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식 기업경영은 자비담긴 카르마경영
불교식 기업경영은 자비담긴 카르마경영
  • 정리=배현진 기자
  • 승인 2013.11.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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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과 기업경영 下 - 고준환(경기대 명예교수, 기업법 전공)

▲ (사진설명) 불교에서 깨우친 바가 많았던 스티브 잡스는 여러 차례의 강연 중에 “마음이 모든 것을 이끌어 간다” “불이와 이분법의 조화점을 찾아라” 등의 말을 하며 이러한 원칙들을 기업경영에 접목시켰다.

일본 10대 재벌 교세라 그룹회장
이나모리 가즈오가 저술한
<카르마 경영>은 인과응보의 논리 등
불교 가르침 곳곳에 스며있어
그 역시 선과 교에 능통,
수십조 재산 버리고 출가하기도

노사관계에 대하여는 <육방예경>에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주인 또는 고용주는 하인 또는 고용인을 ①능력이나 재능에 따라 일을 시키고 ②적절한 임금을 지급하며 ③병이 나면 치료해주고 ④가끔 상여금이나 휴가를 주어야 하며 ⑤병이 났을 때는 치료해주어야 한다. 반면에 하인이나 고용인은 ①부지런히 일하고 게으름을 피우지 말아야 하고 ②정직해야 하며 ③주인이 말을 잘 듣고 ④속이지 말아야 하며 ⑤일에 열심이어야 한다.
경제사상으로는 가난이 도둑질ㆍ거짓말ㆍ증오 등과 같은 부도덕과 범죄의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전륜왕사자후경>). 그리고 형벌을 통한 범죄의 근절책이 부질없음을 말하고 그 대책으로 국민의 경제적 여건의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구라단두경>). 곡식과 농사를 지을 설비가 농부와 경작자들에게 공급되어야 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본이 제공되어야 하며, 고용인에게는 적절한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이렇게 충분할 소득을 벌어들일 기회가 부여되면 국민들은 만족해하고 두려움이나 걱정이 없게 되고, 그 나라는 평화롭고 범죄가 없게 된다고 하였다.

4. 부처님의 자비 경영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진리를 전하시고 4부 대중 교단을 운영하신 것을 보면, 부처님은 진리의 왕인 법왕(法王)이요, 중생들의 병을 고쳐주시는 대의왕(醫王)이며, 또한 경영왕(經營王)이라고도 하겠다.
부처님의 기본 가르침은 불이중도, 유심유식, 인연과보라고 할 수 있는데, 결국은 4성제와 8정도, 4무량심과 4섭법(보시, 애어, 이행, 동사섭)이나, 6바라밀(또는 10바라밀)인 보살행이 긴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는 불이사상 즉 동체대비사상을 기반으로 노사정사회가 하나가 되는 민주적 리더십의 보살도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는 무소유라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소유욕을 가진 중생은 종교적 진리도 추구하면서 경제적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고, 해탈은 막는 것은 부(富)가 아니라 부에 대한 집착이기 때문에, 부처님은 초기교단의 소유체제를 방편으로 인정하시어 재가자들의 사유와 출가자들은 공유체계(共有體制)로 생활하게 하셨다. 출가자는 무소유를 전제하여 경제행위가 금지됐으며, 수도를 위해 삼의 일발(三衣一鉢:옷 세 벌, 밥그릇 한 개)만의 소유가 허락되었다. 나머지 교단재산은 불가분물(不可分物)로서 사방승물(四方僧物)이라 했는데, 승가 공동체의 공동소유였으며, 매매ㆍ대여가 금지됐으나, 평등하게 사용할 수는 있었다.(<대장경><파리율소품>) 이는 진정한 의미의 공동사회로, 정법을 중히 여기고 재물을 중히 여기지 않는 출가자 모임이 수승한 것으로 존경받았다. 재가자들도 궁극적으로는 불자로서 무소유를 전제로,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이익사회였으나 재물을 획득하는데 일정한 윤리규범에 따르도록 했다.(<선생경>)
부처님의 세계는 본래 무소유 세계이므로 주고받을 것이 없지만, 주고받는 경우에도 한생명 한살림으로, 가면 가고 오면 오지(如來=如去=Tathagata), 오고 감이 서로 조건지어져 있지 않고, 무한 발전소처럼 받지 않고도 한없이 공급해 줄 수 있는 세계이다. 그러나 중생세계는 ‘이익을 추구하는 동물’의 소유세계요, 시장사회이므로, 주고받는 것(give and take)이 서로 조건지어져 있는 ‘이익의 관계망’ 모습을 보이게 마련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업(칼마 業)을 갖고 있고, 그 업에 따라 자신이 귀천을 결정짓는 것이지,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천민경>) 각자의 업에는 별업(別業)이 있고, 공업(共業)도 있으며, 직업도 있는바, 모든 중생은 업의 연속으로 스스로의 업을 따르고, 업을 벗으로 삼으며, 업을 문으로 삼고, 업을 의지로 삼는다.(<본사경>)
석가세존 당시의 교단생활은 재가자들이 생업에 따른 바른 생활로 풍부한 식량과 상업성금을 출가자들에게 보시했고, 출가자들은 재가자들에게 법시를 하면서 정신적 해탈을 구하며, 마음을 비우고 공덕을 베풀기 위해 걸식수행도 했다. 부처님은 이변중도와 현장 중심가르침에 중점을 두었는데, 이변중도(離邊中道)는 2분법으로 나눠 양극단으로 가는 것을 피해야 하며, 부처님의 「거문고 비유」말씀과 같이 너무 조이거나 늦추지도 않아야 하는 것이다. 부처님의「거문고의 비유」에 맞춘 불자로서 기업경영에 뛰어난 이가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불교에 심취하여 인도와 히말라야 여행을 했으며, 도미한 일본인 스즈키 순류 조동종 스님 밑에서 선수행을 집중적으로 정진했다. 그는 일본 후꾸미 에이레이사에 출가 승려가 되려고도 했고, 결혼식 주례도 일본인 비구니 스님이 맡았다. 그는 캘리포니아 선센터에 주석한 조동종 오토가와 고분(乙川弘文) 선사를 평생 스승으로 모시고 결혼식에도 초대했다. 채식주의자였으며 말년에 암투병중에는 장남과 딸을 데리고 일본 임제종 사이호리사를 즐겨찾기도 했다. 불교에서 깨우친 바가 많았던 스티브 잡스는 여러 차례의 강연 중에 “마음이 모든 것을 이끌어 간다” “마음행복한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고, 부유함과 높은 지위는 행복과 별개다. 불이와 이분법의 조화점을 찾아라” “무슨 일을 하든지 그저 그 일을 할 뿐인 상태가 깨달음이다” “세상을 있는 대로 받아들여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그것이 리더와 모방자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애플의 핵심은 놀라울 정도로 상호협력적 회사이다. 애플에는 위원회가 하나도 없다” “나는 돈벌기 위해 사업한 적이 없다. 내 가족이 사용할 제품이라 생각하고 모든 제품을 만들었다” 등의 말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는 2013년에 스티브 잡스가 처음 애플사를 시작했던 차고를 사적지로 지정했다

5. 카르마경영
불교의 기업경영은 한 마디로 보살도 경영인데, 이는 자비경영과 카르마경영을 내포하는 것이다. 카르마경영은 이 세상은 모두 인연과보의 원리로 움직이고, 인연이 쌓이고 반복되면 세력화하여 업(業, Kharma)이 되는바,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의 경영인 것이다. 인생은 현상적으로 보면 습업적(習業的) 존재이다.
우리나라의 훌륭한 기업경영인으로는 “장사는 이를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던 불자거상 임상옥, 수백년 대를 이어 부자로 건강하게 살아온 경주부자 최씨, 객주로 많은 돈을 모았다가 흉년에 백성들을 위한 구휼미로 모두 바친 제주 김만덕 보살 등을 들 수 있다.
8.15해방 이후 수정자본주의를 채택한 한국에는 수많은 거대기업이 명멸했다. 대체로 국민의 주목을 받은 뛰어난 기업경영자는 극일의 상징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 회장, 불도저식 기업가로서 1998년 1001마리의 소떼방북으로 남북의 철벽문을 연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 민족적 주인정신을 갖고 지구촌을 무대로 산 SK그룹 창업자 최종현 회장, 불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한국의 날개인 KAL(대한항공)등을 창업한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 무역입국의 신화위에 세계를 주름잡아 ‘김기스칸’(한국의 징기스칸 뜻) 이름까지 얻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이다.
그러면 국민의 90%이상이 불자인 이웃나라 일본의 대표적인 불교 기업경영가는 누구인가? 제 2차세계대전 종전후 대표적인 일본의3대 재벌 경영신은 마쓰시다 고노스케(전기업 그룹 창업), 이나모리 가즈오(교세라 그룹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혼다자동차 창업주)를 든다. 혼다 소이치로는 보통학교만 나오고, 본전기연공업을 세우며 “네 뜻대로 살아라” 를 표어로 내세워 독창성과 기술혁신을 중시하였다. 1%의 성공은 99%의 실패에 기초를 두고 있다면서,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돈도 지위도 아니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혼다이즘이라 할 기업경영 3원칙은 ①남의 흉내를 내지 말고 독창성을 지녀라 ②관공서에 의지하지 말라 ③세계를 겨냥해 나아가라 이었다.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부처의 길위에서 선화자 자세로 기업경영을 하고, 송하정경의숙을 세워 일본 정경계의 큰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그는 회고록에서 “나는 평생 단 한번도 이윤을 쫓아 일한 바가 없으며, 오로지 세상사람을 위해 전기제품을 수도물처럼 싸게 공급하는데 전념해 왔다” 고 쓰고 있다. 일본의 경영학자들은 마쓰시다가 자기만의 부처가 되고자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세상에 유익한 제품을 제공하고 이윤을 크게 얻어 보살도를 실천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불자의 입장에서 볼 때 당연한 봉사로 일을 끝냈기 때문에 그 결과로서 이윤이 발생하는 것이지, 이윤을 추구했기 때문에 복덕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일본에서 도덕경영, 정도경영으로서 불교적 경영의 대표자는 <카르마경영> <아메바경영> <일심일연> 등의 책을 낸 교세라 그룹회장 이나모리 가즈오다. 그는 불자로서 선(명상)과 교에 능했으며, 관구존남의 ‘생명의 실상’도 통독했다한다.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의 사위이기도 한 이나모리는 경영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경영인 모임 ‘세이와주쿠’를 만들어 많은 인재를 양성했으며(한국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이곳 출신), 사회사업으로 ‘이나모리 재단’을 설립하고 ‘교또상’을 창설하여 아시아인 최초로 한국인 백남준씨가 그 상을 수상했다.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자 대재벌기업회장인 이나모리는 1959년 교세라를 창업해 10대재벌이 됐으나, 어느 날 갑자기 회장직을 사임하고, 수십조원의 재산을 마다하며 스님이 되었다. 1997년 9월 교토의 원복사라는 절에서 대화(大和)라는 불명을 얻었다. 그는 스님이 된 후, 길거리에서 탁발할 때 ‘10엔’을 던진 한 아주머니의 무주상 보시에 크게 감동했다고 탁발수행 경험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 후 일본의 간판기업인 일본항공사(JAL)가 파산에 몰리게 되자 구원투수로서 일본수상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2010년 JAL회장(2010~2012)을 맡고, 보수 없이 일하며, 날카롭고 과감한 경영으로 JAL을 살려 부활시키고, 이선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그가 쓴 <카르마 경영>을 보면, ①일체유심조이니 인생은 마음이 그리는 대로 이루어지니 좋고 강력한 생각을 하여 실현 시킨다. ②진리는 하나이니(不二) 원리원칙에 근간을 두고 생각하는데, 인생도 경영도 단순명료한 원칙이 좋다. ③마음을 수양하고 높이되 6가지 정진이 필요하다. 이는 누구보다도 노력하고 겸손하며 날마다 반성하고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고 남을 위해 선행 하는 게 바람직하니, 적선지가(積善之家)에 경사가 있다고 유가에서도 말했다. 쓸데없는 걱정이나 불평을 하지 말고, 후회가 남지 않게 전심전력을 기울여 몰두하라는 등 모두 6가지 정진이다. ④석가모니의 6바라밀을 끊임없이 수행하여 마음을 높이며 보살과 같이 이타심으로 살아가라. ⑤인연과보원칙의 우주 흐름과 조화를 이루어 인본주의속 한 생명으로 돌아가 상생하라.
지금의 세계자본주의가 자본의 노예가 되고 있다고 비판한 이나모리 회장은2012년 2월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드림소사이어티 강연(하나금융그룹 주최)에 연사로 참석해 대의명분 있는 사업목적을 가지라는 등 12가지 경영원칙을 말했다. 그는 현재 교세라 그룹과 JAL의 명예회장으로 있다.

6. 끝내는 말
위에서 우리는 금강경을 중심한 불교철학과 기업경영 실제생활을 연계시켜 살펴보았다.
지금 세계는 자본주의가 크게 발달하고 있으나, 부익부 빈익빈 빈부격차, 불공정한 분배, 인간의 소외 등으로 천민자본주의가 되어가고 있어, 21세기의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그 대안은 석가모니께서 보여주신 초기교단의 ‘불교사회주의’와 불교적 연기관에서 찾을 수 있다. 국가를 불교경제공동체처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무소유(무위, 불이)를 방향점으로 잡고, 4부대중 가운데 재가자는 사유를 기본으로 하고, 출가자는 공유를 기본으로 하여 조화를 추구하는 사회라 할 것이다. 무소유는 가짐 없는 큰 자유이다. 사유·공유·무소유가 잘 조화되어 활발한 사회를 형성해 갈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경영도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불교의 4성제 8정도에 기반하고 자비희사심의 4무량심으로 시절인연을 살펴보면서 무주상보시 등 4섭법의 보살행을 해야 마땅하니, 이는 인성을 중시하는 보살도 경영으로서 자비경영, 칼마경영을 포함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지혜로 볼 때 불이중도의 무분별지와 세상사를 분별할 때 생기는 분별지에는 집착하지 않아서, 이이불이(二而不二)로서 조화된 한생명상생법으로 살아감을 뜻한다고 하겠다.

<계속>
이 원고는 본각선교원에서 강의하는 내용을 미리 간추려 소개한 것입니다. 본각선교원 (02)762-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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