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과 명심보감 下 - 정대구 교수(전 영산대)

▲ <명심보감. 성심편에는 '예불을 드리는 것은 부처님의 덕을 존경하는 것이요. 염불하는 것은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요. 불경을 보는 것은 부처님의 이치를 밝히는 것이요. 좌선을 하는 것은 부처님의 경지를 밟아보는 것이요. 깨달음을 얻는 것은 불교의 도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라고 나와 있다

명심보감 계선편, 성심편에는
자비, 공덕, 방편, 선행, 번뇌 등
불교 기본 내용 담겨있어

특히 인과응보, 윤회관, 삼세관 등
선업선과 악업악 강조

• 예불자 경불지덕 염불자 감불지은 간경자 명불지리 좌선자 답불지경 득어자 정불지도(禮佛者 敬佛之德 念佛者 感佛之恩 看經者 明佛之理 坐禪者 踏佛之境 得悟者 正佛之道) 「성심편」 112조
예불을 드리는 것은 부처님의 덕을 존경하는 것이요. 염불하는 것은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요. 불경을 보는 것은 부처님의 이치를 밝히는 것이요. 좌선을 하는 것은 부처님의 경지를 밟아보는 것이요. 깨달음을 얻는 것은 불교의 도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 장심비심 변시불심(將心比心 便是佛心) 「존심편」7조
받드는 마음, 따르는 마음이 바로 부처님 마음이다.

• 이기지심 탁인지심(以己之心 度人之心) 「존심편」7조
자기 마음으로 남의 마음을 헤아려라

• 천불생무록지인, 지부장무명지초 (天不生無祿之人, 地不長無名之草)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 공심약비사심 하사불변 도념약동정념 성불다시(公心若比私心 何事不辨, 道念若同情念 成佛多時) 「성심편」 204조
공적인 일을 사적인 일같이 한다면 무슨 일이고 분명하게 못하랴, 도를 생각하는 것을 정을 생각하듯이 한다면 성불을 해도 여러 번 했을 것이다.

• 인심생일념 천지실개지 선악약무보 건곤필유사(人心生一念 天地悉皆知 善惡若無報 乾坤必有私) 「천명편」6조
사람이 한 가지 생각을 하면 천지가 모두 이를 안다. 만약에 선악간에 응보가 없다면 하늘과 땅도 틀림없이 사가 있음이다.

• 약의불사병 불도유연인(藥醫不死病, 佛度有緣人) 「성심편」 142조
약으로 고쳐 죽지 않는다면 부처님은 인연 있는 사람부터 구제할 것이다.

• 유심무상 상축심생 유상무심 상수심멸(有心無相 相逐心生, 有相無心 相隨心滅) 「존심편」 19조
마음엔 있고 외형이 없다면 외형은 마음 따라 생겨나는 것이요, 외형에 있어도 마음에 없으면 외형은 마음 따라 없어지는 것이다.

• 무구승보시 근수승지제(無求勝布施, 謹守勝持齊) 「존심편」 61조
요구하지 않는 것이 보시보다 낫고, 삼가 지키는 것이 지제보다 낫다.

• 이청선언 불타삼악(耳聽善言 不墮三惡) 「계선편」 13조
귀로 좋은 말만 들어도 삼악(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 제전화상 경세시 간진미타경 염철대비축 종과환득과 종두환득두 경축본자비 원결여하구 조견본래심 주자환타수(濟顚和尙 警世詩 看盡彌陀經 念徹大悲祝 種瓜還得瓜 種豆還得豆 經祝本慈悲 寃結如何救 照見本來心 做者還他受)「성심편」 114조
제전화상 경세 시에, 미타경을 다 보고 대비한 주문을 다 통했도다.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경문과 주문은 본래 자비를 뜻하는 것인데 원한을 맺었으니 어찌 구제될꼬? 본래의 마음에 비추어 보라. 죄지은 자는 타인에게서 그 죄를 돌려받는다.

• 막소타가빈 윤회사공도 막소타인노 종수환도가(莫笑他家貧 輪廻事公道 莫笑他人老 種須還到我) 「성심편」 225조
남의 집 가난을 비웃지 마라 빈부의 일은 윤회하여 공평한 것이다. 남이 늙었다고 비웃지 마라 끝내 그 늙음이 나에게도 돌아온다.

이상 예문들에서 보듯, 명심보감은 부처님의 자비와 공덕, 인과응보, 방편, 선행, 번뇌, 지족안분 같은 내용을 곳곳에 품고 있다. 모든 종교가 당연히 선행을 가르치고, 악행을 경계하는데, 불교는 타종교보다 이에 대한 가르침이 아주 논리적이다. 불교의 특성 중 하나인 인과응보를 내세워 선업선과 악업악과를 강조하고 윤회설과 삼세관을 내세워 선행을 하면 내세에 좋게 태어나고 악행을 저지르면 축생으로 환생한다고 설득력 있게 선행의 윤리를 논리적으로 뒤받쳐준다.
이처럼 마음에 새겨 두고 싶은 구절로 가득 차있는 책이 명심보감이다. 불교뿐 아니라 유가를 비롯한 제자백가의 서에서 좋은 문구들만 골라 모아놓았다.
명심보감에는 논어 구절이 많이 보이지만 경행록ㆍ근사록ㆍ설원ㆍ도경ㆍ소서ㆍ사기ㆍ한서충효략ㆍ안씨가훈 등등 수많은 책과 공자와 공자제자들(안자, 증자, 자하, 자공) 맹자ㆍ노자ㆍ장자ㆍ순자ㆍ태공ㆍ사마온공ㆍ마원ㆍ양웅ㆍ포박자ㆍ이단백ㆍ소강절ㆍ소동파ㆍ굴원ㆍ명도정호선생ㆍ횡거선생ㆍ한소열ㆍ당태종ㆍ인종황제ㆍ신종황제ㆍ고종황제ㆍ현제ㆍ자허원군 등등 실로 각계각층을 망라한 수많은 사람들의 명언총집합체가 명심보감이다.
따라서 자고이래로 명심보감의 많은 구절들이 인구에 회자되어 은연중 자기도 모르게 인격형성에 크게 작용하여 사람들 심성에 올곧고 밝은 바탕을 이루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문구들이다.

• 순천자존 역천자망(順天者存 逆天者亡)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근위무가지보 신시호신지부(勤爲無價之寶 愼是護身之符)
책인지심책기 서기지심서인(責人之心責己 恕己之心恕人)
물이악소이위지 물이선소이불위(勿以惡小而爲之 勿以善小而不爲)

법화경에 이르기를 ‘어떠한 악도 짓지 말고 선을 많이 받들어 행하여 스스로를 청정하게 하는 이 모든 것이 부처의 가르침이다ㅡ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라고 했다. 명심보감 계선편에 수록된 불교적 성향의 문구들을 음미하며 읽어보자.

•선사(善事)는 수탐(須貪)하고 악사(惡事)는 막락(莫樂)하라.(계선편)
선사는 심히 탐해서 하고 악사는 절대 즐기지 말라

•일일불념선(一日不念善)이면 제악(諸惡)이 개자기(皆自起)니라.(계선편)
하루라도 선(善)을 염하지 않으면 모든 악심(惡心)이 절로 일어나느니라.

•어아선자(於我善者)도 아역선지(我亦善之)요 어아악자(於我惡者)도 아역선지(我亦善之)니라.
나에게 잘해주는 자에게 나도 그에게 잘해주고
나에게 악하게 구는 자라도 나는 그에게 변함없이 잘해줄 것이니라.

•아기어인(我旣於人)에 무악(無惡)이면 인능어아(人能於我)에 무악재(惡哉)다. (계선편)
내가 남에게 악하게 안 했다면 남도 나에게 악하게 안 할 것이다

•종신행선(終身行善)이라도 선유부족(善猶不足)이요 일일행악(一日行惡)이라도 악자유여(惡自有餘)니라.(계선편)
죽을 때까지 선을 행해도 선은 오히려 모자라다 할 것이요.
단 하루만 악을 행하더라도 악은 절로 남음이 있다할 것이다.

•위선자(爲善者)는 천보지이복(天報之以福)하고 위불선자(爲不善者)는 천보지이화(天報之以禍)니라.(계선편)
착한 일을 하는 자에겐 하늘이 그에게 복으로써 보답하고
불선(不善)을 하는 자에겐 하늘이 그에게 재화(災禍)로써 갚는다.

•물이악소이위지(勿以惡小而爲之) 물이선소이불위(勿以善小而不爲)(계선편)
하찮은 악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하지 말고
별로 생색나지 않는 작은 선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안 하지 말라.

다음은 계선편에 나오는 비교적 긴 글이다 읽어보자.

•은의(恩義)를 광시(廣施)하라, 인생하처불상봉(人生何處不相逢)이랴?
-은의를 넓게 베풀라, 인생살이 어느 때 어느 곳에서 그를 만나지 않으랴

수원(讐怨)을 막결(莫結)하라, 노봉협처난회피(路逢狹處難回避)니라.
-원수를 맺지 마라, 외나무다리에서 그를 만나면 피해가기 어렵다.

일일행선(一日行善)에 복수미지(福雖未至)나 화자원의(禍自遠矣)요,
-하루 선행에 비록 복이 이르지 않는다 해도 화은 절로 멀어질 것이요,

일일행악(一日行惡)에 화수미지(禍雖未至)나 복자원의(福自遠矣)니,
-하루 행악(行惡)에 비록 화는 이르지 않겠지만 복이 절로 멀어질 것이니,

행선지인(行善之人)은 여춘원지초(如春園之草)하여 불견기장(不見其長)이나 일유소증(日有所增)하고,
-행선한 사람은 마치 봄동산에 풀 같아서 자라는 게 잘 보이지 않겠지만 날마다 더함이 있을 것이요,

행악지인(行惡之人)은 여마도지석(如磨刀之石)하여 불견기손(不見其損)이나 일유소휴(日有所虧)니라.
-악을 행한 사람은 마치 칼갈이 숫돌과 같아서 당장은 손실(損失)이 보이지 않겠지만 날로 망가지고 이지러지는 바가 있을 것이다.

*나오는 말
속도와 물질로 황폐된 현대인의 심신을 치유할 길은 최고의 지혜서인 <금강경>, <명심보감>, <논어> 같은 동양 고전에 그 답이 있을 것이다. 본 강좌에서는 명심보감을 주 텍스트로 하여 우리의 마음을 밝히는 등불 같은 경구명언을 찾아 이해하고 감상했다. 이를 통해 물질적 과욕을 버리고 정신적 안분지족의 삶을 생활방편으로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계속>
이 원고는 본각선교원에서 강의하는 내용을 미리 간추려 소개한 것입니다. 본각선교원 (02)762-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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