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불광보조 일요법회-월탄 스님(청주 용화사 회주)

▲ 월탄 스님은…1955년 화엄사에서 금오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지난 1960년 불교 정화를 외치며 대법원에서 할복을 감행한 ‘6비구’ 가운데 한 명이다. 스님은 불교신문사장, 한국불교발전연구원 이사장, 중앙종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청주 용화사, 혜은사, 월리사, 제천 한산사, 단양 대흥사에서 회주를 맡고 있다. (사진제공=봉은사)

서울 봉은사(주지 원학)는 8월 24일 불광보조 일요법회에 청주 용화사 회주 월탄 스님을 초청해 특별법문을 진행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을 주제로 열린 법문에서 월탄 스님은 “우리가 추구하는 오욕(五慾)에는 진정한 행복이 없다. 우리 몸은 무명업식으로 잠깐 왔다가는 환(幻)일 뿐이며 마치 활동사진으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잠시 있는 것 이”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죽어도 죽지 않는 영원한 ‘참 나’를 찾아 수행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본 성품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법문의 요지다. 

(주장자를 들며)불자여러분 이게 보이십니까? 탁! 이 소리가 들리십니까? 삼세의 부처님은 이 보고 듣는 놈이 어떤 놈인가를 확실하게 깨달으시고 부처님이 되셨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주장자를 들며)불자여러분 보이십니까? 역대 보살행원들이 다 보고 듣는 그것이 어떤 것인가를 확실히 깨달아 문수ㆍ보현ㆍ관세음ㆍ지장보살이 되고 수없는 보살이 돼서 오늘 이 법회를 증명하고 계십니다. 다시 한 번 불자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이게 보이십니까? 이게 들리십니까? 불자여러분, 보고 듣는 놈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확실히 알면 여러분도 삼세의 부처님, 역대 보살님이 되는 것입니다.

과거칠불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의 바로 전 부처님인 가섭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체중생성청정 종래무생무가멸 즉차신심시환생 환화지중무죄복(一切衆生性淸淨 從來無生無可滅 卽此身心是幻生 幻化之中無罪福)”
즉, 모든 중생의 성품이 청정해 본래부터 생겨남도 멸함도 없다. 이 몸과 마음 모두 환상 속에서 태어났고 환(幻)으로 만들어진 것에는 죄와 복도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몸뚱이는 무명망식(無明妄識)식의 활로로서 잠깐 생겼다 없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몸과 가짜 마음은 환(幻)으로서 눈병 난 환자가 공중에 생겼다 사라지는 아지랑이와 번갯불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가짜로 생긴 이 가운데는 죄, 복, 생, 사 모든 걱정과 근심이라는 것이 본래 없는 것입니다. 이 소리를 듣고 석가모니 부처님은 도를 깨쳐서 7불이 됐고, 가섭존자는 6불이 됐고, 미래에 오실 미륵부처님이 제8대 부처님이 되는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제가 기분 나쁜 이야기 하나만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거 아시나요? 우리 모두가 지금 부처님께서 말씀한 제행무상(諸行無常) 하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사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죽어가고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천상으로 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인간으로 태어나는 내생으로 가는 겁니까? 아니면 아수라ㆍ아귀ㆍ축생으로 될 것입니까? 여러분이 매일 하는 생각과 행동이 어디로 가는지 결정짓는다는 걸 알고 계시죠?

사바세계에 있는 인간들은 자기의 참마음 참사람을 모르고 무명업식으로 생긴 이 몸뚱이가 나인 줄 알고 몸뚱이가 하자는 대로 돈에 집착하고 부부ㆍ부모ㆍ자식 간 애정에 집착하고, 좋은 음식, 건강한 몸, 부귀영화, 명예를 갖고 싶어 합니다. 여러분은 부처님이 말한 다섯 가지 욕망 재욕(財欲)ㆍ성욕(性欲)ㆍ식욕(食欲)ㆍ명예욕(名譽欲)ㆍ수면욕(睡眠欲)에서 확실히 초탈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여러분은 죽는 것입니다.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것이 내 인생이고 이 몸뚱이가 ‘참 나’라고 생각하고 그곳에 전 생명을 집어넣어 살면 여러분은 늙어야 하고 늙으면 병들어야 하고 여러분은 돌아가셔야 합니다. 만약 죽어서 완전히 없어진다면 걱정할 것도 없는데, 문제는 죽고 나서 어디로 갈지를 모른다는 겁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분들은 부처님이 가르친 대로 계정해 삼학을 지키고, 참선을 통해 내 마음 속의 가짜마음을 척결해 일체 걱정 근심을 없애고 잡념이 없는 순수한 마음을 유지합니다.

여러분도 부처님 경전을 아침에 일어나 최소 30분 정도, <금강경>을 읽든 <법구경>을 읽든 염불을 하든, 내 안에 있는 잘못된 생각, 어리석은 생각, 이런 것들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하십시오. 그리고 ‘나는 오늘부터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살도록 노력 하겠다’하고 다짐을 하십시오.
어떤 식의 역경이 오든 거기에 일임을 하되 거기에 얽매이지 말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내 생각이 옳은가, 그른가,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하면서 자신을 반조하세요. 취침 전 최소 한번 정신을 바로잡고 30분 정도 마음공부를 해보세요.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옴마니반메훔을 염해도 좋습니다. ‘오늘 나의 하루는 내가 생각한대로 살지 못했구나’ 라는 반성을 하십시오. 사람들은 온갖 이유와 변명을 대며 자신을 냉철하게 비판을 못합니다.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길어졌다 하더라도, 매일 30분 3개월 동안만 아침ㆍ저녁으로 자신을 반조하는 시간을 가지면 여러분들의 삶은 바뀌어 나갈 것입니다. 원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불자 여러분, 인생은 너무나 짧습니다. 시간과 공간은 영원불변한데 우리는 불과 100~120년 살면서 오래 살았다고 하면 우리는 부처님 법을 너무나 모르는 것입니다.
오욕(五慾)에는 진정한 행복이 없습니다. 반드시 형체를 가진 것은 생로병사를 해탈할 수 없습니다. 형체를 가진 것은 다 늙고 병들고 죽습니다. 나면서부터 죽는 것입니다. 사실은. 나면 벌써 죽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참나, 참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참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보고 듣는 그 중에 참 나가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볼 수 있을까요 못 볼까요. 그들도 캄캄한 걸 봅니다. 그들 안에 ‘봄’을 판단하는 것이 있다는 말입니다. 청각장애인은 무엇을 들을까요. 못 듣는 걸 듣습니다. 이 말은 즉 눈ㆍ귀가 내 생명의 핵이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그 뒤에 나를 조종하는 놈이 있더라 이 말입니다. 그놈을 불교에서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도교에서는 천하를 만든 어머니라고 합니다. 유교에서는 무극(無極)이라고 합니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라고 합니다. 그 창조주가 누구입니까. 바로 여기에 있는 불자 여러분의 본래 마음입니다. 우리는 (불교에서) 본래 마음이라 부릅니다. 그 마음을 확실히 깨달은 분은 부처님입니다. 사실 마음이라는 것도 그저 대명사일 뿐입니다. 우리도 부처님처럼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실히 알고 깨달아야 합니다. 깨달은 사람은 일체 고행이 소멸됩니다.

<반야심경>은 비록 260자로 되어 있지만 팔만대장경의 진수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 경전만 제대로 통달하면 불교의 깊은 진리를 능히 다 터득할 수 있고, 부처님의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께서 깊은 반야바라밀다 공부를 행할 때에 오온이 다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일체 고액을 건넜다는 뜻입니다. 조견(照見)이란 이 세상이 생긴 원인까지 본다는 것입니다. 살짝 본다는 것이 아니라, 왜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났고, 대한민국에 태어났고, 그 많은 인연 중에 내 남편이 되고 내 아내가 되는지 확실히 안다는 것입니다.

이는 색이라는 우리의 육신과 또는 일체 형상과 수ㆍ상ㆍ행ㆍ식(受想行識)이라는 우리 마음을 분석해 보니 우리의 육신은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다만 모든 원소의 집합체로서 시시각각으로 모아지고 흩어지는 존재에 불과한 것이며 수ㆍ상ㆍ행ㆍ식이라는 것도 항상 고정해 있는 것이 아니고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한 것이며 또한 성품의 근원자리에서 볼 때 유라고도 무라고도 할 수 없는 지극히 공한 자리를 깨쳐 애욕 번뇌와 생사 집착에 얽매인 일체 고액을 소멸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마음도 몸도 공(空)했다 라는 걸 믿습니까? 그것이 확실히 믿어지고 실체를 보았으면 여러분은 부처님입니다. 일체의 고(苦)에서 초탈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본래 참 나로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우주의 진리를 깨달은 종교인이라면 걸릴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인류는 그런 경지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아직까지 너와 내가 둘인 그런 종교를 갖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이분돼 있는 것을 타파하고 진정한 평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우주 참진리를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긍지를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이 부처님의 말씀은 과학ㆍ합리적 이론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고통을 해탈할 려면 진정한 길을 택해야 합니다.
여러분, 불교를 확실히만 믿으면 하루 24시간이 재밌습니다. 어떤 시련과 역경이 와도 그것을 웃으며 넘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가르침은 참으로 고귀한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중생으로서 할 일이 많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딸, 아들 노릇 등. 이런 것들을 진정한 행복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80~90년 평생 살면서 희노애락속에 놀아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늘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직 참 나를 깨달은 사람, 참 내 마음을 깨달은 사람만이 그렇게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 진정한 행복은 내 마음 속에 들어있습니다. 행복ㆍ평화ㆍ근면ㆍ성실ㆍ부자ㆍ대통령 등 모든 것이 다 내 마음 속에 들어 있다고 하면, 여러분은 믿겠습니까?

여러분 본래면목으로 돌아가면 그 안 에는 지혜, 복, 덕, 자비 등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무지와 무명으로 인해 잊어버렸습니다. 겨우 욕심 내는 것이 많은 돈, 예쁜 아내, 훌륭한 남편, 똑똑한 손자 등 이런 생각뿐입니다. 이런 것들에 목을 매고 열심히 가긴 가는데, 만족한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중생적 정신, 무명의 정신적 한계에서 우리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참마음을 깨달으면 금방 내가 사형장에 가더라도 하나 겁낼게 없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중국의 승조법사(383~414)라는 스님이 있습니다. 당시 후진의 왕이었던 요흥이 그에게 벼슬을 내렸는데 이를 거절해 왕의 노여움을 사서 사형을 당하기 전 감옥에서 읊은 게송이 있습니다.
“사대원무주 오온본래공 장두임백인 흠사참춘풍(四大元無主 五蘊本來空 將頭臨白刃 恰似斬春風)”
해석하자면, “사대는 본래 주인이 없고 오온은 본래 빈 것이다 내 머리를 칼로 칠 것이지만 봄바람을 베는 것에 불과하리라”는 뜻입니다.
지금 여러분한테 있는 따뜻한 기운은 불[火]기운입니다. 뼈마디는 땅[地]기운입니다. 손톱발톱 딱딱한 것도 땅기운입니다. 피가 도는 것은 물[水]기운입니다. 우리는 바람[風]으로 삽니다. 바람으로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가 합니다. 이 사대의 조합이 잘 되면 건강합니다. 그러나 물기운이 많으면 복막염에 걸리고 불기운이 많으면 중풍에 걸리는 등 조화가 깨지면 건강에 무너집니다.
이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는 원래 주인이 없습니다. 죽으면 모두 다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물은 물기운으로, 불은 불기운 등으로 돌아갑니다. 어떤 것을 내 몸뚱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불자 여러분, 진정으로 행복을 원합니까. 행복이 무엇일까요. 부처님이 말한 행복은 안심입명(安心立命)입니다. 24시간 편안한 걱정 근심 하나 없이 항상 마음이 편안한 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행복은 명예나 애정에 있지 않습니다. 행복은 여러분의 마음 안에 들어 있습니다. 아무리 부부간에 싸움을 했더라도, 남편이 잘하고 잘못했던 간에 너그럽게 자신을 낮추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 아내도 속상했던 마음이 살살 풀립니다. 아내도 남편을 북돋아주고 용기를 주다 보면 부부의 마음은 편하게 되고 그 집안은 잘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한테도 아내한테도 무언가를 바라면 안 됩니다. 행복의 창조자는 바로 ‘나’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절대로 남에게서 도움 받으려 하지 마십시오. 그날 즉시 다른 사람들이 미워집니다. 내 마음에서 저주가 생깁니다. 평화가 없어집니다. 절대로 타인에게서 도움 받으려 하지 말고, 없으면 없는 대로 그저 열심히 사십시오. 오늘부터 여러분 삶의 가치와 인생을 바꿔야 합니다. 어떻게 부모를 편하게 모실까, 내 아내와 자식을 편하게 해줄까. 그런 정성을 바치면 그때 여러분은 관세음보살이 되는 겁니다. 살인자든 범죄자든 미워하는 사람 모두를 불쌍히 여기고, 하고 싶은 일이 뜻대로 안되면 최선으로 내 안의 관세음보살을 찾으세요. 아침저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속상할 때 정성스레 관세음보살을 찾아보세요.
절대로 밖에서 찾지 마십시오. 여러분 안에서 보현보살, 지장보살을 찾으세요. 여러분 안에 다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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