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불복장보존회, 7월 9일 조계종 최초 의식 일반 공개

보존회 스님들이 제작한 오보병을 후령통에 넣은 후 이를 불복장에 안치하는 의식을 올리고 있다. 사진=박재완 기자
불모에 의해 만들어진 불상 속에 사리와 경전 등을 봉안해 신앙의 대상으로 바꾸는 복장ㆍ점안의식. 부처님의 진신과 가르침을 모시는 의미로 인해 그동안 사찰에서 비밀리에 행해졌던 이 의식이 일반대중 앞에 상세히 공개됐다.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 보존회(회장 무관, 조계종 법계위원)는 7월 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전통 불복장의식 및 점안의식 시연회’를 열었다.

그동안 각 사찰에서 통일된 의식 없이 진행돼 온 복장ㆍ점안의식을 정립하기 위한 이날 자리에는 500여 불자들이 참석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경암 스님이 오방경, 연기문과 각종 다라니를 정근과 함께 후령통에 안치하고 있다. 사진=박재완 기자
의식 시연에 앞서 보존회장 무관 스님은 “복장점안의식은 사찰에서 비밀리에 행해지기에 많은 이들이 그 심오함을 알지 못해 점차 형식적이고 간소화된 의식에 그쳐왔다”며 “복장의식과 점안의식이 지닌 의미와 과정을 살피고 그 의미를 깊이 새길 수 있도록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무관 스님은 이어 “이번 자리를 통해 조각품인 불상이 어떻게 부처님을 상징하고 우리 신앙의 대상으로 되는지 살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문화부장 혜일 스님 대독을 통해 “복장점안의식은 불가의 가장 신성한 의식임에도 그동안 조명되지 못했다”며 “순금으로 만든 불상이지만 진리에 닿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복장점안의식을 통해 그 가르침, 즉 부처님이 상주하도록 하는 의식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성된 후령통을 단에 올려놓고 부동존진언 가지를 마친 뒤 단상 위에 안치해 알가공양을 올린다. 사진=박재완 기자
이날 시연은 보존회장 무관 스님, 성오 스님, 도성 스님, 경암 스님이 집전했다. 의식은 행사 전 도량결계 및 오방단 설단이 진행됐으며 보존회원 경암 스님의 다라니 인경을 시작으로 청중제회, 생반삼분, 후령통 조성, 알가공양 등의 복장의식이 진행됐다. 이어 법당 및 성상결계, 점안의식, 점필의식 등 점안의식이 진행됐다.

한편,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 보존회와 불교문화재연구소는 10월 중으로 불복장, 점안의식을 주제로한 학술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이날 불복장 점안의식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물목이 소박해지고 설행절차가 약소해진 의식절차를 다시금 되살리고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박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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