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현 ‘길을 묻는 이에게’ 화백

▲ 최주현 화백(55)

“이제는 ‘길을 묻는 이에게’ 삽화를 그려야지만 일주일을 제대로 마무리 한 느낌이 들어요.”

최주현 화백(55)은 1997년 10월 8일 ‘길을 묻는 이에게’가 전면 2페이지로 확대 되면서부터 현재까지 ‘현대불교’와 인연을 맺고 1500여 점이 넘는 삽화를 그려왔다.

불교계에서 일하는 지인의 소개로 시작된 ‘길을 묻는 이에게’ 삽화 작업은 최 화백에게는 삶의 일부가 됐다.

모친이 불교여서 불교와는 친숙했지만, 처음 대행 스님의 법문을 접했을 때는 적잖은 고충을 겪기도 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법문을 읽었을 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막막했어요. 제가 법문을 제대로 이해해서 함축적으로 잘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좀 있었죠.”

‘길을 묻는 이에게’에 실리는 대행 스님 법문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 화백은 이에 착안점을 두고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나지 않도록 삽화를 그려나갔다. 일반인들도 삽화를 보고 그 안에 담긴 함축적 의미를 생각해봤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대행 스님의 법문은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내용들이 많더군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았어요. 또 개인의 성향과 고민에 맞게 조언을 해주시고 이끌어 주시는데, ‘아 정말 큰 스님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주 법문의 주제가 달라지니까 그 주제의 포인트를 잘 잡아서 최대한 단순화하려고 노력했어요.”

최주현 화백의 작품 특징은 인물의 얼굴이 모두 작다는 것이다. 최 화백은 “모델이 패션쇼 런웨이에서 웃으면 옷은 보이지 않고 얼굴에만 시선이 가게 된다. 그래서 나도 될 수 있는 한 얼굴을 부각시키지 않고 그림의 행위 자체나 몸짓, 배경으로 법문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잠재의식과 내면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최주현 화백은 대행 스님의 법문을 읽으며 그림을 그리는 것이 더없이 좋은 수행이라고 말한다.

“글을 읽으면 가끔 힘들고 지쳐있던 제 마음이 치유가 되는 걸 느껴요. 또 가끔은 대행 스님의 아리송한 법문을 그림으로 표현하기가 잠자리채로 구름을 잡는 것처럼 어려울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껴요.”

‘현대불교’의 ‘길을 묻는 이에게’와 앞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겠다는 최주현 화백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그림을 편하게 마음에서 떠오르는 그대로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그림이 이걸 뜻하는구나’라는 식의 정답은 없어요. 그냥 각자 느끼신 대로 그림을 봐주고 ‘씨익’ 한번 웃는 다면 그만큼 저에게 기쁘고 보람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 이 그림은 오랫동안 ‘길을 묻는 이에게’ 삽화를 연재해온 작가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 1000호를 기념해 최주현 삽화가가 보내온 그림들. 이 그림은 자유롭게 여러 가지를 표현한 것으로, 최 화백은 “설명을 듣기보다 각자 개인이 그림을 보며 느낌을 가져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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