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ㆍ불법 밀매 의혹…조사 중”

▲ 스님과 호랑이가 함께 공존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태국 ‘호랑이 사원’이 사실은 동물학대와 불법 밀매의 온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님과 호랑이가 함께 공존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태국 ‘호랑이 사원’이 사실은 동물학대와 불법 밀매의 온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언론 Takepart는 2월 8일(현지시간) “태국 공무원들은 태국 깐짜나부리 ‘왓 파 루앙 타 부아 사원’의 호랑이 100마리를 포획해 사원 승려들이 불법적으로 사고 팔았는지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태국 지역환경관리단체는 호랑이 사원이 호랑이를 기르기 위해 합법적 허용 절차를 밟았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이밖에 호랑이 사원은 멸종위기에 놓인 38마리의 인도 토종 코뿔새와 늑대를 불법적으로 사육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태국 공무원들은 “우리는 멸종위기에 놓인 코뿔새 38마리를 포획했으나, 사원 앞 우리에 갇혀있던 늑대 두 마리의 행방은 찾지 못하고 있다. 사찰 측으로부터 늑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랑이 사원은 승려와 호랑이가 평화롭게 공존해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10여 년 전 죽어가는 새끼 호랑이를 발견한 주민이 사원 승려에게 호랑이를 부탁했고 그 후 하나 둘 늘어난 호랑이가 사원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됐다.

사원 측은 “호랑이들은 우유로 자랐기 때문에 야생성은 통제됐다. 먹이도 피를 빼고 개 사료와 함께 먹여 인간을 공격하지 않는 순한 호랑이로 길들여졌다”고 강조하며 한화 약 3만6천원의 입장료를 받으며 관광객을 유치했다.

관광객들도 인터넷상에 호랑이와 기념촬영을 한 사진들을 올려 호랑이 사원은 더욱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동물애호가들의 의심의 눈길은 벗어날 수 없었다.
호랑이 사원을 주시해온 국제동물보호단체인 ‘케어 포 더 와일드(Care for the Wild)은 3년간 비밀 조사 결과를 밝혔다. 태국법상 호랑이를 사고파는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지만 사원측은 나이 든 호랑이와 라오스 밀수 시장의 어린 호랑이를 밀교환 한 것이다. 케어포더와일드는 “호랑이 사원은 불법적으로 호랑이를 국제적 밀거래를 했으며, 호랑이들을 옮기는 과정에서 무자비하게 가둬넣고 사육했다”고 고발했다.

또한 호랑이들은 섭씨 40도에 달하는 고온의 그늘 하나 없는 곳에 쇠사슬로 묶여 기진맥진한 상태로 알려졌다. 케어포더와일드는 “이런 날씨에도 사원측은 호랑이들에게 물조차 주지 않는다.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호랑이에게 마취제를 투여, 잠을 재운 뒤 사진 촬영을 한다”며 “약물 중독으로 병든 호랑이는 폐기처분을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 여행블로거인 브야스(Ruchika Vyas)씨는 지난 1월 “호랑이를 보기 위해 약 15달러를 지불하고, 호랑이에 의해 부상을 당해도 사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명을 한 후 입장할 수 있다”며 “직원들은 호랑이가 점심을 먹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진정제가 투여된 것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이 호랑이의 꼬리를 아무렇지 않게 당기거나 손과 막대기 등으로 세게 때리기도 했다. 심지어 몇몇은 호랑이를 도구처럼 생각하며 위에 앉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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