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 양띠 해가 밝았다. 온순해서 화합을 잘하는 양은 평화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사고가 유독 많았던 2014년을 고이 보내고 2015년을 맞는 오늘, 양처럼 대한민국에도 평화와 화합이 깃들기를 발원해본다. 그렇다면 2015년 양띠해를 맞이하는 사부대중들은 어떤 다짐으로 새해의 문을 열까? 그들의 새해 희망을 들었다. <편집자 주>

 

“지방에 자연체험학습장 건립추진이 올해 큰 원”

김주필 주필거미박물관 관장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주필거미박물관 김주필 관장(73·前 동국대 교수)은 1943년생 양띠다. 지난해 박물관 화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5년 양띠 해를 맞아 새로운 사업을 추진중인 그의 신년 계획을 들어봤다.

“지난해 초 박물관에 불이 났어요. 화재를 진압하다 팔을 다쳐 한동안 무척이나 고생을 했는데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아서 이제는 몸이 많이 좋아졌어요. 전화위복으로 박물관은 리모델링을 통해 공간을 두 배로 넓혀 전시시설을 리모델링했습니다.”

대학교수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주필거미박물관의 한국거미연구회 활동을 바탕으로 꾸준히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는 김주필 교수. 특히 2014년도에는 고등학생 회원 중 한 명이 순수 거미 연구만으로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수시합격을 해 경사가 났다.

그만큼 박물관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한다는 김 관장은 2015년도에는 지방에도 박물관을 포함한 자연생태학습장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2013년도 하반기에 부산에서 45일간 박물관의 전시품들을 전시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이후 지방에도 이런 학습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대구 경주 울산 부산 등 지역 답사를 통해 자연합습장 부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협의해 건립 방안을 모색중입니다.”

매일 아침 참선하는 수행자로서 또 나눔을 실천하는 보살행으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김 관장. 그는 장기적으로 동국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도 매진해 나갈 생각이다.

정혜숙 기자 bwjhs@hyunbul.com

 

 “방황하는 젊은이들 위해〈성찰지침서 〉출간예정”

박영재 서강대 교수

그동안 꾸준히 제자들을 배출하면서 참선수행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려온 박영재 교수(61·서강대 물리학과)는 올해 환갑을 맞았다.

2014년 한 해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전념해온 그는 올해에도 젊은이들을 위해 다양한 삶의 지침이 되는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낼 계획이다.

“2014년은 제가 담당했던 교양과목에 온힘을 쏟았습니다. 자기성찰의 입문과정에 해당하는 ‘우주와 인생’이란 과목을 통해 학생들이 동·서양 영적 스승의 삶을 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생지도를 그려 자신의 꿈을 찾아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참선을 보급하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삶의 낙으로 여긴다. 박 교수는 “수업 5분 전에 강의실에 들어오면 수식관을 시킨다. 일단 집중력이 좋아지고, 수식관 요령과 성찰에 대한 목록도 시험문제로 제출하는데 이렇게 한 학기 강의를 하면 학생들이 달라져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강의 시작과 마지막에 인생지도를 그려보게 하는데 이 강의를 듣고 난후 학생들의 인생관이 달라진다. 이때 무한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당당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늘 고민해온 박 교수는 마침 올해 3월부터 6개월간 연구학기를 맞는다. 그는 그동안 교양강의 진행과정에서 모여진 수년간의 자료들을 수집해 <성찰지침서>를 출간할 계획이다.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며 갈팡질팡하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종교를 초월해 지속적 자기성찰을 하고 당당한 삶을 살아 갈 수 있게 하는 책을 출간해 두루 널리 활용되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이나은 기자 oasis1983@hyunbul.com 

 

“주지 맡고 있는 정혜사 새 포교 계획 수립할 터”

조계종 기획국장 남전 스님

“매년 맞는 새해인만큼 양띠 해를 맞는다고 해서 특별한 소회는 없어요. 하지만 한해 부족했던 나를 돌아보고 새해에는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는 각오는 다집니다.”

조계종 기획국장 남전 스님은 양띠 해를 맞이하는 소감에 대해 이 같이 밝히며 말머리를 풀었다. 스님은 누구보다도 바쁜 한해를 보냈다. 종단 중앙종무기관 소임 5년차를 맞아 종무 행정에 매진했고, 서울 창동에 있는 도심 사찰 정혜사 주지와 불교TV의 ‘즉문즉설’ 프로그램을 통한 전법 활동에도 여념이 없었다.

특히 남전 스님은 개인적으로도 올해는 중요한 해이다.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창동 정혜사가 도심 포교 사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원(原)을 세웠기 때문이다.

“지역에 맞는 도심 사찰로 정혜사를 변모시키고 싶습니다. 올해 목표는 사찰 발전 방향과 지역 포교 전략 등을 세부적으로 계획하려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인 2016년에는 포교 불사를 제대로 시작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남전 스님은 을미년 새해를 맞는 불자들에게 ‘심청정 신청정 다신청정(心淸淨 身淸淨 多身淸淨)’이라는 덕담을 전했다. 이는 ‘마음이 청정해지고 몸이 청정해지면 모든 것이 청정해진다’는 뜻이다.

“우리가 기도와 수행을 하는 것은 청정해지기 위해서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부작용과 병폐는 올해도 계속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변화시켜 주위 인연에게도 긍정적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극락과 지옥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성민 기자 motp79@hyunbul.com 

 

“목표에 얽매이기보다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차종호 불자배우

충무로의 떠오르는 신스틸러로 주목 받고 있는 불자 배우 차종호(37) 씨는 1979년생 양띠다. 지난해 그가 오서방으로 출연한 영화 ‘봄’은 밀라노 국제영화제 등 유수 해외 영화제에서 8관왕을 수상하면서 주목 받았다.

그는 현재 영화와 드라마 각종 광고 등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려나가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차씨는 정토회 청년부 행정팀장으로 신행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불자이기도 하다. “요즘은 청년불교대학 회원들을 관리하는 자원활동가로 봉사하고 있어요. 한 학기당 400여 명이 입학하다 보니 일년이면 관리 인원이 800여 명이 돼요. 이렇게 많은 인원을 관리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일과 수행의 통일이라는 정토회의 모토에 맞게 저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새해 목표는 목표를 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뭘까?

“2014년도에 많은 계획을 세웠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덕분에 마음공부를 많이 했죠(웃음) 2015년도에는 주어지면 주어지는 대로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모든 일 부처님 뜻대로 하소서라는 마음으로 잘되면 잘되는 대로 감사하고,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받아들이며 평상심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 수 있는 지혜를 얻고자 합니다.”

5년 동안 매일 108배 수행을 하며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 차 씨는 앞으로도 꾸준한 수행과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그는 내년 영화 ‘경찰가족’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정혜숙 기자 

 

“청년 불자 양성방안 도반들과 만들고파”

신경선 前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

前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이하 대불련) 회장 신경선(25) 씨는 2014년도 한 해 동안 대불련 회장으로서의 임기를 마치고 새해에는 학교로 복귀한다. 휴학을 하면서까지 회장직을 완수했던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인성을 다지는 기간이었다고 말한다.

“전주(전북대)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휴학을 하고 서울에 올라와서 1년 동안 회장직을 역임하며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전국 대학의 불교학생회를 지원해 주며 지난 1년 동안 제 인성을 키우는 한 해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보람된 일은 영부디스트 캠프를 성공적으로 끝낸 것이고, 새롭게 추진했던 불교학생회 매뉴얼 사업은 임기 내에 마무리 못해 아쉬웠습니다.”

전북대 산업공학과 4학년 학생으로 다시 돌아가는 신 씨는 취업준비와 동시에 대불련 전북지부와 함께 불교계 일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예전에는 전북 지역 대학교 대부분에 대학생 불교회가 있었지만 현재는 전북대, 전주대, 군산대 세 곳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전북 지역 대학들의 불교회 활동을 이끌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또한 신 씨는 청년불자 양성에도 이바지 하고 싶다고. “전북불교네트워크는 고등학생들을 위한 생명평화실천단이 있어요. 이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 대불련으로 연결되는 경우를 많이 봤죠. 이들을 잘 이끌어 주었을 때 불자 대학생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전북불교네트워크 보조교사를 통해 고등학생들의 불심을 길러주고 대불련과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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