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와 인연맺은 독자 이야기

1994년 10월 15일 1호를 시작으로 독자분들의 관심과 애정속에 현대불교신문이 창간 2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으로치면 이제 성년을 맞이하게 된 것이죠. 앞으로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고자 현대불교와 인연이 깊은 분들을 오랫만에 만났습니다. 따가운 질책부터 잘한다는 칭찬까지. 부끄럽지만 신문에 대한 주마가편으로 삼고자 그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법산 스님/ 동국대 명예교수>

신행문화에 변화 일으켜

10년간 논설위원하며
불교계 문제점 꼬집어

창간호부터 약 10년 동안 논설위원이었던 법산 스님. 그동안 참 재미있게 글을 썼다며 지난 시간을 더듬는다.
초대 논설위원에는 고은 시인도 함께였다. 서너명의 논설위원들이 종종 모임을 가지면서 의견도 교류하고 친목도 다졌다. 한달에 한 두 번씩 글을 쓰며 한국 불교의 문제점을 진단하는가 하면 사회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불교계에서 주도권 다툼이 일어난다 싶으면 공정한 시각을 가지길 주문했다.
교계 신문사로서는 처음 실시한 신행수기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경험도 특별했다. 신도들의 신앙심을 북돋아주고 그들이 일상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실시한 공모전이었다. 당시 접수된 작품만 수백편. 스님은 심사를 하며 감동도 받았지만 신도들의 절절한 신행활동이 스스로에게 경종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불교신문이 창간되면서 교계신문에 아주 큰 변혁을 일으켰다 할 수 있죠. 기획력도 남달랐고 교계 언론의 질을 한 층 더 끌어올렸던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어요. 참 열심히 신문을 만들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 덕에 독자입장에서 읽는 재미도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도 현대불교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어요.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고 앞으로도 교계신문으로서의 위상을 세워 사회의 등불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이수환/ 창간제1호 독자>

20년간 신문에서 지혜구해

길을 묻는 이에게 등
관심 기사 스크랩하며 읽어

현대불교신문의 1호 독자다. 신문이 20살 먹도록 옆에서 지켜본 이가 이수환씨. 그동안 마음에 드는 기사를 스크랩한 책이 족히 몇 권은 될 정도다.
그야말로 현대불교신문의 산증인인 셈이다. 그는 창간때나 지금이나 현대불교신문을 두고 참 한결같다고 이야기한다. 충실히 신문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도 이야기했다.
아내가 병으로 누워있을 때 현대불교신문을 처음 접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부처님 말씀이 실린 신문에서 지혜를 얻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는 했다. 남들에게는 그저 종이조각에 지나지 않았겠지만 그에게는 깨침이고 힐링이었다.
요즘 즐겨읽는 지면은 ‘길을 묻는 이에게’, ‘불교로 읽는 고전’, 스님들 법문이 주로 실리는 ‘함께가요 강의실’이다. 학구적 취향답게 약 40여년을 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그다. 서울 잠신고 교장 선생님으로 2009년 퇴임했다. 그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해 참된 교육을 실천하고자 했다. 아이들의 인성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사람됨이 무엇인지 알려주려고 했다.
신문이 도착하는 목요일. 우편함에서 신문을 받아들면 일주일동안 천천히 넘겨가며 읽는다. 기사가 풍부한 것은 좋으나 지면이 많아 독자 입장에서 소화하기는 조금 벅차다고 말한다.
팔만대장경의 오자와 탈자를 조사한다고 대학 국문학과 재학시절 해인사에서 3개월 가량 머물렀던 것이 불교와의 첫 인연이었다. 그 후 대행 스님의 법문을 접하고 불자가 됐다. 지금도 한달에 세 번은 경기 남양주에서 안양까지 절에 다니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현대불교신문을 보며 불자로서의 신심을 꾸준히 고취시키고 있다.
 

<한명우/ 청와대 행정관>

교계지 선도 역할 이어갔으면

첫 불교신행전문지로 시작
질 높은 기획 언론 변화 이끌어

현대불교신문 공채 1기로 입사해 15년동안 기자로 근무했다. 당시만해도 조판을 일일이 손으로 그려야 했던 시절이라 마감은 늘 토요일 새벽 5시였다. 갓 꾸려진 신문사라 사진 한장 구하러 산으로 들로 다니는 건 일쑤. 입사 3개월만에 몸무게가 6kg이나 줄었지만 그래도 보람찼다.
불교신행전문지. 신문사가 생긴 이유였다. 이전까지만해도 교계신문은 대부분 불교종단 관련 소식들로 채워졌다. 경영진부터 평기자까지 제대로 된 신행지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밤잠 줄여가며 합심했다. 불교신도들의 수행현장을 쫓아가고 신행 기획기사를 양산해 내는 등 전문지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불자들의 신행문화도 적극적으로 바뀌어갔고 가는 곳마다 기사 잘 보고 있다는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신문사가 불교계 언론에 앞당긴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인터넷이 도입될 당시 교계지에서는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구축, 실시간으로 뉴스를 전달했다.
“신문사가 점차 성장해가더니 어느 순간 교계지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더라구요. 처음 취재를 갔을 때 데면데면하던 이들도 몇 년 지나니 현대불교신문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두 발에 땀나도록 현장을 뛰어다닌 덕에 신문사도 탄탄해져갔고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도 커졌다. 올바른 신행지를 만들고자 했던 모두의 노력에 독자들이 응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지금 생각해도 현대불교신문에서 보낸 시간을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하고 느낀다.
피땀흘려 일군 신문사가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 이게 곧 불법 홍보라며 현대불교신문이 앞으로도 올바른 불법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언론사로서 제 역할을 다해주었으면 한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김미연/ 교도소 법공양>

불법으로 재소자 삶 변화되길

매달 10만원씩 법보시
20년 보시바라밀의 삶

탈 많은 사회지만 그래도 세상을 맑히는 이들이 있다면 김미연씨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성지순례를 간 절에서 현대불교신문을 처음 접하고 구독하기 시작한 지 2년째. 내용도 풍부하고 괜찮은 신문이란 생각에 구독과 동시에 법보시도 신청했다. 살림을 꾸리는 입장에서 1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부처님 말씀을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흔쾌히 마음을 낸 것이다.
“부처님 법문이 재소자들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 역시 처음 불교를 접했을 때는 말이 쉽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자꾸 읽다보니 마음과 행동이 바뀌더라구요.”
불교를 공부하며 화를 덜 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불법의 가치를 새로이 느꼈다는 그다. 그녀가 법보시하는 신문은 전국 약 400여개의 교도소로 전달된다.
낮에는 직장을 다니며 가정을 챙기는 틈틈이 야간 불교대학까지 다녔을 정도로 신심이 깊다. 신문은 회사에 두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짬짬이 읽는다. 부처님 일화나 신행수기를 즐겨 읽는다. 누구보다 알차게 산다 싶은데 이게 다가 아니다. 미혼모 시설과 아동시설에서 주말을 이용해 봉사를 해온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땀을 흘리는 일도, 남에게 군소리 들어가며 번 돈을 쓰는 것도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이들이 잠깐 지속하다 보람찬 기억으로 남기는 것과 달리 그는 꾸준히 자리이타행을 펼치고 있다.
누군가는 무주상 보시의 보살행이 불교의 전부라고 이야기한다. 별 것 아니라고 수줍게 이야기하는 그의 보시바라밀행 덕분에 세상의 누군가는 분명 불법을 접하고 삶이 달라졌을 테다.
 

<농산 이준용 법사>
초임장교 군장병 포교에 큰 힘

신문 다양한 읽을거리
군법회 진행에 도움

현재 진해기지사령부에 근무하고 있는 이준용 법사는 군포교 일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군법당에 찾아오는 장병들에게 ‘불교 제대로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군법당에는 신문이 비치돼 있지만 사실 군장병들은 불교계 신문에 큰 관심이 없는 편. 하지만 이들 신문은 군법사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전한다. 지난해 부임한 이후 현대불교신문을 읽으며 많은 불교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군부대에 있는 특성상 접하지 못하는 많은 불교계 문화행사를 기사로 보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특히 ‘학술 문화재’는 불교계 교수들의 논문이 소개돼 많은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법사는 이제 문화재 지면뿐만 아니라 ‘길을 묻는 이에게’ 등도 세밀하게 읽고 있다. 불자라면 누구나 수행을 해야 한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피니언 부분의 칼럼 등도 꼼꼼히 챙겨읽다보니 불자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불서는 없을거란 생각도 들곤 한다.
이처럼 신문 덕에 기반지식을 넓혀 법회를 진행할 때 보다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다. 신문에 나온 많은 이야기들을 장병들에게 얘기해주면 관심을 갖고 귀를 세우는 모습에 더 열심히 신문을 읽게 된다.
군법당에 비치된 신문들은 군무원들이 갖고 가기도 한다. 이들 또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며 꼼꼼이 읽는다고 하니 이 법사 역시 뿌듯해진다고 이야기했다.
불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같은 기사, 하루의 힘이 되는 밥알 같은 기사를 담은 현대불교신문이 20년을 맞아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이 법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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