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친 당신 ‘我生如堂’ 템플스테이로

안다 안다. 당신은 지쳤다. 지금 여기 한국에 산다는 것만으로 당신은 충분히 지칠법하다. 바람 잘 날 없는 사회를 보며 한번쯤은 좌절감을 느꼈을 테고 개인사 역시 마찬가지로 깔깔했을지도 모르겠다. 돈, 활자, 사람들에 이리저리 휩쓸리던 일상은 무거웠을 것이며 열에 아홉은 내 뜻과 역주행하는 세상에 스스로 마모되어 갔을 테다. 그것이 꿈이든 건강이든 관계든 알게 모르게 생긴 스크래치를 당신은 돌볼 틈도 없었고, 아물게 하는 법도 몰랐다. ‘괜찮아 다 잘될거야’ 같은 위로보다 ‘괜찮다 다 지나간다’ 라는 말에 안심이 된다면 정말이지 당신, 수고했다.

그런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나를 챙기기 위한 여행을 제안한다. 지난 12년간 250만명(한국불교문화사업단, 2013년 기준)이 검증했다. 그 중 대다수가 ‘나를 찾고 싶다’며 두 발을 뗐다. 그리고 한결 가벼워진 웃음을 안고 세상 속으로 다시 스며들었다. 지친 이들을 도닥이며 따스하게 끌어안은 곳. 템플스테이다.

자연이 힐링하지 못하는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산사가 힐링하지 못하는 이도 없을 것이다. 천년 넘게 산에 몸을 누이고 같은 자리를 지켜온 산사. 고요, 아늑, 온순함이 세월의 더께만큼 깃든 고찰의 품 안에서 세상사에 달뜬 우리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이른 새벽 서늘한 공기에 실려 울리는 범종의 은은한 소리는 마음의 불안을 씻어낸다. 범종소리에 이끌려 바깥으로 나왔다면 아슴아슴 떠오른 초승달을 바라볼 일이다. 운 좋게 노란빛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는 유성우는 덤이다.

아집과 욕심을 접으며 108배를 해본다. 끊임없이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아상을 누르며 나를 낮추다보면 누군가는 까닭모를 설움에 눈물을 뚝뚝 떨구기도 한다. 나와 화해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이들이 쏟아내는, 수줍고 어설프지만 진솔한 몸짓이다. 이처럼 현대인의 치유테라피로 자리 잡은 템플스테이에는 생명을 재생시키는 힘이 들어있다.

그리고 다시, 템플스테이가 다시 새로워졌다. 동시대인들의 행복, 위로, 비움,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참가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바탕이 됐다. 기존의 수련회 이미지 역시 벗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부처님 품안에서 쉬다 갈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참가자들이 산사를 찾으며 스스로에게 던진 간절하고 치열한 물음에 부응하고자 공감형 템플스테이로 거듭났다. 템플스테이 시즌2를 맞아 패밀리 브랜드 ‘아생여당(我生如堂)’이 탄생한 것이다.

위로받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아아(我我), 생명의 건강과 자연과의 동화를 이야기하는 생생(生生), 화와 욕심으로부터 자유롭게 살 것을 권하는 여여(如如), 꿈을 위한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는 당당(堂堂) 템플스테이로 탈바꿈했다. 기존 템플스테이가 기본, 휴식, 문화체험, 수행형으로 나뉘어져 있었다면 아생여당은 위로, 건강, 비움, 꿈이라는 카테고리로 재구성됐다. 세상 모든 이들이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 평화와 행복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을 때까지, 산사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을 것이라고 새롭게 태어난 템플스테이는 말한다. 다시 한번 격려받고 자유롭게 꿈꾸고 싶다면, 아생여당 템플스테이로 떠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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