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국불교 포교합시다- 포교 제언 6題(上)

한국불교는 정체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는 것은 포교와 전법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포교 전략과 종책 개발은 시급하다. 본지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시대에 맞는 포교 제언에 대해 분석했다.  편집자 주

계층·트렌드 변화 등 대응 필요… 대책 수립 시급
① 한국불교 포교 계층을 개발하자

1인 가구 급증 등 사회 변화
대비 미흡… 사각지대 생겨

▲ 2012년 조계종 전법단 출범 2주년 기념 세미나 및 기념법회 모습. 계층 포교를 위한 포교 자원 개발은 꾸준히 이뤄져야 할 숙제이다.
일반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계층’은 재산·지위·신분 등 객관적 조건이 동일한 사람들의 집단화 한 것으로 사회적 성층(成層) 등과 함께 사회구성을 밝히기 위해 사용되는 개념이다.

한국불교도 동일한 조건의 사람들을 계층으로 묶어내 포교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계층 포교는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청장년, 노년 등 생애주기별 계층을 비롯해 △경찰, 군대, 교정 교화 등 특수층 △ 직장을 중심으로 한 직장 직능 등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조계종 포교원에서 각 계층별 전법단을 구성해 포교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불교가 계층 포교에 역점을 두고 체계적인 전법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족한 부분도 존재한다. 계층 분화 등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를 읽어내고 연구해 포교에 적용하는 연계 작업이 잘 보이지 않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1인 가구’이다. 2013년 통계청의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 달했다. 4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라는 뜻이다. 이는 전체 가구에서도 가장 큰 비중이다. 1인 가구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 등은 이미 마케팅에 적용되고 있는 수준이다. 실제 부동산에서는 오피스텔 등 도시형 생활 주택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소형 세탁기 밥솥과 같은 미니 가전, 낱개로 포장된 과일과 채소 등을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 다인(多人) 가구보다 소비 규모가 크고 특히 정서적 안정을 중시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1인 가구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정서적 안정과 치유를 줄 수 있는 포교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계층의 요구들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포교 전략과 조직들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한국불교의 직면한 관제 중 하나다.   

이런 부분에 가장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는 종교는 개신교이다. 이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1월 13일 개최한 ‘타겟(Target) 2030-한국 선교 미래 25년 계획’ 3차년도 발표를 보면 알 수 있다.

‘타겟 2030’은 지난 2006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를 5년씩 구분하고, 각 5년마다의 구체적 계획을 6개의 전문 선교 영역으로 나눠 수립한 것이다.

현재 이들은 △이론 연구: ‘타겟 2030’에 적합한 이론 개발, 한국선교학 개발 △훈련 파송: 세대별, 계층별 다양한 훈련 시스템 개발, △선교 행정: 효율적인 선교 시스템 개발 및 적용 △전략: 전방개척 전략 개발 활성화, 문화선교 콘텐츠 개발 △동원 홍보: 지역교회 선교 체질화, 세대별 다양한 계층 선교사 자원 개발 △지원 분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통합 지원 시스템 구축 강화, 지원 분야 선교사 발굴 등을 계획으로 삼고 활동하고 있다.

당시 발표를 맡았던 선교사는 진행 상황에 대해 “목표를 위한 영역별 전문가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포교도 끊임없이 대상 계층을 세분화하고 개발해야 하며, 트렌드에 맞는 니즈들을 찾아내 적용해야 한다. 그것이 포교 성공의 초석이다.
 

 ‘도심 포교 공동화 줄이기’ 힘쓸 때
② 한국불교, ‘도시 변화’에 주목하자

수도권 거점 사찰 지정 시급
현실에 맞는 교구 분구 필요
신도시 종교용지 확보 노력도

▲ 조계종이 매입한 종교용지 전경. 신도시 포교를 위한 종교용지 매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 사회의 ‘도시화’는 분명히 현상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신도시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세종시로 대표되는 지방 신도시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도시 내에도 재개발 사업으로 새로운 용도 지구들이 만들어진다. 도시는 꾸준히 변화한다.

하지만 한국불교는 도심에 취약점을 보인다. 인구 절반 가량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도심 포교는 꼭 선취해야할 황금 어장이다.

이에 괄목할 성과를 보이는 곳이 가톨릭이다. 가톨릭 사목연구소가 내놓은 2013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서울대교구의 신자 수가 한국 가톨릭의 27.1%를 자치하며, 수도권 교구를 모두 합치면 전체 신자의 56.1%로 그 수는 300만 명에 달한다.

또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종교인구 비율을 살펴보면 가톨릭은 1985년 6.3%에 불과했던 신자가 1995년에는 8.4%로, 2005년에는 13.4%로 증가했다. 반면 불교와 개신교 모두 2~3% 정도 수도권 지역 신자가 줄어들었다.

현재까지는 불교의 종교인구 점유율이 한국 종교 가운데 가장 높지만 수도권에서는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년 간 개신교와는 8%가량 격차가 벌어졌고, 가톨릭은 2% 밑으로 쫓아왔다.  

이 같은 열세는 서울의 중산층 이상 밀집 거주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 양천구를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거주자의 자산규모와 교육 및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이들 지역에서 불교는 3대 종교 중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문제점은 현재 불교계가 분명 인식하고 있는 사실들이다. 그나마 최근 조계종?천태종 등이 세종신도시에 종교 용지를 매입해 사찰 건립을 잇달아 추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조계종의 경우 위례 신도시에도 종교 용지를 마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신도시 종교용지를 확보해 사찰과 포교당을 건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는 2012년 발표한 ‘수도권불교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불교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1994년 개혁 이후 조계종이 수립한 수도권 포교 정책, 넓게는 종단 전체의 포교정책, 근본적으로는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하기 위한 교구자치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사찰들은 하나의 단위로 묶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지 못한 채 파편화한 사찰들이 각자도생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현 상황을 비판했다.

사실 ‘도시 변화’에 따른 불교의 포교 전략은 이미 선행 연구들과 이에 따른 제안들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의 경우 수도권 불교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공백 지역 최소화를 위한 명확한 교구 획정 △직할교구 세분화 △직할교구 행정조직체계 확립 △교구종회 활성화 등을 내놨다. 특히 연구소가 제시한 직할교구를 강남과 강북, 인천으로 분구하는 방안은 심도 있게 고민해볼 문제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불교미래사회연구소도 2011년 발표한 ‘수도권 포교 공동화의 현황과 대처방안’에서 △중앙과 교구본사 차원의 포교 거점 사찰 건립 △수도권 사찰 지역연합회 구성 △현행 직할교구 재편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불교 공동체 정신 복원 지역사회와 소통 나서야
③ 사찰, 마을 공동체 중심으로 거듭나자

사회적 기업·협동 조합 등
현대 공동체 설립 주도 필요
백담사 등 괄목할 성과 보여

▲ 백담사는 어려운 마을의 공동체 형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버스 사업권을 넘겨 2013년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물질만능주의와 과다경쟁으로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이러한 시대 상황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적인 삶으로 공동체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한국불교는 공동체적인 모습을 많이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신라시대 이후 신앙공동체인 향도(香徒)와 고려시대 승도(僧徒)에서 공동체적 전통을 찾아볼 수 있으며, 사찰은 오래 전부터 사하촌을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이런 전통이 사라지면서 공동체의 복원을 통해 한국불교가 내외적으로 건실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지역공동체 사업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의 형태로 운영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대표적으로 △백담사 마을기업 △‘아시아밝음공동체’ △마을기업 (주) 행원 등이 있다.

설악산 백담사 아래 위치한 용대 2리는 사찰의 지역공동체 확산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마을기업이 생기기전, 주민들의 살림살이는 인근마을보다 좋지 않은 편이었다. 백담사는 어려운 마을의 공동체 형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버스 사업권을 넘겨주었고, 주민들은 2011년 ‘용대2리 주민백담마을 영농조합법인’(백담마을기업)과 ‘용대향토기업’ 등 2개의 마을기업을 출자 해 만들었다.

그 결과 백담마을기업은 2013년부터 지역특산물인 황태와 마가목 판매장을 운영해 매출 4억원을 올렸으며, 용대향토기업은 백담사와 마을간 버스를 운영해 2013년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백담마을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백담사 주지 스님과 지역주민의 상호 헌신적인 역할과 함께 마을총회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주)행원은 광명시 금강정사에서 운영하는 복지법인에 속한 마을기업이다. 행원은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독거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일반시민들에게 밑반찬 및 김치, 장류, 웰빙 도시락 등을 판매하는데, 이러한 일들을 통해 경력 단절여성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 밝음 공동체’는 2008년 비영리민간단체로 시작해 2012년 광주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은 단체로, 지역의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했던 광주 길상사 도제 스님의 역할이 컸다. 주로 ‘다문화 컨텐츠’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다문화가족을 위해 중국, 베트남, 일본, 몽골 등 이주민전래동화책을 매년 출판하고 있다.

또한 유치원ㆍ어린이집·지역아동센터·초중등학교에 다문화교육 및 동화구연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문화가족 2세들과 광주시 거주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오색종이 합창단은 난타공연으로 노인관 및 요양원에 무료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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