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조계종 경승 스님 한자리에 모여

▲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원)은 12월 10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2014년 전국 조계종 경승스님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120여 경승 포교 고충ㆍ개선점 공유
지원 스님 "종단 차원 경승조직 필요"
포교원 경찰법집 경승수첩 발간 계획

 

“군ㆍ경찰 전담 스님이 상근으로 활동하도록 총무원과 각 본사에 건의 해 달라(울산 정토사 주지 덕진 스님)”
“불교 신앙ㆍ사찰 특성에 따라 법요집 형식이 다르다. 경찰 법요집을 만들 경우 어느 신행단체에서 쓰더라도 같은 형태로 쓸 수 있도록 법요집을 통일 해 달라(우리절포교원 해철 스님)”
“경승단과 경찰전법단의 관계가 모호해 정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경승 스님들 모두 확인해서 소속사찰의 위치를 명확히 알 수 있게 해 달라(충남 태전사 주지 도일 스님).”

전국 경승 스님이 모여 경찰 포교의 고충과 개선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원)은 12월 10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2014년 전국 조계종 경승스님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포교원장 지원 스님, 포교원 전법단장 계성 스님, 경승실장 도문 스님(조계사 주지), 정용선 대전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경찰청 및 지방경찰청의 경승실장과 경승 등 120여 명이 참가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경승단과 경찰전법단의 현황과 활동계획을 공유한 뒤 경찰포교 활성화를 위해 포교원과 경승단, 경찰전법단이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결의했다.

세미나에서는 지원 스님이 기조강의를 맡았으며, 경찰전법단 사무국장 정범 스님이 경찰전법단 경과보고 및 비전을 설명했다. 또한 16개 지방경찰청에서 경승으로 활동하는 스님들의 활동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기조강의에서 지원 스님은 경찰 포교현장에서 활동하는 경승의 노고를 격려하고, 경승단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 살폈다.

지원 스님은 “경승의 사명은 경찰청 산하 15만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법을 홍포해 그들이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은 물론 경찰공무원들이 신행활동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찾으며, 공정한 법집행을 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도록 하는 데 있다”며 경승의 임무와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경승단의 역사가 20년이 됐지만, 많은 경승 여러분께서 경찰 포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경승단과 경찰포교는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경승단 활동을 활성화해 경찰포교의 새로운 궤도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원 스님은 경찰포교 활성화를 위해 △종단차원의 경승조직 구축과 경찰포교 방안에 대한 새로운 모색 필요 △경찰포교 방법에 대한 연구를 통해 경승활동의 체계적 활동 모델 창출 △경찰포교와 경승활동에 필요한 예산 확보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정범 스님은 경승단과 전법단을 소개하고 경찰포교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문제점에 대해 살폈다. 스님은 “1987년 조계사에서 경승단 발대식을 봉행하면서 경승제도가 공식화됐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초기의 열정과 참여가 식어가면서 지속ㆍ체계적인 활동을 펼치지 못하면서 침체되기 시작했다”며 “이후 1994년 별원으로 독립한 포교원은 경승 위촉업무와 연수 및 경승 현황파악 등의 업무를 가동했으며 1998년에는 ‘경승령’을 제정ㆍ공포해 경승의 임무와 역할, 활동지원 등을 규정했다. 또한 2010년 대한불교조계종 전법단이 출범해 조계사의 협조로 전담 실무자를 배치해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범 스님은 타종단과 함께하는 경승단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며 “경승의 경우 모든 종단에 문호가 개방돼 있기 때문에 종단적 정체성이 모호해 종단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할 수가 없는 여건이다. 물론 타종단과 연합해 협조하는 체계역시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님은 “처음에는 경승실로 시작했는데, 어느 새인가부터 부처님을 모시고 활동해 불자들이 법당을 관리하게 되면서 경승 스님들이 어떻게 운영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한다”며 경승실과 경찰 법당의 관계가 모호함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정범 스님은 “불교에서 원불교의 정체성에 대한 정립을 미루는 동안 10만 명의 신도를 두고 있는 원불교는 전략적인 포교활동을 통해 4대종교로서 경찰 포교를 하고 있다. 타종교는 포교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반면 불교는 침체되고 있어 스님들의 결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범 스님은 경찰포교 활성화를 위해 △지방청 전담경승 임명과 상주 사무과장 운영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 △전법단 가입을 통한 효율적인 운영(회비납부) △지방청별 본사 포교국에서 발행한 통장으로 후원금 체계일원화 등 의안을 제시했다. 이날 조계종 포교원과 경찰전법지원단은 세미나를 통해 △본사(포교국)에 경찰포교 지원을 위한 체계 확립 △통일된 매뉴얼 준비(경찰법요집, 경승 수첩발행) △경찰전법단 전국 조직의 포교네트워크 선도화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이어 사례발표도 진행됐다. 서울경찰청 전담경승 맥산 스님(선재선원)은 “경승으로 임명돼 서울청 법당을 찾았을 때 당시 불자들은 법당을 휴식공간 및 친목도모용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 경승 스님이 오는 것을 반대하는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먼저 신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경찰들이 출근하기 1시간 전에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삼배를 하는 경찰들이 생겼고, 나중에는 108배하는 불자들도 생겨났다. 포교환경이 열악하지만 스님들이 먼저 나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국에서 온 경승 스님들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도 진행됐다. 상당수의 스님들은 각 지방경찰청 경승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한 경승 스님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 카페ㆍ홈페이지 등을 개설해 회원을 확보하는 등 네트워크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전국에 800여 경승 스님 활동...유치인 교화도 담당
군포교를 군승이 맡듯, 경찰포교는 경승이 담당한다. 경찰 포교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987년 1월 조계사에서 경승단 발대식을 계기로 경승제도가 공식화 됐다. 그 해에 총 600여 명의 경승이 전국 230여 개 경찰서에 ‘4인 1조’로 위촉됐고, 경승활동은 본격화됐다. 그러나 경승단 조직이 체계적이지 못한 점, 경승활동에 필요한 재정을 경승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 경찰을 대상으로 한 세심한 포교방법의 부재 등으로 침체기를 맞았다.
이후 포교원은 2010년 조계종 전법단을 출범하면서 경찰전법단도 출범시켰고, 조계사의 협조로 전담 실무자를 배치해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 중인 경승 스님은 8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경찰포교뿐만 아니라 유치인교화, 청소년교화를 포함한 광범위한 활동도 함께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재정적 문제, 경승 스님 부족, 타종교의 공격적 선교활동 등으로 현실은 경찰포교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