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문에 든 25성자 ‘수능엄경’에서 만나다〈2〉 육근원통(六根圓通)

 

두 번째 시간은 육근원통에 관한 내용이다. 불교에서는 흔히 원통법문이라 칭하는데 이는 육근을 관찰해 깨달음을 얻는 수행을 말한다. 안(눈), 이(귀), 비(코), 설(혀), 신(몸), 의(의)의 육근의 경계를 살피고 색성향미촉법과의 작용에서 무상과 무아를 체득해 집착을 여의는 것이다. <편집자 주>

 


아나율타 ‘눈을 쓰지 않고 근원 보는 법’
주리반특가 ‘호흡 관찰 공 이치 증득’
교범발제 ‘맛보는 작용 지견으로 돌려’

필릉가바차 ‘아는 작용에 청정함 더해’
수보리 ‘온갖 모양 無로 돌아가는 법’
관세음보살 이근원통은 따로이 전해

 

아나율타:
아나율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를 다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阿那律陀 卽從座起 頂禮佛足 而白佛言

제가 처음 출가하여 언제나 수면을 즐기니, 여래께서 저에게 ‘축생의 종류가 되리라’고 꾸짖었사옵니다. 저는 부처님의 나무람을 듣고 자책하여 슬피 울면서 칠일 동안 잠자리에 들지 아니하다가 두 눈의 기능을 잃었사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저에게 금강삼매를 즐겁게 비춰 보는 것을 가르쳐주셨사오며, 저는 이 삼매로 눈을 쓰지 않고도 시방을 보기를 마치 손바닥의 열매를 보듯이 정교한 실물이 환해지니, 여래께서는 저에게 아라한을 성취했다고 인가하셨사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보는 작용을 돌이켜 근원을 따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옵니다.

我初出家 常樂睡眠 如來訶我 爲畜生類 我聞佛訶 啼泣自責
七日不眠 失其雙目 世尊示我 樂見照明 金剛三昧 我不因眼
觀見十方 精?洞然 如觀掌果 如來印我 成阿羅漢 佛問圓通
如我所證 旋見循元 斯爲第一

주리반특가:
주리반특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를 다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周利槃特迦 卽從座起 頂禮佛足 而白佛言

저는 외우는 재주도 없고 많이 듣고 아는 능력도 없었사옵니다. 최초에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하여 여래의 한 귀절의 가타를 기억하려 하였사오나, 백일이 다 되어도 앞을 알면 뒤를 잊고 뒤를 알면 앞을 잊었사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저의 어리석음을 딱하게 여기셔서, 저에게 ‘편안히 머물러서 들숨 날숨을 고르게 다스려라’고 가르쳐주셨사옵니다. 저는 그때 호흡을 관찰하여 생기고 머물고 달라지고 사라지는 온갖 움직임의 찰나를 세밀하게 궁구하여 마음이 활짝 열려서 크게 걸림이 없어졌사옵니다.
마침내 번뇌를 다하여 아라한을 이루어 부처님의 좌석 아래에 머무니, 부처님께서는 무학도를 성취했다고 인가하였사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숨을 돌이켜 공의 도리를 따르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옵니다.

我闕誦持 無多聞性 最初?佛 聞法出家 憶持如來(一句)伽陀
於一百日 得前遺[失]後 得後遺[失]前 佛愍我愚 敎我安居
調出入息 我時觀息 微細窮盡 生住異滅 諸行刹那 其心豁然
得大無 乃至漏盡 成阿羅漢 住佛座下 印成無學 佛問圓通
如我所證 返[反]息循空 斯爲第一

교범발제(敎梵鉢提):
교범발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를 다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驕梵鉢提 卽從座起 頂禮佛足 而白佛言

저는 말버릇이 나빠서 지난 겁에 사문들을 가볍게 여겨 조롱하다가, 세상에 태어날 때마다 소의 되새김질병에 걸렸는데, 여래께서 저에게 일미청정심지법문(一味淸淨心地法門)을 가르쳐주시니, 저는 잡념을 없애고 삼마지에 들어가서 맛을 아는 작용은 몸도 아니고 물체도 아님을 관찰하여, 생각을 잘 관찰하여 세간의 온갖 번뇌를 뛰어넘었사옵니다.
따라서 안으로 몸과 마음을 해탈하고 밖으로 세계를 놓아버려서, 새가 새장을 나오듯 멀리 삼계를 벗어나, 견혹(見惑)을 여의고 사혹(思惑)을 소멸하여 법안이 청정하여 아라한을 성취하니, 여래께서는 친히 무학도에 올랐다고 인가하셨사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맛보는 작용을 돌이켜 바른 지견으로 돌리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옵니다.

我有口業 於過去劫 輕弄沙門 世世生生 有牛病 如來示我
一味淸淨 心地法門 我得滅心 入三摩地 觀味之知 非體非物
應念得超 世間諸漏 內脫身心 外遺世界 遠離三有 如鳥出籠
離垢銷塵 法眼淸淨 成阿羅漢 如來親印 登無學道 佛問圓通
如我所證 還味旋知 斯爲第一

필릉가바차
필릉가바차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를 다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畢陵伽婆蹉 卽從座起 頂禮佛足 而白佛言

제가 처음 발심하여 부처님을 따라 도에 들어갔을 때 여래로부터 ‘세상에는 즐거운 일들이 없다’는 말씀을 자주 들어왔기 때문에, 성안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마음속으로 이 말씀을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길에서 독가시에 찔려 발을 다치니 온몸이 몹시 아팠사옵니다. 저는 ‘아는 작용(知)이 있어서 이 심한 아픔을 지각(知)하는 것이다. 비록 허망한 앎이 아픔을 지각할지라도, 본각의 청정한 마음에는 아픔 자체도 아픔을 지각하는 작용도 없으리라’고 생각하였사오며, 또 ‘이 한 몸에 어찌 두 깨달음이 있겠는가?’라고 사유하였사옵니다. 이렇게 생각을 거두어 다스린 지 오래지 않아 몸과 마음이 홀연히 공하여 삼칠일만에 온갖 번뇌를 다 비우고 아라한을 성취하자, 여래께서 친히 인가를 내리셔서 무학의 지위를 주셨사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순수한 깨달음으로 몸을 잊어버리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옵니다.
我初發心 從佛入道 數聞如來 說諸世間 不可樂事 乞食城中
心思法門 不覺路中 毒刺傷足 擧身疼痛 我念有知 知此深痛
雖覺覺痛 覺淸淨心 無痛痛覺 我又思惟 如是一身 寧有覺覺
攝念未久 身心忽空 三七日中 諸漏虛盡 成阿羅漢 得親印記
發明無學 佛問圓通 如我所證 純覺遺身 斯爲第一

수보리
수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예를 다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須菩提 卽從座起 頂禮佛足 而白佛言

저는 오랜 옛 겁부터 마음에 걸림이 없는 경지를 얻고, 몸을 받아 태어난 생이 갠지스 강의 모래처럼 많아도 스스로 모두 기억하옵니다. 처음 모태에 있을 때부터 곧바로 공적한 경계를 알았고, 이와 같이 시방세계까지도 공하여, 중생들에게 공한 성품을 증득하게 하였사옵니다. 그러다가 여래께서 밝히신 앎의 성품이 본래 진실한 공임을 듣고, 공한 성품을 원만하게 밝혀서 아라한을 성취하고, 단번에 여래의 보배로운 밝은 공(空)의 바다에 들어가 부처님의 지견과 같게 되었사옵니다. 그러자 여래께서는 무학을 성취하였다고 인가하시면서, 해탈의 성품이 공함은 제가 가장 뛰어나다고 하셨사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법을 물으시니, 제가 증득한 바로는 온갖 모양이 빈자리[非]에 들어가서 다하지 않은 것이 없는, 법을 돌이켜 무(無)로 돌아가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옵니다.
我曠劫來 心得無 自憶受生 如恒河沙 初在母胎 卽知空寂
如是乃至 十方成空 亦令衆生 證得空性 蒙如來發[蒙佛發明]
性覺?空 空性圓明 得阿羅漢 頓入如來 寶明空海 同佛知見
印成無學 解脫性空 我爲無上 佛問圓通 如我所證 諸相入非
非所非盡 旋法歸無 斯爲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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