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LG계열사들은 임직원들이 전국의 명상 전문센터를 찾아 2~3일 씩 ‘집중 명상 교육’을 받고, 사내에서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명상실을 운영하는 등 ‘마음경영’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직원들의 정서지능과 리더십을 향상시켜 결과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사실 이러한 ‘마음경영’은 서구지역에서 먼저 확산됐다. 다국적기업과 프로 스포츠팀 등이 ‘마음챙김(mindfulness)’ 프로그램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것.
특히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Google)은 2012년 비영리법인 ‘내면검색 리더십 교육기관(SIYLI, Search Inside Yourself Leadership Institute)’을 설립해 ‘마음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구글은 SIYLI에서 사내직원을 대상으로 명상을 지도하고 마음 다스리는 법과 자존감 높이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이미 1000명 이상이 수강했고 1년에 4회 진행되는 강좌 신청이 시작되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명상으로 집중력·리더십 향상
내면검색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이끄는 사람은 차드 멍 탄(Chade-Meng Tan·43) 씨다. 그는 2000년 구글에 입사한 초기 멤버로 검색 서비스 관리 부서에서 8년간 엔지니어로 일했다.
‘정말 유쾌한 친구(Jolly Good Fellow)’라는 타이틀을 명함에 새기고 다니는 괴짜로 알려져 있는 탄 씨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수년간 성공적인 경험을 쌓아오던 중 명상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명상이 가진 놀라운 효과에 고무돼 구글의 지원을 받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경과학자들과 심리학자, 선승을 불러모아 마음챙김 명상에 기반한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 개발 명상프로그램’을 2007년에 개발했다.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이라 불리는 이 수업 프로그램은 초기에 구글 직원들을 대상으로 7주간 20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 수업을 받은 직원들은 대부분 “이전보다 감정조절이 쉬워지고 마음이 편안해졌으며 자신감이 높아지고 인간관계와 리더십 능력이 향상되는 등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고 증언했다.
윌리엄 조지(William George)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명상은 분주한 생활 속에서도 현재 일에 온전히 집중하게 해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고, 리더로서 동료와 협력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도 유익한 도움을 주는 수행법이다.
차드 멍 탄은 이러한 명상의 효과가 ‘집중력 향상→자기 감정 인식→자기 통제→자신감→리더십’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고 확신한다.

차드 멍 탄 씨는 그의 저서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Search Inside Yourself)>에서 “어디서든 당신의 호흡, 즉 들이쉼과 내쉼에 딱 2분만 온전히 집중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아라. 이걸 반복해 100분 동안 하면 변화가 생기고 100시간을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며 “명상으로 연습하는 연민의 감정은 타인과 공감하고 이해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다. 돕고 싶은 마음은 ‘선(善)한 야망’ ‘겸손한 야망’으로 발전하게 되고, 좋은 리더의 최고 자질이 된다”고 강조한다.
차드 멍 탄 씨는 세계평화와 자유를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진 ‘TAN TEO’ 자선재단의 ‘정말 유쾌한 이사장’이며 창립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내면의 평화를 안겨줘 명상을 통해 깨달은 연민의 감정이 확산된다면 세계평화도 언젠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사원·관리자·임직원 과정 진행
현재 내면검색 수업은 16시간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2일 동안 참여하는 종일프로그램과 반나절 동안 4회에 걸쳐 듣는 코스로 나뉘어 있다. 또한 직급에 따른 업무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웰빙과정 △관리자 과정 △임원리더십 과정으로 구분했다. 웰빙과정은 임직원 모두를 위한 것으로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마음챙김 수업을 제공한다. 관리자 과정에서는 팀을 이끄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감성지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임원리더십 과정은 경영진과 고위 지도자들이 명상을 통해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