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제 철(前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총동문회 회장)

불교는 150명, 개신교는 1만여명
지난 6월 24일부터 4박 5일간 강원도 평창에서는 한국대학생선교회(KCCC, 개신교 계통)가 주관하는 전국대학생 여름수련회가 열렸다. ‘네 꿈을 펼쳐라’라는 주제로 열린 이 수련회에는 국내 350개 대학에서 1만여 청년들이 운집했는데, 기독교 신자가 아닌 대학생 900여 명과 350여 외국 대학생들도 합류했다. 이들은 수련 기간 중 성경공부와 함께 LTC(지도자 훈련 과정)을 연수하고, 수련회가 끝난 후에는 팀별로 전도순례를 떠났다.

한편 올해로 창립 50주년이 되는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는 지난 8월 17일 창립50주년 기념행사를 가진 뒤 동국대학교 일원에서 3박 4일간의 여름캠프(Young Buddhist Camp)를열었다. ‘Let’s Go! 빛나는 청춘‘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대회에는 전국 대학 불교동아리에서 약 150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학생들은 저명한 철학자와의 토크파티를 갖는 등 주인으로서의 삶, 붓다로서의 삶을 함께 깨쳐가는 심신수련의 기회를 가졌다.

대불련의 여름캠프와 KCCC의 여름수련회는 우리나라 양대 종교의 대표적인 대학생 수련활동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22.8%인 1070만 명의 신도수를 자랑하는 불교계의 수련 참가자가 860만명(18.3%)의 신도를 가진 개신교의 몇십 분의 일에 불과하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우리 기성세대는 그 동안 대학생 포교를 위해 무엇을 했나 하는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KCCC는 (세계)대학생선교회(CCC)의 한국 조직으로 1958년 김준곤 목사의 원력으로 설립됐다. 이들은 개신교 계통의 초종파적 조직을 구축해 국내 각 대학의 기독교 동아리를 지원함으로써 이른바 ‘캠퍼스의 복음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포교조직에는 개신교 각 종파와 교회와 각 대학 CCC 동문들과 각계각층의 유력한 신도들이 참여하여 포교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대학생 포교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범불교적 대학생 전법기구 있어야 한다
대학생에 대한 불교 포교는 불교계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호국불교이기 때문이다. 신라의 화랑도는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심신을 단련해 삼국을 통일했고, 임진왜란 때 젊은 스님들은 의병 중에 가장 치열하게 왜적과 맞서 싸워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1980년 대에는 대불련을 중심으로 한 젊은 불자들이 민중불교운동을 전개하여 민주화의 기틀을 다졌다.

개신교의 포교정신과 포교방법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젊은 대학생들에 대한 포교가 중요하고, 이 포교에 범불교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대학생들은 우리나라와 우리 불교의 미래를 이끌어 갈 사람들이며, 이들에게 불심을 심어주는 일이야 말로 가장 중대한 불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불사는 대불련을 통해서 이루어 나가야 한다. 대불련은 50년 전에 창립되어 지난 반세기 대학생 포교의 중심에 서 왔기 때문이다. 대불련의 수련 참가자가 150명에 불과한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그것은 학생들 역량이 부족한 탓이 아니다. 이렇다 할 지원기구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15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불법을 배우겠다고 발심한 것을 가상하게 여겨야 한다.

이에 필자는 제안한다. 우리 불교계에서도 KCCC와 같은 범불교적인기구를 설치해 대학생 포교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구가 설치되기 전까지는 대한불교 조계종이 그 역할을 담당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대불련은 지난 8월 17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대학생전법센터 설치의 구상을 밝힌 바 있거니와 조계종은 종파를 초월한 대승적이고, 전폭적인 힘을 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불사가 성과를 거두려면 국내 모든 종단과 신도와 신도 단체들이 한 마음으로 한 뜻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