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여론 환기…합천 평화대회 8월 5일 예정

중고교 역사 교과서 24종 중
원폭피해 기록 단 1종ㆍ1줄 서술 그쳐
합천평화의집, “정부 무관심 방증“

8월 5~6일 합천평화대회ㆍ추모제
영화상영ㆍ백일장ㆍ사진전ㆍ공연 등
비핵과 평화 의지 되새길 계획

국내 중고교 역사 교과서 24종 중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한 서술을 한 경우는 1종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폭2세환우 쉼터 합천평화의집(원장 윤여준)은 고교한국사 8종ㆍ고교세계사 4종ㆍ고교동아시아사 3종ㆍ중학역사 9종 등 국내 중고교 역사교과서 29종을 살펴본 결과, 한국인 원폭피해 관련 기술을 한 곳은 두산동아 단 한 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7월 31일 밝혔다. 2013년 검정 <두산동아 고교한국사>는 “한국인 사망자가 4만여 명에 달한다”고 기술했으나 그마저도 1줄 서술에 그쳤다.

합천평화의집은 “일본군위안부, 사할린 동포, 원폭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방치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일제강점하 피해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 노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출판사들의 무관심 역시 이를 방증하는 것 아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인 원폭피해자에 관한 사회적 무관심이 그대로 교과서 기술에서도 드러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역사 교과서의 경우 관련 내용 누락은 물론 갈수록 분량마저 축소되고 있다.

2011년 두산동아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경우 “한국인 원폭피해자는 얼마나 될까?” 라는 제목에서 “원자폭탄이 떨어진 후, 거의 모든 건물이 파괴되고 무수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무게 3톤의 원자 폭탄, 한 기가 품어낸 엄청난 양의 빛과 열기가 한순간에 16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다행히 살아남은 사람 중 35만 명도 방사능 피해를 입었다. 그중 3만여 명이 살아남아 귀국하였지만, 그 자녀들까지 각종 질병과 질환에 시달리며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다”고 기술했으나 2012년 이후 중학교 검정교과서에서는 삭제됐다.

합천평화의집 이남재 사무총장은 “피폭자들에 대한 지원ㆍ보상의 법적 근거와 복지 지원이 미비한 현실”이라며 “국내 원폭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핵ㆍ방사능 피폭자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평화 행사가 열린다.

‘제3회 2014합천비핵․평화대회’가 국내 원폭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한국의 히로시마-경남 합천에서 8월 5일 개최를 앞두고 있다.

비핵․평화 영화상영회, 탈핵활동가들의 이야기한마당 ‘왜, 탈핵인가?’, 평화꾸러미-평화 걸개그림, 비핵․평화 백일장, 비핵․평화 골든벨이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강당에서 열릴 예정으로, 합천군민들과 원폭피해자,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비핵과 평화에 대한 의지를 고양시키게 된다.

영화 상영회에서 감상할 작품은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사고 이후 원전 주위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원전마을을 쫓겨나서-후타바마치의 기록(호리키리 사토미 감독 作)’ 이다. 방사능 위험성에 대해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다큐멘터리로 핵과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이어 저녁 7시부터는 합천군 황강변 야외공연장에서 합천군민들과 함께하는 비핵․평화한마당이 열려 합창, 마술, 난타, 판굿 등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튿날인 8월 6일에는 69주기 한국인 원폭희생자 추모제가 열린다.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해 희생된 한국인 원폭희생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열린다.

추모제는 정부의 무관심으로 국가적 추모행사가 없던 중에 일본 종교단체가 2010년까지 주관해왔으나 2011년부터 한국 유족들과 피해자 단체, 합천평와의집이 주축이 돼 조계종과 지자체의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원폭피해자 및 2세환우의 일상이 담긴 사진전 역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대회는 ‘합천, 평화를 말하다’라는 슬로건으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한국원폭2세환우회와 위드아시아(이사장 지원)가 주관하고 합천평화의집(원장 윤여준)이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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