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호떡’ 봉사 김영욱·김용자 부부

貪心 줄이기
탐심
-더 나누자
복지관·보육원 방문
호떡 무료 나눔 15년
“불행은 욕망서 비롯”

▲ 인경 스님 (동방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학 교수)

한여름에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호떡집이 있다. 다만 본점보다는 전국 지점이 인기다. 오늘은 경기도 광명, 내일은 강원도 강릉. 매일 오픈장소도 다르다. 김영욱(66)·김용자(64) 부부가 굽는 사랑의 호떡은 7년째 전국 곳곳에서 신출귀몰한다. 매일 하루 호떡 400여개를 구워 이웃들에게 나눔을 전하는 ‘통 큰 보시행’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김영욱 부부 내외가 호떡 기부를 시작한 것은 2000년. 호떡을 30년 넘게 팔아오면서 어느 날 가게 주변 경로당에서 간식거리 없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호떡을 대접한 것이 계기였다. 2009년 가게를 정리하고 트럭을 마련해 전국 복지관, 요양원, 장애인 시설 등을 돌아다니며 무료로 호떡을 나눠줬다. 거리가 먼 곳에는 호떡 100장씩을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 처음 봉사를 시작하며 마련한 설탕 1000포가 현재는 30포 가량 남았다.

봉사를 하려고 금 목걸이도 팔고 강릉에서 인천으로 이사한 김 할아버지. 현재는 인천 부평구에 ‘사랑의 호떡집’을 마련해 주말에만 가게를 열고 주중에는 봉사하러 다닌다. 점포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50만원이다. 김 할아버지 내외는 이곳에 딸린 작은 방에서 생활한다. “돈이 돌지 않고 한 군데 모여 있으면 곰팡이가 핀다”면서 “돈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흘러가야 한다”는 것이 할아버지 내외의 생각이다.

이런 선행 덕분에 지난 20011년에는 한 기업 주최 우정선행인으로 선정돼 상금 3천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그마저 저소득층 지원과 전국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다.
호떡차안에는 ‘불행은 욕망에서 움트고 사랑은 믿음에서 싹트며 행복은 나눔에서 빛난다’는 할아버지의 생활신조가 쓰여있다.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소박함 역시 할아버지가 닮고자 하는 모습이다. 불교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 독실한 불자였던 부모님께서 이웃들에게 보시행을 펼치는 것을 보고 감화를 받았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굶주린 누군가를 위해 항상 수저 한 벌 더 놓던 부모님이셨다.
“행복해지려고 다들 돈을 벌지 않습니까. 그러나 행복을 깨달은 사람들에게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돈을 버는 이유와 사는 목적이 내게는 같습니다.”

할아버지 내외는 행복이 나눔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선각자다. 호떡이 별 맛이냐 하겠지만 ‘사랑의 호떡’은 먹는 이들마다 감상이 다르다. 교도소 수용자들은 “어릴 적 추억이 담겨있는 따뜻한 호떡을 이곳에서 맛보게 될 줄 몰랐다”며 씁쓸달콤한 회한에 잠기고, 80세가 되도록 호떡 한번 먹어보지 못했다는 할머니는 고맙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사회복지사에게 부탁해 쓴 편지를 부쳐오기도 한다.

호떡을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고맙다고 말하는 할아버지 부부.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천리를 간다. 노부부의 고매한 인품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배현진 기자 linus@hyunbul.com


瞋心 줄이기
진심
-더 낮추자
진심, 원하는 것 얻지 못하고
방해하는 상황 있을 때 생겨
욕심 버리면 분노 사라져

“화나면 3분간 명상호흡… 나 어느새 잊어”

 

▲ 인경 스님 (동방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학 교수)

현대 자본사회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필요이상으로 과도한 생산과 목표달성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사람들에게 막중한 스트레스와 분노, 불안을 겪게 한다. 분노는 모두 욕망에서 비롯된다.

동방대학원대학교 명상심리학 교수 인경 스님은 “진심은 자기가 원하는 것[貪心]을 얻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어떤 사건이나 사람 또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성남과 분노가 일어나는 것”이라며 “또 사람마다 분노의 표출이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화를 내는 대신 우울감을 느끼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불안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인경 스님에 따르면 화(火)는 자신을 방해하는 요소나 장애를 분명하게 인식 할 때 일어난다. 우울감은 공격의 대상이 나 자신에게 향할 때 우울해 지며, 불안감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을 모를 때 생겨난다.
인경 스님은 “욕심과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 진심을 없애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욕심과 상대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는 겁니다. 상대에게 원하는 걸 기대했는데 그만큼 되돌아오지 않는다면 화가 납니다.”

스님은 만약 이미 화가 났다면 자신이 화가 나고 있다는 사실을 명상을 통해 즉각 알아차려야 한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 대인관계를 개선하는 기술을 향상시켜 대상에게 화를 내는 것을 줄이고, 모든 대상에게 자비와 사랑의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자신을 통제하고 알아차려 자애의 마음을 이끄는 데는 명상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또한 상담을 공부하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절할 수 있고 대인관계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명상과 상담은 같이 공부해야 극대화 됩니다.”

하지만 스님은 분노와 화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인경 스님은 “성차별 등 사회적 정의나 차별에 대해서는 구분하면서 분노를 적절히 표현할 줄 도 알아야 한다”며 “과도하게 분노하고 상대에게 상처 주며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문제가 되는데 이는 사회적 훈련이 결핍돼 일어나는 문제다. 이런 부분은 상담과 사회적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분노조절을 하지 못해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스님은 “입시, 경쟁, 경기 악화, 정치적 대립 등 사회적 문제로 비롯된거라 본다”며 “반드시 개인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문제로 사회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경 스님은 화가 날 때 ‘3분 명상’을 해보라고 권했다. “3분간 명상호흡을 해보세요. 3분이 되면 자율신경계가 자동적으로 가라앉게 됩니다. 첫 번째,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두 번째,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화내는 내가 진짜 나 일까? 무엇이 진짜 나 일까’를 생각하는겁니다. 이렇게 3분만 해보면 흥분상태를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이나은 기자

癡心 줄이기
치심
-더 비우자
치심은 본성 망각서 비롯돼
법보시, 癡心 극복 위한 실천
스님 의지말고 독자성 지녀야

▲ 오형근 (동국대 명예교수)

유식학의 최고 권위자로,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장을 역임했던 한국불교학계 원로석학 오형근 동국대 명예교수(대승불교연구원장)는 “치심 극복은 자신에 대한 아집을 버리는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오형근 명예교수는 현재 600부 반야경 전체를 해설한 해설서와 원효 스님의 선사상을 ‘원효선(元曉禪)’의 경지까지 끌어올려 한국적인 선수행의 정체성을 밝히는 〈원효선사상〉을 펴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오 교수는 “치심 극복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망각을 없애야 하는 것”이라며 “유식학에서는 치가 말라식에서 일어나고, 아뢰야식을 망각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이어 “진리를 망각하고 육체를 조금 쉬게하는 것을 행복으로 아는데 이 것이 바로 치심의 근원”이라며 “진리를 완전히 파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명감이 나타나며 그로 인해 불철주야 중생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러한 치심이 나타나는 과정은 유식과 아함 등에 이론적으로 정리된 부분이 많기에 대중들이 이론공부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 교수는 대중들의 수행이 독자성을 지녀야 하며, 사찰 행사에 치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법회 등 사찰의 불사에 참여하되, 신도들끼리의 법회가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불자들은 법회에 참여해 법문을 듣고 그대로 잊곤 합니다. 불교교양대학에서 교학적인 내용을 함께 배우면 더 좋지만 그런 것이 힘들다면 신도들끼리라도 법사·교수 등을 모시고 한권 한권 깨우쳐 가야 합니다.”

오 교수는 산중의 선수행 뿐만 아니라 속세에서 생활 속에서 진행하는 수행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속세는 현상을 가지고 사는 것으로 산 속에 있더라도 마음 속에 세상에 대한 번민이 있다면 그 곳이 속세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불교가 이웃종교에 비해 쇠락해 진 것은 우리세대의 잘못이 크다. 법문을 듣는데 그치지 말고 주변에 전법을 할 수 있는 포교사로서의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결국에는 불교 책을 읽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법보시 운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법보시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도 함께 무명을 깨치는 치심 극복을 위한 또 다른 수행이라고 말했다.

“불교에는 치심에 대한 정리와 그 극복을 위한 내용이 이론화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잘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치심 극복을 위한 길이 열릴 것입니다. 주변의 이웃들과 함께 공부하고, 또 논의하고, 생활 속에서 이런 가르침을 실천하는 새로운 불교운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노덕현 기자 noduc@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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