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심

보시로 하루 시작… 빈곤국 돕기 동참

정토회 천일결사 매일 1천원 보시

▲ 천일결사 행사에서 보시하는 회원
천원 한 장의 보시가 탐심을 내려놓고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현재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정토회 천일결사 프로그램은 하루 1천원 이상 보시로 탐심을 내려놓고 이웃을 돕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천일결사에 참가하는 정토행자들은 매일 아침 108배 참회 기도와 함께 천원을 보시한다. 이렇게 100일 동안 모은 보시금은 100일에 한 번 열리는 천일결사 행사 현장에서 당일 제출하면 인도 필리핀 등 제 3세계국가 어린이들의 교육비와 식비 등으로 쓰여진다.

그렇다면 1천원 보시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정토회는 “지구상에 60억 인구 중 12억 인구가 절대적 빈곤 상태에 있다. 이들을 위해 나의 작은 1천원을 나누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적어도 하루에 천 원 이상은 보시를 하고 그 나머지를 쓰자는 것이 정토회의 취지다.

▲ 개인 정진시 보시 장면
천일결사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는 이들은 탐심이 줄어들고 삶에 대한 자긍심이 생기며 행복감이 넘쳐난다고 말한다. 전혜진 씨는 매일 아침 천원으로 시작하는 하루가 넉넉해진다고 말한다. “비록 천원이지만 남을 위한 보시로 하루를 시작하고 산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3년을 넘게 하니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그 기운이 가정으로 전해져 화목해지기까지 합니다.”

8년째 천일 결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서정현 씨는 하루에 처음 쓰는 돈이 보시여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전한다. “매일의 보시를 통해 돈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됩니다. 예전에는 내가 갖고 싶어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이 생깁니다.”

성현 씨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데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이 돈이 누구에게는 약이 되고 누구에겐 음식이 되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 내가 괜찮은 일을 한 거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한편, 정토회 천일결사는 1993년 3월부터 만일결사를 목표로 시작을 했다. 이후 매년 3년 단위로 결산을 하며 3년을 100일로 끊어 입재와 회향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 12월 7천일 기도를 회향했으며 올 3월 23일 8차 천일결사 입재를 앞두고 있다.

정혜숙 기자  

 

-진심

“화(火) 안내려면 열등감에서 벗어나야”

 혜거 스님 (금강선원장)

▲ 혜거 스님 (금강선원장)
우선 우리는 왜 화가 나는 지를 알아야 한다. 화가 난다는 것은 자기 근본이 타인에 비해 열세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열등감이라고 한다. 그래서 열등감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가장 화를 안내는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시대는 치열한 경쟁을 원한다. 그러다보니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출세하고 대접 받는다. 상대적으로 경쟁서 도태되는 사람은 열등감 속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우리 사회가 고착화 돼 있다. 이런 열등감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남보다 잘 할 수 있고 열등감에 빠지지 않아 삶의 여유가 생기고 화 낼 일이 적어진다.

우리가 앞서서 얘기했지만 열등감이 화를 내는 근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가령 부자한테 “당신 거지지”라고 말한다고 그 부자가 버럭 화내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그냥 웃어 넘길 것이다. 이것은 마음 속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된다. 그래서 평소 내가 화를 잘 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 자신의 근본 마음을 잘 들여다 보아야 한다. 과연 내가 얼마나 열등감이 많은 사람인지 말이다.

또 하나는 건강 문제도 크게 작용한다. 건강이 좋아야 분을 참고 삭이고 화 내지 않는다. 몸 아프고 병들면 분이 많아지고 설움이 많아진다. 우리가 흔히 위빠사나 수행법에서 화를 내는 그 마음을 보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이것은 구체적인 방법은 될지 모르지만,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원인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지 화를 참게 되기 때문이다. 먼저 원인 규명이 된 후에야 위빠사나 수행이 필요한 것이지, 원인 규명부터 안된 상태서 위빠사나는 별 효험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부족한 자리인 업처를 볼 줄 알아야 열등감도 제거되고 계속 성장 발전할 수 있다. 또한 항상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살필 줄 알아야 된다. 내가 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느끼면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하심하게 돼서 화가 생겨나지 않게 된다.

아주 폭악한 동물도 사육사가 길들이고 훈련시키면 양순해진다. 하물며 우리 인간도 마음의 근육을 훈련하면 분심을 제거하고 참는 힘을 기르게 된다. 분심이 왜 쌓이는지 근본 원인을 들여다보면, 꿈과 희망이 없기 때문에 남을 원망하게 되고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꿈을 생성하지 않고 무조건 분심만 없애라고 하면 안된다.

몸을 허덕이면 열이 나오고 마음을 허덕이면 화가 나온다. 몸을 한군데 조용히 정진시켜놓으면 고요해 지듯이, 마음도 한군데 붙잡아 놓으면 화 낼 틈이 없어진다. 그래서 명상은 몸과 마음을 단련해 주는데 좋은 무기이다. 뇌까지도 조용해지면 화가 생길 틈이 없어진다.

명상은 한마디로 몸과 마음을 방석 하나에 맡긴 내 몸뚱이를 묶어놓는 것이다. 이것을 한시간 묶어두느냐, 아니면 온종일 묶어두느냐 이것은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자신의 몸과 마음만 잘 묶어두면 정화가 된다. 마음이 방향을 놓치니까 답답해지는 것이다.

김주일 기자 

 

-치심

‘연기법 수행’은 치심을 정견으로 바꿔

배광식 (서울대 교수) 

▲ 배광식 (서울대 교수)
‘생사사대 무상신속 촌음가석 신물방일(生死事大 無常迅速 寸陰可惜 愼勿放逸, 삶과 죽음이 가장 큰 일인데 덧없는 세월은 빨리 가버리니 짧은 시간도 한껏 아끼며 방심하고 게으르지 말라)’

수행승으로 청빈의 사표였던 청화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매순간 정진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배광식 서울대 교수다. 배 교수는 탐진치를 여의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연기를 모르는 상태에서 홀연 생각이 일어나는 것이 무명”이라며 “미혹한 마음을 깨달음으로, 치심을 정견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연기를 살피는 수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20년 넘게 염불선 수행을 해오고 있다. 배 교수의 염불선(念佛禪) 수행은 청화 스님이 보리방편문을 계승발전 시킨 것이다. 배 교수는 2006년 11월 염불선 천일수행 입재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3차 천일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배 교수는 염불선 수행과 함께 인터넷 까페를 통해 사경 수행 등 생활 속 수행을 함께 해나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수행은 일반 대중에게 자신에 맞는 수행법을 찾아 공부할 것을 강조한 청화 스님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청화 스님의 유지를 잇고 있는 수행모임 ‘금강정진회’의 온라인 수행카페 ‘금강(金剛), 불교입문에서 성불까지(cafe.daum.net/ vajra)’에는 보리방편문 사경을 비롯해 생활법문과 다양한 수행법을 접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도반들을 만나는 것도 수행에 있어 큰 힘이 됩니다.”

온라인 수행까페에는 다음 7000여 명, 네이버 5000여 명의 회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탐진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달마의 <파상론>을 보면 모든 번뇌 뿌리가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에 ‘관심일법 총섭제행’, 즉 마음을 살피는 것이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다로 했습니다. 불자들이 팔정도, 육바라밀 행으로 마음살림을 챙기면 탐진치가 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2월 25일 교수 정년을 앞두고 배광식 교수는 그동안의 수행담과 청화 스님과의 인연 등을 담은 <천개의 연꽃 잎으로 피어나리라>와 태안에 수행마을 묘금륜원 조성을 위한 모연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 교수는 바쁜 삶 속에서도 마음수행은 계속되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를 처음 접한 사람들을 만나면 하루 5분이라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따로 하는 명상이나 수행법이 없더라도 전철을 타거나, 아침에 일어나거나 잠깐씩 시간을 가지면 그 당시 마음에서 일어난 변화와 연기의 흐름을 되짚을 수 있어요. 불교에서 말하는 어리석음은 결국 연기를 바로보는데서 사라집니다.”

노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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