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사업 추진위 총도감 지현 스님

“조계사 총본산 성역화, 해원·상생의 공간으로”

▲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사업 추진위 총도감 지현 스님
조계사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경복궁, 인사동, 북촌 등을 연계하는 문화벨트의 중심지역이다. 조계사는 수많은 시민과 외국인이 방문하는 명소이며 전통과 근현대 문화가 어우러진 한국을 대표하는 곳이 되었다.

2012년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1일 조계사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평일기준 600명, 주말 1,000여명으로 1년에 최대 26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조계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에게 조계사는 어떠한 모습으로 보이고 있을까? 새삼 궁금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살펴볼진대 모양과 내용을 살펴볼 때 부끄러운 것이 하나가 아니다.

한국사찰의 기본적인 전각도 구비되어 있지 않고 일주문 위치도 전통가람배치와는 맞지가 않다. 외국인 등 방문객에게 한국불교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충실한가 자문할 때 아직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조계사를 중심으로 한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를 통해 현대화된 한국불교를 번듯하게 세우고자 하며, 세계인들이 웃고 행복을 나누는 대한민국 대표 명소로 일신하고자 한다.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불자들의 책무이며 사명이다. 문화는 조화로움을 통해 만들어진다. 전통과 현대,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일상적인 것과 특별한 것의 조화가 문화의 요소인 것이다.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대작불사는 이러한 문화적 요소에 국민의 바램, 사부대중의 오랜 염원을 담아 낼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 정부와 지혜를 모으고 협력하여 서울의 대표적인 역사문화공간을 만들 것이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명소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조계사 주변은 전통 건축술을 통해 열린마당을 확대한 문화공원으로 조성될 것이다.

특히 성역화 사업 중의 하나인 10?27법난 교육기념관은 현대 건축 기법을 통해 해원과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공간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근현대사에서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이들을 치유하는 시설로서 정서적·심리적 상처를 보듬어 주는 안락처가 될 것이다.

과거사를 성찰하는 이유는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고 현재와 미래의 지향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이는 국가와 국민의 불신과 분열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며 화해와 상생의 기틀인 것이다. 

조계종 총본산은 역사교육의 장으로써 한국현대불교사가 아닌 한국사 전체의 맥락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했던 숭고한 선승들의 호국정신을 다시금 알려내야 할 것이다. 또한 전통문화 교육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인지시키고 문화 국민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함양시켜 나갈 것이다.  

참고로 10.27법난이란 1980년 10월 27일 계엄군 및 경찰이 전국의 사암의 법당에 난입해 수많은 스님들을 연행, 고문한 국가에 의한 희대의 불교탄압 사건이다. 현재 국가 특별법에 의거 국무총리 산하 ‘10.27법난피해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 사업으로 조계사 주변에 기념교육관 건립 추진을 계획 중에 있다. 당시 작전명이 ‘45계획’이라 했는데 견지동 45번지 조계사를 칭했던 것으로 총본산 성역화 구역에 법난 교육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0년 전 사찰이 전무했던 4대문 안에 전국의 불자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어 조계사가 시작 되었듯이 이번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는 불교중흥을 위한 제2의 불자선언이자 실천운동이다.

지난 11월 17일 불사추진위원회 출범식을 통해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말씀하셨듯이 10년이라는 불사 기간동안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1,700년 한국불교가 미래 100년, 세계인들을 향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이 길에 사부대중의 지혜와 손길이 함께 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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