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 센겐시쓰 대종장 대담

조선초 제작 이도다완으로 추정

日국보 ‘기자에몬’ 보다 완벽 평가

내면적 온기 생생히 전해지는 걸작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이 11월 6일 서울 신라호텔 미팅룸에서 일본 다도계의 큰 어른이자 일본의 대표적 다도가문인 우라센케(裏千家)의 센겐시쓰(千玄室·90) 대종장(大宗匠)과 대담을 가졌다. 이는 세계일보가 마련한 행사로 이도다완〈사진〉이 일본의 대종장을 통해 세계 최고의 다완임을 인정받는 자리였다.

이번에 공개된 이도다완은 16세기(조선 초)쯤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전세품으로 모양과 비파색 등에서 이도다완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박동춘 소장은 “이 다완은 어떠한 손상도 입지 않고, 한번도 쓰이지 않은 채로 전해져 온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도다완이 만들어질 당시의 아름다운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다도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정읍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것으로 알려진 이도다완은 국내의 한 도자기 마니아가 소장해 왔는데 4년의 감정 과정을 거쳐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름 14cm, 높이 8cm, 무게 265g으로, 이도다완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이 이도다완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기자에몬(喜左衛門)’을 능가하는 미감을 지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 소장은 “어린아이 피부 같은 촉감에서 내면적 온기와 깊이, 포용성, 도공의 심성, 예술미의 천연성이 생생히 전해지는 것 같은 걸작이다. 역사 이래로 우리의 미적 심미안이 어디에 맞닿아 있는지를 깊이 느끼게 해주는 다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소장은 “미술품 감정 1호인 이동천 박사를 통해 진품이라는 평가가 났으며 기자에몬 보다 완벽하고 예술적 가치가 높다는 것도 평가를 받았다. 이번 감정은 다완을 많이 사용해 안목이 높은 대종장을 통해 최종 확인을 거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이도다완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막사발로 알려져왔던 이도다완이 찻그릇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박 소장은 “그릇이 가진 위엄이 대단하다. 이는 다완의 주인이 불교의 스님, 도가류의 사람들이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동안 초의를 중심으로 조선후기 차문화를 연구해오던 박동춘 소장은 이를 계기로 고려에서 조선초기의 차문화를 전반적으로 다시한번 검증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한다.

 

▲ 센겐시쓰 대종장이 인정한 ‘이도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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