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단체탐방_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 2014년 6월 공불련 회원 및 가족 400여 명이 수덕사에서 열린 합동수계법회에 동참하고 있다.

불교와 종단 외호하는 공불련
그간 정부와 공직자들의 종교편향 행위는 숱하게 있어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 봉헌’ 발언을 비롯해 국토해양부 지도에 사찰이 사라지는가 하면, 경찰청장은 목사와 선교포스터를 찍고 형사들이 불교계 어른인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의 차량을 수색했다.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자 지난 2008년 8월에는 20만여 사부대중이 모여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렇게 불교계에 불합리한 일이 있을 때 마다 불교계의 목소리를 낸 단체가 있다. 바로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회장 김상인, 이하 공불련)다. 공불련 회원들은 국가를 위해 봉직하면서 보이지 않게 불교와 종단을 외호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정부부처 기관 내 불자회들은 정부의 정책 집행 시 조금이라도 종교편향적인 요소가 사전에 발견되면 바로잡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정법을 잘 모르는 사찰과 신행단체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친절히 돕는 데에도 힘을 모았다.
풀뿌리 민주주의 시대를 맞아 이제는 과거의 위압적인 공무원의 모습보다 주민에게 다가가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시점에서 봉사와 보시, 자비를 가르침으로 불교 신행활동을 하는 공불련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 부모은중경을 독송하고 있는 공불련 회원들.

전국 170여 기관 2만여 회원 활동
오는 10월 15주년을 맞는 공불련은 2000년 10월 감사원, 국가안전기획부 등 전국 47개 기관의 공무원 불자 700여 명이 오대산 월정사에서 모인 가운데 그 첫발을 내딛었다.
‘나랏일을 즐겁게, 국민에게’라는 기치를 내건 공불련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 각급 행정기관의 공무원 불자들이 모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신행모임이자 교계와 기관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가톨릭이나 개신교에 비해 공무원 불자회의 출범은 늦은 편이었지만 창립 이후, 해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공직사회에 불교 포교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매년 성지순례 법회와 수계법회, 창립법회 등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나누고 공무원 불자들의 결속을 다져왔으며, 소외이웃을 위한 집수리, 김장담그기를 비롯해 복지관 사회봉사 활동 등으로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실천으로 옮겼다.
이렇게 15년간 공직사회의 신행활동을 주도해온 공불련은 2014년 말 기준, 전국 170여 기관 2만여 명의 등록회원을 보유한 대형 단체로 성장했다.
공불련이 주로 하는 역할은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단위기관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조직을 융합하며, 회원 상호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있다.
송남출 공불련 간사는 “전국 기관 내 개별적으로 신행활동을 하는 불교 소모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공불련이라는 단체가 있는지도 모르는 활동하는 이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공불련으로 통합시키고 불자 공무원간 결속을 강화시키는 것이 주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세종청사불자연합회 회원들

세종청사 이전, 불자회 이전보다 활성
전국서 소모임으로 불심을 키워오는 회원들이 있는 가운데 2012년 말부터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공무원불자회의 모습이 활성화 된 것이 눈여겨볼만 하다.
18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등이 대거 이동하면서 지난 2013년 2월 4일 정부세종청사불자연합회가 창립한 것이다. 연합회에는 국토교통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 10여개 부처와 기관별 불자회가 소속돼 매월 1회 각 부처 회의실에서 김밥을 나눠먹으며 스님들의 법문을 듣는다. 또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불편을 겪는 불자들은 카카오톡 등으로 좋은 법문 글귀를 주고 받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 결과 과천정부청사시절에는 20명도 채 모이지 않던 법회가 세종으로 옮겨지더니 70~80명이 참여하는 꽤 큰 규모의 법회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공불련이 외형적으로는 큰 규모의 신행 조직으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있다. 안정적 재원을 마련하는 것과 신입회원 및 젊은 공무원 불자들의 확보다.
김상인 공불련 회장은 “정기적으로 신행활동을 하며 불자회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역사찰과 유대를 강화하는 일을 모색해야 한다”며 “신입회원 확보를 위해 포교에 나서거나 불자회가 설립되지 않은 지자체에 불자회가 창립될 수 있도록 공무원 불자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의무 다하는 참다운 공직자 되길”
공무원불자연합회 김상인 회장(소청심사위원장)

▲ 공무원불자연합회 김상인 회장(소청심사위원장)

짧은 기간 동안 양적인 성장을 이룬 공불련은 아직도 할 일이 많다. 김상인 회장(소청심사위원장)은 공불련 창립 15주년을 맞아 중장기 운영계획 등을 밝혔다.
김 회장은 “700여명의 공무원불자로 출범한 공불련이 현재 170여 기관 2만여 명의 등록회원을 보유한 단체로 성장했다”며 “하지만 기관불자수가 전체대상 300여개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현실에서 공불련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김 회장은 기관불자회 임원들과 중심이 돼 신규회원 모집을 비롯해 숨은 불자 발굴하기 운동을 전개해 불자배가운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992년 7월 <금강경> 1만독을 서원하고 매일 1회씩 읽는 수행을 하고 있다. 그는 “올해 새롭게 추가한 목표중 하나는 <화엄경>을 원문으로 1회독 하는 것이다. 또한 무비 스님이 현토한 4권본을 열심히 읽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공불련 활동을 시작하고 회장직까지 수락한 것은 신행생활에 어려움이 많은 직장동료들끼리 의지해 부처님처럼 행동하자는 뜻에서다. 그는 공무원불자들에게 “‘나랏일을 즐겁게, 국민에게 기쁨을’ 기치로 공불련이 세워진 만큼 회원분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공직자로서 본분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길 바란다”며 “온몸으로 깨닫는 각자(覺者)가 되기는 어렵더라도 머리와 가슴으로라도 부처님의 귀한 가르침을 익히고 새겨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참다운 공직자가 될 때, 부처님 제자로서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공무원불자연합회 주요 연혁

2000. 7. 8 ~ 9. 속리산 법주사에서 열린 ‘제2차 전국 직장ㆍ직능불교단체 지도자대회’에서 공무원불자                         연합회 조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의견 결집
        10. 7 ~ 8. 전국 47개 기관의 공무원불자 700여 명이 오대산 월정사에 모여 한국 공무원 불자연합                        회(이하‘공불련’) 창립 및 제1차 합동수계법회 봉행
2001. 3. 24~25. 제2차 성지순례 법회
        10. 6~7. 창립 1주년 기념법회
        12. 9. 제2차 합동수계법회
2002. 1. 30 신년하례법회 개최, 포교원 후원으로 공불련 사무실 개소
         3. 25. 부처님 성도열반재일 108 참회 발원 정진법회
         8. 12~17. 제1차 해외성지순례 (10개 기관, 36명, 중국: 북경ㆍ오대산 등)
2002.  9. 28.~29. 창립 제2주년 기념법회(경남 양산, 통도사)
2003.  1. 18 신년하례법회(서울 강남, 봉은사)
          6. 7. ~ 8. 제10차 성지순례 및 제4차 합동수계법회
         10. 4.~5. 창립 3주년 기념법회
         11. 2. 사회봉사의 날 ‘중국동포 불자와의 화합 한마당’
2004. 8. 15.~22. 제3차 해외성지순례(중국, 티베트)
        11. 27. 사회봉사의 날 중증장애인 시설(구로동 브니엘의 집)
        12. 10. 제3대 김세호 회장 취임 및 송년법회(서울 종로, 조계사)
2005. 6. 25.~26. 제5차 합동수계법회 및 제11차 성지순례법회(계사: 혜남 스님, 통도사)
        10. 1. ~ 2. 창립 5주년 기념법회(충남 공주, 갑사)
        10. 26. 사회봉사의 날 김장담그기(서울 은평, 삼천사)
2006. 4. 8. ~ 9. 제12차 성지순례법회 및 제3차 총무단회의(부산 금정, 범어사)
        7. 30.~8. 5 제5차 해외성지순례(중국 구화산)
        12. 2. 사회봉사의 날 김장담그기(성북구 사명당의 집)
2007. 3. 24.~25. 제14차 성지순례법회 및 제4차 임원단회의(충북 보은, 법주사)
        7. 22.~29. 제6차 해외성지순례(11개 기관 52명 동참, 중국: 곤명ㆍ여강ㆍ중경)
       10. 6.~7. 창립 7주년 기념법회(경북 경주, 불국사)
       12. 18. 제5대 하복동 회장 취임 및 송년법회(서울 서초, 구룡사)
2008. 4. 19.~20. 제15차 성지순례법회 및 제5차 임원단회의(전북 김제, 금산사)
        10.11.~12. 창립 8주년 기념법회(대한불교천태종 총본산 구인사)
        11.15. 재경지역 제5차 사회봉사의 날(의정부 송산노인복지관)
2009. 12. 11. 제6대 하복동 회장 취임 및 송년법회(서울 서초, 구룡사)
2009. 12.19. 제6차 사회봉사의 날(중증 장애인요양시설 거제도 반야원)
2010. 4. 17.~18. 제19차 성지순례법회 및 제6차 임원단회의(전남 구례, 화엄사)
        8. 28.~29. 임원 및 각 기관 불자회 임원 템플스테이(경북 문경 대승사)
        10. 8.~17. 창립10주년 기념 전시회(서울 한국불교역사기념관 1층 -나무갤러리)
        10. 9.~10. 창립10주년 기념법회(강원 양양 낙산사)
        12. 4. 제7차 사회봉사의 날(서울 종로구 경운동-서울노인복지센타)
2011. 3. 11. ~13. 임원 불교문화체험(대만 불광산사)
        4. 9. ~10. 제20차 성지순례법회 및 제7차 임원단회의(강원 평창, 월정사)
        6. 11. ~12. 제11차 합동수계법회(계사 : 영원스님, 충북 보은 법주사)
        6. 24. 제8차 사회봉사의 날(6개기관 20여명 동참,김포시종합사회복지관)
2012. 4. 28 ~29. 제21차 성지순례법회 및 임시대의원 총회, 제8대 김상인 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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