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 이정옥(부산연꽃모임)
  • 승인 2013.11.12 0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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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성 보살의 바라밀 일기

스스로 훌륭한 내생을 만들자
가진 것 없이도 가슴 깊이 감사함이
진정한 사랑이고 그 사랑이 묘법


일타 스님 법문
오늘 지인의 49제에 갔었다. 지극한 장엄염불로 고인의 극락왕생을 함께 축원했다. 공양을 마친 후 영가의 가족은 책과 타올을 봉투에 담아 손님들에게 선물했다.
책은 일타 스님이 지은 광명진언이었다. 스님은 생전에 우리 연꽃모임회원들의 지도 법사였다. 항상 웃는 얼굴과 인자하신 목소리로 법문해 주셨다. 그 은혜를 잊을 수 없다.
스님이 가신지도 어언 13년이란 많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생전의 법문만은 가슴에 남아있다. 오늘, 스님의 책을 보니 다시금 스님을 만나 뵙는 듯 반가웠다. 첫 페이지부터 스님의 음성을 듣는 듯했다.
“살아있는 존재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죽음이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죽음이다. 만약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그러나 지금껏 그러한 일은 없었다. 태어난 존재는 반드시 죽음이 찾아들고 생겨난 것은 반드시 사라지게끔 되어 있다. 그렇다고 하여 죽음이나 사라짐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 또한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옛 성현들은 죽음을 옷 갈아입는 일처럼 받아들였다. 옷을 오래오래 입어 낡았으니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겠다며 담담히 받아들였다.”
생전에 들었던 법문이지만 책으로 다시 보니 스님을 뵙는 듯 새롭게 다가왔다. 스님이 그리웠다. 지금 나는 새삼스럽게도 스님의 글속에서 생전의 그 환한 미소를 다시 만나보고 있는 느낌이다. 가셨어도 가신 것이 아니리라.
책은 영가천도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있는데, 스님은 책에서 본인이 살아생전 불경을 공부하고 참선, 염불 등의 수행을 하게 되면 미혹에 휩싸이지 않아 스스로 태어나야 할 곳에 태어나게 될 것이고, 타력의 천도재는 죽은 자로 하여금 좋은 인연처로 갈 수 있도록 빛을 비추어주는 것이니 망자가 미혹에서 벗어 날 수 있도록 염불과 법문으로 마음을 밝혀 깨달음의 세계로 갈 수 있게 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 하셨다.
누구나 절에서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법한 법문이지만 다시 한 번 마음을 깨워 주시는 말씀이다. 바로 깨달음이란 구하는 것이 아닌, 기억하는 것임을 상기하여 이미 내 안에 있는 불성을 다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마음속으로 스님께 감사하며 합장 했다. 저녁 찬이 걱정 될 때 고민 말고 가까운 이웃이나 친구 집으로 가서 한 끼를 먹어보면 내가 즐겨먹던 음식을 그 집 밥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처럼 우리 가슴마다 숨어있는 신심의 법문도 내가 아닌 누구로부터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신심견고(信心堅固)의 지혜를 이룰 수 있도록 우리는 생전에 스스로 예수재를 실천하여 타력이 아닌 자력으로 훌륭한 내생을 만들 수 있기를 서원하며 정진해야 하겠다.

진정한 사랑
우연히 보게 된 TV의 한 장면이 마음에 꽂힌다. 아주 깊고 높은 산속에 전기도 없는 외딴집에서 부부가 살고 있다. 그 부부는 그 동안 해오던 사업의 실패로 그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백년도 더 된 집인데, 그들이 이곳에 와서 살게 된 지도 벌써 20년이나 된다고 했다.
그리고 부부는 이곳에서 네 자녀를 낳아 키웠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부인의 모습은 평범한 주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도시의 어느 부인이나 다를 바 없는 품위 있고 단아한 모습이었다.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았는데 이런 여건에서는 더 잘 할레야 더 잘할 수 없는 여건이었고, 돌아가신 분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이 너무나 마음이 짠하여 계속 보게 되었다.
얼마나 정성이 지극했으면, 얼마나 사랑했으면 시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며느리의 손을 꽉 잡고 “엄마라고 꼭 한번 불러 주고 싶다.”고 하셨단다. 순간 나는 숨이 멎는 듯 애틋함과 감동으로 가슴 가득 차오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얼마나 아름답고 고마운 말인가. 며느리가 시어머니께 이 말을 했다면 이만큼 감동스럽진 않을 것 같은데,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세상을 마무리하면서 해 주신 마지막 말이라니 참으로 고맙고 귀이한 선물이 아닌가 싶다.
그 깊은 숲속의 삶을 보고 있노라니 우리로선 이해 할 수 없을 만큼 불편하고 힘들었을 상황인데도 천사와 같은 밝은 얼굴로 불만 없이 살며, 두 사람이 서로 행복한 모습으로 잘 적응하고 가슴으로 안아주며 사랑으로 채워 살고 있음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고부간의 갈등이나 부부간의 갈등으로 이혼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하고 산다. 그런데 가시고 안 계신 시어머니를 이처럼 그리워하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며느리의 모습은 세상을 향한 큰 법문이 아닐 수 없다.
가진 것 없이도 서로 믿고 의지하며 가슴깊이 감사하며 살 수 있음이 진정한 사랑일 것이고, 그 고귀한 사랑은 묘법(妙法)의 세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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