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건강, 불교로 지키자

종교인 평균수명 80세, 직업군 1위
규칙적 활동, 절식, 수행 요인
일본, 불교수행담은 서식 건강법 창안
한국, 채식, 명상 등 건강 열풍

불교에서 부처님은 의사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약으로, 중생을 환자로 비유한다. 부처님을 ‘의왕(醫王)’에 비유한 것은 마음의 병을 부처님은 능히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 경전에서는 몸의 병에 관한 다양한 의학적인 지식이 발견된다.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닌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사는 법을 불교에서는 어떻게 전하고 있을까. 을미년을 맞아 불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건강 비법을 소개한다. 노덕현 기자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고살라국의 파세나디왕이 찾아왔다. 왕이 부처님에게 절하고 물러나 앉아있었는데 땀을 흘리면서 숨이 차 씩씩 거렸다. 부처님은 파세나디왕에게 이르시길 “항상 음식을 대할 때 절제해 양을 조절하시오. 그러면 소화하기도 편하고, 목숨을 오래 보존할 것이며, 고통 또한 적어질 것이오”라고 했다. 왕이 부처님 말씀대로 음식을 줄이자 얼마되지 않아 살이 빠지고 용모도 단정하게 됐다. 그리고 부처님에 대한 믿음도 더 확고해졌다.’

〈잡아함경 천식경〉으로 전해지는 부처님 말씀이다.

이처럼 불교에서 전하는 절제하는 삶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광대 김종인 교수 연구팀이 1963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11개 직업군별 평균수명을 비교분석한 결과 1위는 종교인으로 평균 80세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요인으로 신체적으로 규칙적인 활동과 수양, 정신적으로 과욕이 없음과 절식, 금주의 실천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건강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셨을까. 인체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없을 당시 부처님은 자연적인 삶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바로 건강이라고 설했다.

부처님은 〈의경(醫經)〉에서 “사람이 병이 드는 데는 열가지 원인이 있다”며 △오래 앉아 눕지 않는 일 △먹는 데 절제가 없는 일 △근심하는 일 △몹시 지치는 일 △애욕에 빠지는 일 △성내는 일 △대변을 참는 일 △소변을 참는 일 △내쉬는 숨을 참는 일 △들이쉬는 숨을 참는 일이라고 말한다.

다른 경전에서도 음식을 잘 조절 못한다든지, 대소변을 제때보지 않고, 계행을 지키지 않은 것은 일찍 목숨을 여의는 원인이 된다고 이른다.

특히 부처님은 마음수행과 몸의 건강을 함께 챙겨야 함을 강조했다. 〈불설칠처삼관경(佛說七處三觀經)〉에서 부처님은 수행자들이 마음수행에만 몰두하며 몸의 건강을 지키자 않자 몸의 건강도 수행자가 지녀야할 미덕이라고 강조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다양한 건강법이 전해지고 있다.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선 불교의술이 개발된 상태다. 특히 인도의 ‘재야의술’인 아유로베다 의학과 일본의 전통 서식(西式)건강법이 대표적이다.

일본에서는 니시 가쓰조(1884~1959)는 불교수행을 담은 경전과 의서 7만여 권, 세계 각국의 건강법 360여종을 비교연구해 서식건강법을 창안했다. 서식건강법은 약을 사용하지 않고 운동과 식생활을 통하여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아토피, 당뇨, 고혈압 등에 치료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힌두경전 베다에 의해 전승된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요법은 인체의 균형과 정신의 수련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요가를 비롯해 틱낫한 스님이 즐겨한 오일풀링 등이 대표적인 아류르베다 요법이다.

한국에서는 불교전통의 건강법 외에도 인도불교에서 유래한 요가 같은 자가 건강증진법과 연계한 새로운 방법이 발달하고 있다. 호흡과 몸의 구석구석의 동작을 따라 살펴보는 관행수행법인 선무도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아유르베다 요법은 사찰음식과 선식, 차 등 불교 식문화와 연계한 요법이 진해진다. 최근에는 채식, 명상, 오후불식과 같은 불교적인 생활로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성낙진 동국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불교의 건강법과 수행법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키는 대안으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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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한 스님들 비결은…석주·서옹 스님 등

① 적게, 그리고 천천히 먹자
②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자
③ 규칙적인 생활을 하자
④ 절제의 습관을 들이자

건강의 비결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 고승들의 모습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조계종 대종사 중 최고연장자였던 석주 스님의 열반 당시 세수는 95세였다. 스님은 입적 직전의 고령의 나이에도 백두산 천지를 오르고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도 했다고 한다.

석주 스님의 건강법 중 첫번째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이었다. 고령의 나이에도 오전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새벽예불에 참석했으며, 오후 9시에는 꼭 잠자리에 들었다. 오전 6시에는 어김없이 신문을 보았으며 저녁 예불 후에는 1시간 가량 포행을 했다. 식사시간도 항상 일정했는데, 적게 그리고 천천히 먹는 식습관은 여느 장수자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스님은 특히 밥공기 ⅓ 정도의 소식을 했고, 식사시간은 1시간 정도였다. 아침에 죽을 들고, 점심과 저녁에는 밥을 든 것이 보통 사람들과 달랐다.

스님은 항상 몸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붓글씨에 조예가 깊었던 스님은 하루에 1~3시간씩 글씨를 썼다. 입적 한 달 전에 봉은사 개산대제에 참석하는 등 아흔이 넘은 연세에도 포교활동을 펼쳤다. 화를 내거나 크게 웃는 일 없이 항상 평정심을 유지한 것도 스님의 장수 비결가운데 하나다. 혼자 있을 때면 편안한 자세로 좌선을 했다.

세수 92세로 열반하기 전까지 법문을 하고 후학을 지도한 조계종 前종정 서옹 스님은 특히 빨래도 손수하고, 새벽 3시에서 5시까지 정진에 요가를 1시간씩 빠뜨리지 않고 했다. 세수 90세로 최근 열반한 법전 스님도 새벽2시에 일어나 예불과 좌선, 산책의 일과로 수행했다. 스님들의 공통점은 매일 일어나 108배를 하고, 규칙적인 포행을 했으며, 평소 소식을 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정인원 불교의학연구소장(동국대 교수)은 “불규칙한 생활 습관, 폭식과 과식, 스트레스 등을 억제하는 것이 건강·수명과 직결되는 요인”이라며 “건강을 위해서는 큰 스님들의 삶에서 보이는 음식과 생활 습관에 대한 자기 절제의 모습을 일반인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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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 호흡, 108배로 삶에 활력을”
<100세 건강법>펴낸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 스님

긴 호흡 3분하면 신체리듬 살아나
노년 건강, 108배로 하체 유지 도움
소식·단식 등으로 몸안 독소 배출

스님은 왜 장수하는 걸까? 물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최근 〈100세 건강법〉 책을 펴낸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 스님〈사진〉은 “5계를 실천하는데 건강법이 다있다”며 “일반인들에게도 계율은 몸과 마음의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편”이라고 말한다.

스님은 스님들의 건강비결에 대해 “가장 큰 요인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스님에 따르면 밤에는 멜라토닌이라는 생체리듬을 총괄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수면습관을 바르게 지키는 것이 건강의 첫번째 요건이다. 스님은 이어 호흡습관과 식습관을 바로 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데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중심이 호흡법에 있는 것도 몸과 마음의 건강이 호흡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몸에 산소가 부족하면 각종 기능이 쇠락하고, 이는 질병으로 이어집니다. 승가에서 특히 장수한 이들이 많은 것은 이런 호흡법이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인들도 동참할 수 있는 방법으로 3분 호흡 건강명상을 제시했다.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3분이면 됩니다. 우선 자신의 생명에너지를 느끼고, 호흡이 느껴지면 길게 숨을 들이마쉰 후 내뱉는 과정을 세 번 반복하면 됩니다. 그 결과는 몸에서 에너지가 생생되는 것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스님은 이와 함께 오후불식·단식을 비롯한 절제된 식습관과 108배를 통한 근력 유지도 불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건강유지 비결이라고 말했다.

“현대인들이 섭취하는 음식에는 각종 화학첨가물, 농약, 중금속 등이 가득 들어 있는데, 우리 몸은 이런 물질들을 분해하거나 배설하지 못합니다. 고스란히 몸속에 쌓여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소식과 단식이 필수입니다. 건강한 삶은 소식을 생활화하는 것입니다. 단식은 일견 몸이 상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단식을 끝내면 몸은 한없이 가벼워지고 머리는 맑아지며 피로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우리 몸에서 자정 작용이 일어나 자연 치유력을 높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또 108배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허리와 다리 등을 구부리며 각종 장기를 자극하는 근력운동이라는 점에서 젊어서부터 꾸준히 하면 노년기 하체근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님은 “절을 하면 위와 장이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며 “이는 비만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근육 측면에서 보면 노년기에도 건강하려면 엉덩이와 종아리 등 하체가 튼튼해야 합니다. 108배는 몸을 바르게 하는 동시에 척추와 하체의 미세한 근육까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 강화시킵니다. 또한 체온을 올려 몸에 좋지 않은 기운을 내보냅니다.”

스님은 끝으로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복을 짓는 것은 간병이 첫째라하고, 팔복전 중에도 병든 이를 잘 간호하라고도 하신다. 이는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불가의 건강 지혜를 통해 새해에는 불자들이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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