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공이요 공이 색이다 이랬는데 공한 것은 왜 공했느냐 하면
고정된 게 하나도 없고 그냥 찰나로 돌아가니까 그렇죠!

▲ 그림 최주현

(지난 호에 이어서)
그러니 여러분이 진짜 가난을 벗어나고 업보를 벗어나고 인과응보를 벗어나고 모든 데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러면 자기가 벗어나기 때문에, 인연이라는 게 부모의 인연도 있잖아요, 형제의 인연도 있고. 전자 과거도 있지만 현실도 그렇게 돼 있잖습니까. 그러니까 모든 걸 거기다 놓으면 과거도 현실도 다 그냥, 그 얽히고설킨 인연줄이 다 소멸돼요. 소멸되면 지금 현실에 소멸되고 현실에 알았기 때문에 미래는 저절로 그냥 자유스러운 거예요. 그러니까 미래 걱정 하지 말고 지금 현실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미래는 걱정할 것도 없이 그냥 자동적이죠. 오늘 없는 내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 없는 오늘이, 내가 없는 거예요. 연쇄적으로 항상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돌아가는 것뿐이니까요.


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이 수백이라면 죽는 사람도 수백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죽고 살고 죽고 살고 이렇게 자꾸 쳇바퀴 돌듯 하죠. 그런 가운데 우리가 이생에 태어났다 하면 나중에 가을이 와서 가랑잎 떨어지고 그러듯이 벌써 죽을 길을 가는 거죠. 그리고 또 늙었다 하면 다시 돌아서 살아날 봄이 올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기 때문에 다시 살아 나올 수 있는 애가 될 수 있는 문제죠. 그래서 사람이 늙으면 애가 될 수 있는 문제고 또 태어나면 늙을 수 있는 문제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쳇바퀴 돌듯 해요. 그런데 아까도 얘기했지만 사람으로 태어나서 살다가 짐승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옛날 얘기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데서는 이런 예가 있었어요. 이건 현실에 무지하게 많이 겪는 얘깁니다. 이건 누가 말을 하면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있는 문제죠. 그럼 고만이죠, 뭐. 어떤 사람이 아내가 죽었어요. 삼 남매를 두고 죽었어요. 그런데 여자만 얻으면 죽어요. 그러니까 할 수 없이 물어서 물어서 나한테 찾아왔어요. 하도 가난하게 살면서 같이 벌었는데 돈을 막 벌자 그 사람은 죽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거기 애착이 강했던 모양이에요. 그러니 그 죽은 아내에게는 그렇게 사랑하던 남편, 그렇게 사랑하던 자식이 뚜렷하게 있는 겁니다. 그 사람은 그 집에 그냥 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인만 얻었다 하면 그저 며칠 안 가서 병들어요, 그냥. 그러니 어떡해요. 그래서 여자를 셋을 죽이고 여자를 안 들이는 거예요, 이제. 금방 왔는데 금방 며칠 안 가서 병이 들고, 멀쩡했던 사람이 병이 들어서 죽게 되고 그러니 무서워졌던 거죠. 그래서 왔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웃으면서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해결해 줄 테니.” 하고 씽긋이 웃고선 그냥 어서 장가들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 놓은 줄 아세요? 묘하죠. 장가를 들게 하고 그 의식을 갖다 그 여자한테 넣어 준 거예요. 어때요? 그럼 그 몸뚱이를 빌려서 그 여자가 사는 거예요. 둘이 아니에요. 그럼 그 여자도 몰라요. 모르면서 잘 살 수 있어요. 더욱더 사랑할 수 있고, 둘이 아니니까. 의식 자체가 둘이 아니에요. 갖다가 한데 체인지 시켜 놓으면 그대로 하는 거예요. 이런 소리 한다고 또 그냥 흉내내다가 괜히 혼나지 말고요. 잘 알아서 하세요. 하하하.
아마도 얘네들은 할 수 있을 거예요. 한 소식은 가지고 있으니까. 모두 한 소식 얻어서 그렇게 하는 게, 그것도 수없이 내가 말을 튕겨 주니까 여러분이 ‘그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걸 느끼지, 먹어 보지 않은 음식 맛을 알겠습니까. 그래서 내가 튕겨 주는 거예요. 누구라도 급하면 그렇게라도 해 줘라 하는 뜻에서. 이거는 정말 아주 실질적으로 있었던 얘기가 너무 많아서 어떤 걸 할지 몰라요. 그러나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내가 건방진 사람이 되고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잘하는 사람이 되고 해 준 사람이 되고 이렇기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죠. 이건 누구도 모르는 거 인제 처음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집은 스님이 그냥 그렇게 해서 좋게 어떻게 잘해 준 줄만 알지 그 정도는 모르죠. 알면 또 기분 나쁠 것 아닙니까. 괜히, 아무 일도 없는데. 허허허. 그래서 그 집이 안락하게 참, 애를 기르면서 잘 살아요. 그리고 재산도 없어지지 않고 상당히 잘 살고 있어요. 그러니 남을, 한 가정을 이익 하게 한다는 거, 이것도 고마운데 죽은 영혼들도 또는 산 사람들도 또는 어느 짐승도, 어떤 때는 “소가 병이 났습니다.” 그러고 전화가 오죠. 젖소나 또는 시골에서 부리는 소 이런 것 때문에도 전화가 오죠. 개가 병이 나도 전화가 옵니다. 나는 그러게 쓰레기통이라니까요. 하하하. 아니, 쓰레기차!
그런데 그것이 사람이 아픈 것과 다르지 않아요. 아프면 똑같아요. 이것 참, 나는 얘기할 거리가 많아요. 항상 지내는 게 그거니까. 쓰레기차가 얘기할 게 뭐 있어요? 쓰레기 얘기 할 거밖에. 그랬는데, 지금 뭔 얘기를 하다가, 응? 개도 그렇고, 그래서 전화가 오면 내가 말하자면 개 속으로 들어가야 되죠. 만약에 내가 의사라면 개 의사가 돼야죠. 허허허. 그래 들어가서 오래 있으면 물든다고 그랬죠. 예전에 부처님께서 “아무개 보살아, 너는 돼지 속에 들어가서 너무 오래 있으면 돼지 물이 드니까 빨리 나오너라.” 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를 고치려면 개가 돼야 된다. 돼지를 고치려면 돼지가 돼야 돼. 그 속에 들어가 보지 않고는 돼지의 심정을 모르고 개의 심정도 모르고 꽃을 한번 응시해 보지 않으면 꽃의 심정을 모르고 그런 거죠. 그렇듯이 그 속에 들어가 봐야 그 심정을 안다 이거죠. 그런고로 어느 사람이든지 타심통이라는 게 그게 그거예요. 남을, 속을 안다는 거는 둘이 아닌 까닭에 알 수 있는 겁니다. 과거에는 어떻게 지내 왔고, 과거에 어떻게 살다가 지금 현실에 어떻게 지내고 있고 미래는 어떻게 갈 것인가. 그런 것도 알지만 아는 것 가지고 이게 부처님 진짜 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면 그것을 포함해서 현실의 모든 것을 작업을 해서 자기가 녹일 수 있고 스스로 벗어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그러는 거란 말입니다.
어느 보살이 있었습니다. 그이 남편이 교육장을 했습니다. 그랬는데 하루는 정성을 들인다고 하면서 편지가 오기를, 그 토굴까지는 아주 머니까요. 거기서 오려면 한 60리 가량은 되겠죠. 그런데 버스를 타고 와도 거기 오려면 한 너덧 시간, 아니 너덧십 리는 될 거예요.


그런데 그때에 정성을 들이면서 뭐라고 그러느냐 하면 교육장인데 교육국장으로 발령을 받기 위해서 그랬는지 그때 승진을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래 내가 뭐라고 그랬느냐 하면 “이번에는 승진을 하지 마라” 이랬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기에 승진을 하면 너는 죽는다라는 얘기를 했죠. “승진을 하면 아니 되니까 승진을 하기 이전에 오히려 낮추게 됐으면 좋겠다.” 하는 말을 했죠. 그랬더니 왜 그러냐고 해요. “그런 건, 나는 무꾸리할 줄 몰라. 그러니까 내 말을 듣는다면 좋을 거고 내 말을 안 듣는다면 어쩔 수가 없는 거지 어떡하느냐?” 그랬어요.
그때도 그 말을 하기 싫어서, 죽는단 말을 안 하고 생명이 위태하다고 그랬어요, 참. 생명이 위태하니까 그러지 말라 그랬죠. 하루는요, 내외가 술을 얼근히 먹고요, 그 남편이 뭐라고 그러느냐 하면 “스님은 아무것도 모르십니다. 스님은 사회 경험이 없고 산에만 처박혀 있어서 모르십니다.” 이거예요. ‘처박혀 있다'고 그러진 않았어요. 허허허. “산에만 계시기 때문에 이 현 실정을 모르십니다.” 이겁니다. “나는 꼭 이번에 승진을 해야 되겠습니다.” 그러니 거기다 대고 또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참, 어쩔 수가 없구나!’ 그러고 돌아서서 나가고 난 뒤에 내 마음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데요. 도저히 그것은 내가 막을 수가 없어요. 말을 안 들으니까.


그래서 그날로 그냥 토굴로 올라갔어요. 거기서 다시금 며칠 있다 내려오니까 집이 비었어요. 승진을 해 가지고 벌써 발령을 받아서 춘천으로 갔다는 거예요. 돈을 먹였어요, 글쎄. 왜냐하면 내가 안되게 했거든, 자꾸. 그러니까 돈을 먹여서라도, 그냥 승진이 돼 가지고 간 거예요. 아이 참 내, 기가 막혀서! 식모하고 애들만 있고 애들 둘을 데리고 그냥 간 거예요, 내외가. 발령을 받아 가지고. 이건 정말 실질적으로 내 가슴아팠던 얘깁니다. 그 문고리를 붙들고 말이에요, 눈물을 한없이 흘렸어요. 왜? 하나는 ‘저렇게 진실로 믿으러 다니는 사람도 저렇게 죽는구나.’ 하고 부처님께 누가 되고, 불도량에 누가 되고 하나는 ‘참, 독 안에 들어도 면치 못하는 거는 이런 거구나.’ 이럭하고선 ‘아, 할 수 없지 뭐, 어떡하나.’ 그러면서 난 그 길로 너무나 마음이 그래서 그냥 다 찢어진 바지 하나 입고 주머니에다가 칫솔 하나 넣고요, 그러고는 치약도 없이 소금 조금 집어넣고는 그냥 그 집을 떠나서 그냥 간 거예요. 있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서울로 오기 시작한 거예요. 신도 집에 와서, 그 여관 하는 집에 있었어요, 잠깐.


얘기를 들으니까 웬걸 며칠 안 있더니 차 사고가 난 거예요. 국장이 됐다고 차가 나왔거든. 차가 나오니까 차 타고는 내외가 아주 좋다고 그냥 춘천 어딜 돌다가 차가 구른 거예요. 그래서 남편은 즉사하고 여자는 골이 전체 깨지고 이 뒤꿈치가 그냥 나가고요, 요만큼요. 이렇게 나가고, 이 뼈가 다 아스러지고 골이 다 깨지고, 다 그냥. 그렇게 의식을 잃어버린 거죠. 그래서 할 수 없이 사람을 시켜서 병원에다 입원을 시켰는데 보름이나 깨어나지 않았어요. 머리를 홀딱 깎고선 그거를 모두 꿰맸죠. 여기 꿰매려니까, 뼈를 꿰매려니까요 뼈가 산산조각이 나서 꿰맬 수가 없는 거예요. 뒤꿈치는 뒤꿈치대로 나갔죠. 그러니까 꿰매는 것만 꿰매고 쪽이 떨어져서 없어진 거는 그냥 뭐, 이렇게 얽어매 놓고는, 없는 거죠. 그게 진이 묻어서 인제 딱딱하게 되면 그게 뼈가 되겠죠.


그런데 그때 내 말을 믿지 않는 사람은, 내가 불쌍해서 말을 해 주면 그렇게 들어야 할 텐데 안 듣는 사람은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그거는 인력으로 못해요. 그래서 입원을 시켜 가지고 보름 만에 깨어났어요. 깨어나고선 한 보름 있다가 깁스 한 거를 가만히 보니까 애들은 졸망졸망한 게 5남매나 됐어요, 그때. ‘아이고 참, 기가 차구나. 이왕지사 그랬더라도….’ 그러고선 이래요. “스님, 스님! 왜 죽는다고 그러지 생명이 위태하다고 그랬어요. 죽는다고 그랬으면 내가 그냥 죽기 기약을 하고 말리기나 했죠.” 이러더라고요. 그러니까 꼭 죽는다고 그래야 죽어요? 생명이 위태하다고 그랬지. 그게 쑬쑬하고 좋지 ‘너는 죽는다.’ 이래야 속이 시원한가요?


그래서 이 깁스 한 거를, 가만히 생각하니까 이 다리를 잘라야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할 수 없이 깁스를 뜯으라고 그랬어요. 뜯고 여기에다가 얇은 베니어에다가 솜을 넣고 감아서 양쪽에다 들이대고 붕대로 감아 줬어요. 감아 주고선 이렇게 뻗고 있으면서 친구들 불러다 화투를 하라고 그랬어요. 하하, 고도리를 하라고. 그랬더니 친구들 불러다 놓고 노냥 화투를 하고 그렇게 하고 있으면서 정신을 쉬면서 이거를 그냥, 그냥 살린 거예요.
그래 가지고선 큰 가마솥에다가 북어를 넣고 산에서 풀 뜯어다가, 내가 시키는 대로 풀 뜯어다가 넣고는 삶아서는 그걸 한 그릇씩 하루 세 그릇씩 먹인 거예요, 그냥. 그래 가지고 이 진이 나서 뼈가 된 거예요. 발뒤꿈치도 그대로 나오고. 그래서 걸어 다니고 지금 펄펄 날죠. 지금도 “스님!” 그러고. 그렇게 하면서 또 그전에는 없었던 이치가 생긴 거예요. 보상금이 나가게끔, 그전에 안 줬는데, 그게 생겨서 보상금을 탄 거예요. 그래 서울에 집을 사고선 이사를 왔죠. 그랬다니까요. 그래서 애들 다 길러서, 공부 다 시켜서 외국으로 보내고요. 지금 아들 하나마저 장가들여서 잘 살고 있답니다.


그래서 있는데 그게 왜 그렇게 됐느냐. 그게 어디서부터 온 건 줄 아십니까? 전자에 자기 형이 버스에다가 기름을 끼얹고 버스 안에 들어가서 속상하다고 그냥 불을 지르고는 죽었어요. 원인은 거기에 있는 거죠. 그래 그걸 막아 주기 위해서 “올 한 해만 참고 있어라.” 그랬는데 아, 그걸 안 믿어요. 이떻게 합니까?
그러니 여러분이 부모가 하는 모든 문제가 이세로 떨어진다는 것도 좀 아시고, 유전이라는 것도 무서운 거라는 걸 아시고 그저 우리는 순수하게 모든 것을 맡겨 놓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면 그 모두가 다 그냥 뭉청뭉청 무너져 버려요. 오늘 이렇게 조용히 앉아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합니다만 그 얘기뿐만 아니에요.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 그만큼 여러분의 그 주인공 자체가 그렇게 보배란 말입니다. 여러분의 그 주인공 보배는 이 세상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보배란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움을 거기에서 다 해결할 수 있는 그 요량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하도 그렇게, 그렇게 문제가 되니까, 그때서부터 가르치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인제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좋아해요, 자기네들이 그 도리를 배우고 나가면서. 그러니 자기 자신의 주인공을 믿으라는데도 못 믿으면 누굴 믿습니까? 자기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자기 자성의 그 근본을 믿으라는데도 못 믿으면 믿지 말라죠, 뭐. 자기 몸뚱이 끌고 다니는 자기 믿으라는데 못 믿으면 믿지 말라죠, 뭐. 내가 걱정될 일 하나도 없죠. 허허허. 내가 돈을 벌려고 그러니 걱정이 되나? 그렇게 안 하면 자기네 앵하지 뭐, 내게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도 아유, 그런 건이 한 둘이 아니에요. 그냥 매일이에요, 매일 그냥.
그리고 또 이런 말이 있죠. 부처님께서 아니, 그런 말씀도 다 해 놓으셨지만 어느 승려 둘이 사형 사제가 있었거든요. 우린 모두 사형 사제입니다, 나는 은사가 되지만. 사형 사제가 이렇게 둘이 공부를 하고 있는데 둘이 다 통달한 분들입니다. 통달을 한 분인데 예전에는 나라에 인군들이 스님네들 직위도 이렇게 해 주고 그랬지, 그냥 스님네들끼리 마음대로 한 예가 없어요. 그랬는데 하루는 그 나라의 인군이 참, 사람을 시켜서 정성을 들이러 온 거예요. 지금 부인이 태기가 없어서 태자가 생겨나지 않는다면 이 왕손을 잇지 못한다고 와서 정성을 지극하게 들이거든요. 그러는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걱정 마시라고, 태자는 꼭 낳으시게 될 거라고 이렇게 말을 해 놓고 아무리 태자 될 사람을 찾아도, 그 스님이 그 의식 혼백을 찾아도 태자 될 만한 사람이 없어, 아무리 찾아봐도.


그래서 서로 의논을 한 겁니다. “얘 아무개야, 너 태자로 가거라.” 그러니까 내가 또 망건 쓰고 이거, 아이고, 귀찮아. 어떻게 사느냐 이거야, 또. 응? 그러니까 나는 거기 가서 버선 신고 뭐 하고 아이고, 그거 다 귀찮다 이거야. 그러니까 “형님, 난 안 갔으면 좋겠어.” 하니까 “그래, 태자 될 만한 사람이 어디 있니? 네 눈으로 봐라. 전부 둘러봐라.” 그렇게 태자가 될 수 있는 그런 꿈을 가진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거지. 그러니까 우리네로 말하자면 참, 쓸 만한 집에 물건을 보내는데 그 품질이 그 집으로 들여보낼 수 없는 것이겠죠. 그래서 할 수 없이 동생이요, “그러면 한 철 또 망건 쓰고 귀찮아도 할 수 없지.” 그러곤 들어가서 앉아서 그냥 그 집으로 갔어요. 몸뚱이는 거기 앉아 있으면서 그냥 갔다고요. 허허허.


그래서 태자로 한 철 살다가 그냥, “형님, 나는 웬만하면 남한테 넘겨 줄 데가 있으면 넘겨 주고 바로 오리다.” 이러고 약속을 하고 갔거든요. 그래서 중간에 태자 할 만한 사람이 있으니까 도로 그냥 왔대요. 그러니까 어느 때에 가서 또 태어나 가지곤 늦게 만났죠. 그러니까 이이는 머리가 하얀데 열 몇 살에 또 만난 겁니다. 그러니까 “야, 형님!” 이게 태어났어도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까 “형님, 또 이렇게 태어나서 이게 뭐요, 이게. 우리 인제는 아예 이 몸 어떻게 벗어납시다. 귀찮게 두지 맙시다.” 이러니까 “그러자.” 그랬대요.
그래서 이렇게 길잡이가 되는 사람도 될 만한 사람이 지금처럼 구지비끼리 해서 아마 나오나 봐요. 왜냐하면 나와서 이렇게 하기도 귀찮거든요, 사실. 그러니까 천 년에 한 사람 나기 힘들고, 오백 년에 한 사람 나기 힘든 거예요. 이 공부라는 거는 천 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해요. 구지비끼리 해서 뭐 저거 하고 그러고 나오기 싫으니까 안 나오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발령이 나야 어쩔 수 없이, 구지비끼리에 뽑혀서는 할 수 없이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이 도리를 알면, 다시는 그렇게 끄달리고 살지 않고 자유인으로서 이 세상을 살다 보면 미래는 뻔한 거 아닙니까? 오늘 없는 내일이 어찌 있겠습니까? 그러니 오늘 악으로 산 사람은 미래가 바로 뻔하죠. 그래서 “아, 저 사람이 잘 죽었어. 그이 잘 죽었어. 죽어야 할 사람이야.” 이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유, 그 사람 참, 법 없어도 살 사람인데 그것 참, 더 살았으면 좋을 거를….” 이런 사람이 있는 거예요. 남들이 그런 말을 할 때 벌써 하나는 지옥으로 가고 하나는 천당으로 가겠죠. 승천하겠죠.
그러니까 그 사람 사는 행이 어떠냐, 마음을 어떻게 썼느냐, 남한테 말을 어떻게 하느냐? 인간이라면 그래도 만물의 영장이라고 했으니 좀 더 남한테 시간도 지켜야 하고 도의 의리도 지켜야 하고 또 말을 한마디 했으면 그것을 실천해야 하고 또 올바른 생각으로 항상 남을 이익 하게 함으로써 내가 이익 하게 되고 남을 따귀를 때리면 내가 꼭 따귀를 맞아야 하니까 남이 따귀를 때리더라도 그냥 거기서 그쳐야지 내가 도로 따귀를 때리려고 한다면 얽히고설키고 요다음에 또 만나서 또 따귀 때리고 그래요.


그러니까 오늘은 체계는 없지만 인연의 관계를, 본래 진리가 체계가 없는 겁니다. 그냥 여러분이 금방 아버지가 됐다가 금방 남편이 됐다가 금방 아들이 됐다가, 이렇게 체계가 없는 거예요. 그냥 찰나로 돌아가면서 사는 찰나 생활이죠. 이것을 통달해서 안다면 이게 완성품입니다. 아주 자유롭고 찰나 생활이고 우리 인간이 났다가 구름으로 모였다가 또 흩어져서 딴 구름으로 모이고 이렇듯이 한 철이고요. 일생이 한 철이고 지금 우리가 사는 것이 찰나 생활이고. 그것을 누가 끌고 다니며 그것이 왜 부처님께서 공했다고 했는가. 어떤 거 하나 내가 했다고 할 수 없으리만큼 많거든요. 여러분이 아버지가 됐다 또 자식이 됐다 남편이 됐다, 수없이 돌아가면서…. 생각이나 보는 것 듣는 것 모두가 그렇거든요. 그러니 공했죠. 근데 부처님께서는 공했다고만 했는데, 색이 공이요 공이 색이다 이랬는데 나는 거기 한마디 더 붙여서요, 공한 것은 왜 공했느냐 하면 고정된 게 하나도 없고 그냥 찰나로 돌아가니까 그렇다 이 소리예요.


오늘은 인연 관계의 얘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여러 분도 오지도 않고 호젓하게 저, 오하이오 주 박사님들 석사님들, 허허허, 모두 와 가지고선 이렇게 오붓했습니다. 참, 13시간 12시간 차를 타고 오신 분들이니까요. 물론, 자기들 위해서 왔겠지만. 나를 위해서 온 것은 아니지. 하지만 그래도 어딘가가 둘이 아닌 까닭, 마음이 있기 때문에 항상 광력, 전력, 자력, 통신력 이런 게 충만하게 인간에게, 지수화풍 바탕 속에 다 있거든. 이것도 우주 개공이 여기에도 있거든요. 지수화풍으로다가 이게 만들어진 거거든. 그렇기 때문에 이 이름을 가지고, 이거를 뭐라고 부르죠? 뭐예요, 이름이?
신도 컵이요.
큰스님 컵이죠. 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생산이 돼서 나온 거죠. 그러니까 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나오기까지 지수화풍이 아니라면 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이 세상에 출현 못했다 이거죠.
그럼 이걸로써 마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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