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 저소득 가정 환자 치료비지원 사업
2000년부터 635명 환우에게 26억여원 지원
매월 600만원 모연 타인 위로가 환자에게 힘

▲ 2010년 다리 수술을 받아야 했던 이금성씨는 생명나눔실천본부를 통해 치료비를 지원받고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출처=생명나눔실천본부)

병에 한 번 걸리면 가계파탄은 감내해야 한다. 암 등 중대 질병 치료비는 수천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4대 중증질환 병원비를 100% 국가가 부담하는 제도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건 최소 천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중증질환 환자와 가족들을 겨냥해서였다.

건강보험이 질병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해 주지 못하자 몇 년전에는 1인당 1만1천원을 더 내는 대신 모든 의료비를 건강보험 하나로 해결하자는 ‘1만1천원의 기적’같은 시민운동이 등장한 적도 있다.

돈이 없으면 생명권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가 복지의 빈 곳을 메워주는 쪽은 아무래도 민간 몫이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의 환자치료비 사업도 그 중 하나다.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중 기초생활수급자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2000년 시작됐다. 그동안 635명의 환자들이 26억 5813만원을 지원받았다. 1인당 평균 지원받은 금액은 418만원.

치료비 지원 대상 선정은 전국 병원, 복지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시군구 사회복지과 등에서 추천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매월 이루어진다. 공식적인 창구를 확보함으로써 환자 선정과정에서의 형평성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다. 매달 접수되는 인원은 13명 내외. 그 중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을 우선으로 치료비, 개인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자체 심의 후 결정한다.

지원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정기지원은 가장 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된 환자를 매월 1명 선정해 생명나눔실천본부 소식지나 언론 등을 통해 모금한 금액을 전달한다. 최근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홍보매체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교계 쪽 지원비율이 높다.

한 달 모금 금액은 대략 6~700만원이지만 1인당 수혜금액은 500만원이다. 나머지 금액은 특별지원형식으로 선정과정에서 탈락된 환자들에게 1백만원의 후원금 혹은 쌀 20kg으로 전달된다.

후원을 받은 환자들은 고맙다고 눈물을 훔치기 일쑤다. 잠시나마 생계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이유외에도 타인이 보여준 연대가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2010년 직장암으로 생명나눔 치료비를 지원받은 유정미씨 또한 “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관심에 고마워하며 매순간 이를 기억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서 세 아이를 키우던 중 암판정을 받고 생명나눔을 통해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천구씨 역시 신장이식에 필요한 수술비를 생명나눔을 통해 후원받았다. 이씨는 “또 다른 삶을 선물받았다고 생각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사회에 조금씩이나마 보답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환자들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관심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수천만원의 병원비가 필요한 이들에게 현 후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 생명나눔의 장기 계획은 지원규모를 늘려가는 것이다. 자활 가능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기존 개인후원자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후원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생명나눔측의 설명이다. 불교계 경제인사들에게도 접근해봤지만 단 한건도 호의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

생명나눔 심정민 사무총장은 “이웃종교의 경우 종교지도자 분들이 홍보활동에 적극 앞장서고 교구별로 환자 지원사업을 하는 등 나눔에 대한 인식이 교리와 맞물려 자리잡은 덕분에 모연이 수월하게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후원금 역시 천만원에 달하는 등 지원규모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불자들의 경우 생명나눔 사업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결정적으로 행동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 역할이 부재하다”며 평소 불자들의 신뢰와 공경을 받는 스님들의 적극적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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