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량생산으로 생산된 불상은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갉아 먹는다. 따라서 사찰에서 불상이 쉽게 취급되는 것은 막아야한다. 사진은 충청북도 ㅊ사찰
불상은 탑과 더불어 부처님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다. 불상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기원후 1세기경이라고 하는데, 이때부터는 불상이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스투파와 더불어 불교를 상징하는 조형물로서 사찰의 중심에 자리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파되었을 시기쯤 되면 인도는 물론 불교가 전파된 모든 나라에서 불상의 제작이 활발해진다. 백제에 불교를 전해준 마라난타는 배에 경전과 불상을 싣고 오다 배가 난파되어 영광 법성포로 도래하였다고 하는데, 그때 싣고 왔던 것이라고 전해지는 불상이 아직까지도 법성포에 전해지고 있다.

신라의 수도 경주에 남아있는 황룡사터에 가면 금당자리에 아직도 삼존불상을 모셨던 좌대가 남아있다. 신라 최고의 사찰이었던 황룡사의 본존불인 장육존상의 자취이다. 또한 불교의 성지인 경주 남산에 가면 수많은 마애불이 남아있어 신라시대의 불교신앙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황금의 나라, 신라’전에는 국보 제83호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이 전시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불상을 보고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모습”이며, “앉은 자세이지만 정적이지 않고 긴장감이 흐른다”고 표현하고 있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을 만든 불모가 부처님의 깨달은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고뇌하였고, 자신의 예술혼을 담기위해 얼마나 노력하였을까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기술이 발달하고 재료가 좋아지면서 FRP와 같은 재료로 만든 불상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 되었다. 현대기술과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불상들 가운데에는 훌륭한 작품들도 많지만, 쉽게 만들어 조잡하고, 개성이 없는 복제품들은 한국불교미술의 우수성을 갉아먹는 원인으로 작용할 정도이다.

요즘 사찰에 가면 수각주변이나 탑의 기단과 옥개석, 그리고 석축의 틈새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은 불상이나 동자상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불자들이 가지고 있던 것인지 아니면 새로 사서 가져다놓은 것인지는 몰라도 이것은 잘못된 신앙행위의 결과이다. 불상은 부처님을 상징하는 신앙의 대상이며 존엄의 극치이다. 불상을 모시는 진정한 의미를 이해한다면 그리고 이러한 행위가 불상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 사찰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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