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관음 축생교화… 정진·업장소멸 상징
마두관음 축생교화… 정진·업장소멸 상징
  • 이나은 기자
  • 승인 2014.01.0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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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말
▲ 12지 말 그림. 불교에서 죽은 이를 추모하기 위한 영산재(靈山齋) 때 사용하는 신장(神將) 그림이다. 백여 년 전 제작된 봉원사 소장 12지 신장 그림을 만봉(萬奉) 스님이 모사한 것이다. 불교에서 말은 생전(生前) 과 사후(死後) 금은(金銀) 지전(紙錢)을 부처님 앞으로 나르는 역할을 한다. (1977년,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인간과 밀접한 말
2014년은 갑오년(甲午年), 말의 해다. 12지 동물 중에서도 말은, 가장 역동적 동물로 자리잡아왔다. 말은 십이지의 일곱 번째 동물로 시간으로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방향은 정남, 달로는 음력 5월에 해당한다.
말은 민족의 힘찬 기상을 담아 오늘에 전해지며, 영혼의 전달자로서 영물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신라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천마와 박혁거세 탄생 신화, 고구려 시조 주몽 신화에서 보듯 우리 민족에게 말은 제왕의 출현을 미리 알려주는 상서로운 동물, 초자연적인 세계와 교통하는 신성한 동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말로는 제주마가 유명하다. 부여 및 고구려 시대부터 사육되었다 전해지는 제주마. 제주마는 과수원 나무 밑을 통과할 정도로 작고 야무진 몸집을 가졌다하여 과하마라 불리기도 했다. 몸집은 작으나 강인한 지구력을 가지고 있어 가축이지만 귀중한 재산으로 인정받았다.

우리 민족에 말은 단순한 동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교통수단은 물론 생활의 일부로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과 함께 하면서 사람들 속에서 살았던 말. 당시 생활에 중요한 활동이었던 사냥에서 말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말은 국가에서 관리를 할 만큼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자원이기도 했다.

고대 유물 속에 나타나는 말의 의미는 특별하다. 말은 현세와 내세를 연결시켜주는 전달자로 역할 한다.
말이 유물에서 나타나는 것은 선사 시대부터이다. 가야, 백제, 신라, 조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 이 유물들은 죽은 자의 영혼을 저 세상으로 실어 나른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영혼을 태우고 천상 세계를 오가는 말은 숭배의 대상이 되어 토테미즘의 형태로 발전되기도 했다.

말을 천상의 동물로 승격시킨 천마도에서는 고대 신라의 미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고분은 역사 속에서 말의 위치를 말해준다. 말이 인간의 생활과 밀접했다는 것은, 고분에서 발견된 유물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말장식이나 말띠드리개, 말방울 등은 말을 위한 장식물로 제작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장식은 우리의 조상들이 말을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동물로 우대했음을 알 수 있다.

불교에 나오는 말
말은 불교에서 관세음보살이 현신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관세음보살이 육도(六道)를 순회하며 중생을 교화할 때는 성(聖)·천수(千手)·마두(馬頭)·십일면(十一面)·준제(準提)·여의륜(如意輪) 관음 등 육관음으로 현신하는 것이 보통인데, 축생을 교화할 때의 현신 모습이 바로 마두관음보살이다.

유일하게 분노한 모습을 한 관음상으로, 머리에 말의 머리를 이고 있어 마두대사(馬頭大士) 혹은 마두명왕(馬頭明王)이라고도 부른다.

말의 머리를 이고 있는 것은 전륜왕의 보마가 사방을 달리면서 마귀를 굴복시키는 것처럼 생사의 바다를 누비면서 천마(千魔)를 항복시키는 큰 위신력과 정진력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무명의 무거운 업장을 막는다는 뜻도 있다.

약사여래의 12대원을 수호하고 실현하는 12신장 중의 하나가 말이기도 하다. <약사유리광왕7불본원공덕경염송의궤>를 보면, 약사여래의 각 서원에 응하여 이를 성취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역할을 맡은 12신장은 12간지에 각각 대응되는데, 이 중 오신(午神) 즉 말에 해당하는 신장이 마지라(摩尼羅, Majira)이다.

무릎 꿇고 슬피운 말 칸타카
경전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출가 당시의 모습을 설명하는 유성출가상에서 말에 대한 충직성이 잘 나타나 있다. 부처님의 일대기를 다룬 <석가보>에는 사문유관을 통해 인간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느낀 석가족의 왕자 싯타르타가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출가를 결심하고 모두가 잠든 새벽 유성출가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이 때 싯타르타가 타고 왔던 말 칸타카는 싯타르타와의 이별을 슬퍼하며 무릎을 꿇고 발을 핥으면서 비 오듯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경전에 나타난 칸타카는 말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잘 나타나고 있다.

경전에서 말은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주인의 서원이 이루어지기를 염원할 줄 아는 영리하고 의리가 있는 동물로 상징된 것이다.

사찰 창건 설화에서도 말이 자주 등장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중국 낙양의 백마사(白馬寺)다. 백마사라는 이름은 후한의 명제가 인도에 파견한 채음과 진경이라는 두 스님이 인도 고승 섭마등(攝摩騰), 축법란(竺法蘭)과 함께 불경을 백마에 싣고 낙양에 돌아온 것에서 유래됐다.

백마사(白馬寺)는 불교가 중국에 들어온 후 최초로 세워진 사원으로 ‘중국 제일의 사찰’이라고도 불린다. 1900년의 역사를 지닌 백마사 절 입구 양쪽에는 송나라 때 만들어진 두 마리의 백마상이 서 있다.
말과 관련한 창사설화 중 중국에 백마사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법주사(法住寺)가 있다. 신라 진흥왕 14년(553년) 의신 스님은 불법을 구하고자 천축국에서 공부를 하고 흰 노새에 불경을 싣고 귀국했다.

스님은 후학을 양성할 목적으로 절을 지을 만한 터를 찾아다니던 중 스님이 타고 다니던 흰 노새가 지금의 법주사 터에 이르러 발걸음을 멈추고 울부짖는 광경을 목격했다.

노새의 기이한 행적에 스님은 자리에 멈춰 산세를 둘러보고 절을 지을만한 곳으로 판단한 뒤 그 곳에 절을 지었다고 한다. 노새의 등에 싣고 다니던 경전이 이 곳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이곳의 절 이름을 법주사(法住寺)라고 부르게 됐다.

말띠 해에 태어난 불교계 인물로는, 신라 말 고승으로 선문구산(禪門九山) 중 사자산파(師子山派)의 제2조인 징효절중(826~900), 고려 숙종의 넷째 아들로 대각국사 의천의 제자였던 원명국사 징엄(1090~1141), 일제 강점기때 한국 불교의 일본 조동종 편입에 맞서 임제종을 세웠던 박한영(1870~1948) 스님 등이 대표적이다.
 

말띠해 불교소사
802년 가야산 해인사 창건
1210년 보조국사 지눌 스님 입적
1966년 〈무구정광 대다라니경〉 발견

△526년 백제 겸익(謙益) 스님이 중인도 상가나대율사(常伽那大律寺)에서 범문과 율부를 공부한 뒤 범본(梵本) 아비담장(阿毘曇藏) 오부율문(五部律文)을 가지고 귀국해 율부(律部) 72권을 번역
△538년 백제 성왕, 처음으로 불상·경교(經敎) 및 승려를 일본에 보냄
△574년 신라, 황룡사(皇龍寺) 장육불상(丈六佛像)을 주성(鑄成)
△610년 고구려 고승 담징(曇徵), 법정(法定) 스님 일본에 건너감
△622년 신라 사신들이 일본에 건너가 불상 1구와 사리, 금탑 등을 전해 줌. 일본 쇼토쿠 태자의 스승이었던 혜가(惠慈) 입적.
△634년 신라 분황사 창건
△682년 신라 문무왕이 왜병을 막기 위하여 동해안에 착공한 감은사 준공
△754년 황룡사 대종 주성
△802년 순응(順應)·이정(利貞)스님, 가야산 해인사 창건
△850년 신라 문성왕 진감혜소(眞鑑慧昭) 국사 입적
△922년 고려 태조가 살던 집에 광명사를 세우고, 유가의 법사 담제(曇諦)를 주지로 삼음. 후백제 견훤, 익산 미륵사탑을 복구함.
△946년 불사리(佛舍利)를 개국사에 봉안
△982년 최승로, 시무책 20조를 건의하며 부패 불교 비판
△1018년 고려 현종(顯宗), 개국사탑을 중수하여 사리를 봉안, 계단(戒壇)을 개설하여 3,200여 인을 출가시킴
△1090년 우세승통(祐世僧統) 석후(釋煦)좬신편제종교장총록좭3권을 편수
△1210년 고려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智訥) 스님 입적
△1282년 고려 충렬왕 인기(印寄)에게 송나라 대장경을 찍어 오게 하여 강화 전등사에 봉안
△1330년 고려 충숙왕, 흥왕사 개창
△1342년 속리산 법주사에 자정국존(慈淨國尊) 보명탑비(普明塔碑)가 건립됨.
△1390년 고려 공양왕, 연복사 5층석탑, 삼지(三池), 구정(九井)을 중창
△1402년 조선 태종, 서운관의 건의로 전국 70개 사찰을 제외한 나머지 사찰의 땅의 조세를 영원히 군자감(軍資監)에 귀속시킴.
△1462년 간경도감 〈능엄경언해〉 10권 조판 간행.
△1510년 흥천사 사리각 5층 전소됨
△1642년 허응보우(虛應普雨)의 ‘수월도량 공화불사 여환빈주 몽중문답’이 지선(智禪) 등에 의해 중간됨
△1810년 청나라에서 불사리를 건네 받아 대흥사에 봉안
△1930년 불교전수학교가 전문학교로 승격됨, 만해 한용운 스님이 만당(卍黨)을 조직함
△1942년 조계종법 발포. 김법린이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함흥에서 옥고를 치름.
△1954년 전국승려대표자회의 불국사에서 개최 불교조계종 종헌 공포 시행
△1966년 익산 미륵사지 발굴, 천태종 대각불교 창종 초대 종정 상월 스님, 불국사 석가탑 사리함에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판본으로 인정받은 신라시대의 목판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출현
△1978년 경주 황룡사터에서 청동거울 등 유물 250여점 발굴
△1990년 불교방송국 개국, 법주사 청동미륵대불 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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