사 중인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조감도. 내년 7월 경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선학원(이사장 법진)은 질곡의 시대사와 함께 한 민족불교 도량이다. 경술국치 이후 빠르게 일제 식민지화 된 한반도에서 조선 임제종운동에서부터 선학원은 태동한다.

1910년 10월 6일 굴욕적인 한일불교협약인 ‘조동종 맹약’이 조선의 원종과 일본의 조동종 승려 사이에서 체결되고, 다음 달인 11월 6일 이 맹약에 반대하며 임제종 운동이 전개됐다. 맹약의 핵심은 당시 한국 불교계의 대표기관인 원종(圓宗)이 조선총독부의 인가를 받기 위해 일본 조동종의 고문을 위촉하고, 조동종의 한국 포교에 편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으로 1912년 서울 대사동의 ‘조선임제종 중앙포교당’ 간판은 철거됐다.

그러나 임제종 운동을 통해 한국불교의 정체성과 독자성을 지키고자 했던 스님들의 노력은 선학원 설립으로 이어졌다. 남전(1868~1936)·도봉(1873~1949)·석두(1882~1954)스님이 설립자금을 모았고, 임제종운동에 참여했던 만해·용성·만공스님 등은 설립이념을 민족불교의 확립과 한국불교의 정체성에 뒀다.

서울 종로 안국동 40번지에 1921년 서울 간동포교당(諫洞布敎堂) 보살계 계단에서 선학원 설립의 서막을 열었고, 그해 8월 10일 기공을 거쳐 4개월 뒤인 11월 30일 준공됐다. 창립 직후인 1922년 3월에는 전국 수좌들의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선우공제회가 창립됐다. 그러나 일제 침탈로 한국불교의 전통인 선 수행의 위상이 저하됐고 당시 31본산 주지들은 선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결국 재정상 어려움을 겪던 선학원은 1926년 연고권을 가진 범어사 포교당으로 기능이 용도 변경된다.

 

 

 

 

 

선학원 중앙선원의 첫 모습.1921년 선지식들에 의해 세워졌다.

 

1931년 들어 적음 스님이 나서서 선 수행 대중화에 나서며 선학원은 중흥된다. 적음 스님은 남녀선우회선학원을 설립했으며, 불교 잡지인 〈선원〉을 창간했다. 1934년에는 법인 인가를 받아 (재)조선불교선리참구원으로 개편하게 된다.

선학원은 특히 만해 스님의 독립 정신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선학원 정신에 뿌리를 둔 임제종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만해 스님은 운동 참여 이유로 경성 지방법원 검사국으로 압송되기도 했다.

또한 1926년에 만해 스님은 6.10만세운동으로 선학원 근처에 잠복해 있던 일본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되기도 했다.

6·10만세운동은 1926년 6월 10일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인산일(因山日, 장례식)을 계기로 일어난 항일독립운동이었다. 이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게 붙잡힌 학생 수는 서울에서 210여 명이었고, 전국적으로는 1,000여 명이나 되었다.

 

 

 

 

 

남한산성 만해기념관에 세원진 만해 스님 흉상

 

이 같이 민족 불교 운동의 중심 도량인 선학원은 새로운 도약 준비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새롭게 건립 중인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이다. 기념관 건립 불사는 순항 중이다. 선학원은 2014년 11월 20일 중앙선원에서 기공식을 개최했고, 2015년 12월31일 준공, 2016년 7월1일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념관은 814.1㎡(246.27평)의 대지에 지상 2층 지하 4층 규모로 신축된다. △지상 1층 한국근대사 및 근대불교전시관 △지상 2층 참선 수행 및 명상, 상담치유를 위한 힐링센터 △지하 1층 식당 △지하 2층 전통문화체험관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한국문화교실 △지하 3층 교양, 문화 강좌를 위한 소통센터, 시니어 및 주니어 센터를 운영할 소·대강당 △지하 4층 기계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선학원은 “선학원이 태동한 자리에 세워지는 기념관은 선학원 설립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의미를 가진다”면서 “재단 행정·교육·복지의 중심이자 내외국인을 상대로 한 전통문화 체험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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