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걱정 주인공에 다 놓으시고 걸림없이 사세요

▲ 그림 최주현

일체의 모든 것을 거기다 맡겨놔라.
이 우주 천하에 직결돼 있는 근본이
모두 사람의 마음에 직결돼 있는 것을 알고
그 직결돼 있는 주인공을 믿고
거기다가 모든 것을 맡겨놔라.


(지난 호에 이어서)

큰스님: 아까 끄트머리로 말씀하신 것은 아까, 뭐라 그랬죠?

질문자1(남): 산소를 잘못 건드렸을 때 자손에게 화가 미친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큰스님:
네. 그거는요, 여기서는 그런 것을 개의치 않습니다. 소승이다, 대승이다 하는 교리를 다 놓고 돌아가는 이 진리를 탐구하는데 무슨 그것이 잘못되고 잘되고가 있습니까? 일체 만법에 뭐, 마음은 체가 없는 겁니다. 그렇죠? 영(靈), 의식은 수만 개가 들어와도 들어온 사이가 없고 내놔도 내놓은 사이가 없고, 또 내가 가다가 ‘아, 여기가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으면 거기 그냥 묻으면 좋은 겁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지리학이라든가 천문학이라든가 또는 의학이라든가 천체물리학이라든가 이런 것이 포함돼서 돌아가는 공부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하는 공부를 지금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걸리지 마시라는 얘깁니다.

여러분이 체험을 해봐서 알지마는 아, 그런 데서 부적을 붙이고 온통 야단을 하면서 그렇게 걸리다가는 못 하나 박아도 탈이 나. 그런데 나중에는 그거고 뭐고 다 버리니까 탈도 안 나고 오히려 더 잘되더라는 얘깁니다. 지금 사람이 먹고 살고 이렇게 살기도 귀찮아 죽겠는데 어떻게 와서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데 아니, 그런 걱정 저런 걱정 하다가 세월 보내면 얼마나 억울합니까? 다 놓으세요. 아무 걱정, 걸리지 마세요. 그러면 돼요.


질문자4(남):
저는 『한마음』이라는 책을 읽어보고 큰스님의 그 높으신 법문을 듣기 위해서 오늘 이 자리에 처음 왔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제가 지난 5월 14일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낳았을 때는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한 달이 지난 뒤 애가 굉장히 놀라고 많이 심기가 불편해 가지고 사경을 헤매는 정도였습니다. 병원이라는 병원은 다 다녀봤습니다. 병명이 뇌성마비입니다. 그런데 뇌성마비도 좋습니다. 제 인(因)으로 인해서 자식이 받은 죄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저의 마음이 항상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오늘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큰스님:
내가 항상 이런 말을 하죠. 금은 금대로 놓고, 또 쇠는 쇠대로 놓고, 은은 은대로 놓는다고요. 사과는 사과대로 놓고 이렇게 끼리끼리들 모두 모아놓죠.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인(因)으로 인해서 현재의 과(果)로 엮어진 겁니다. 보는 사람도 그런 죄, 또는 그렇게 당하는 사람도 죄인 것입니다. 그것은 보는 사람하고 그 당하는 사람하고 둘이 아닌 까닭입니다. 부딪치는 거는 깡통이기 때문에 부딪칩니다, 둘이 아니게. 끼리끼리 그렇게 은연중에 인과로 인해서 모이는 거죠. 그러니 여러분이 그런 인과응보를 어떻게 해결을 할 수 있겠느냐?

일체의 모든 것을 거기다 맡겨놔라. 이 우주 천하에 직결돼 있는 근본이 모두 사람의 마음에 직결돼 있는 것을 알고 그 직결돼 있는 주인공을 믿고 거기다가 모든 것을 맡겨놔라. 이 병이 거기서 나온 거니까, 인과응보로 나온 거니까, 인과응보로 나온 데다가 다시 놓아라. 바로 네게서 그렇게 나온 거니까, 너한테서 나온 거니까 네가 고쳐라 하고 믿고 거기에 놔라 이겁니다. 너만이 고칠 수가 있다. 주인공에서 나온 거니까 주인공에서 고쳐라 이거죠.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기가 오다가 엎어졌으면 자기가 일어나서 오겠지. 안 그렇습니까? 예. 그러니까, 누가 주고 뺏어가는 게 아닙니다. 당신네들이 지어놓은 거니까 당신네들이 풀어야 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가르쳐주는 겁니다. 거기서 나온 거니까 거기다 되놓는다면 바로 화(化)합니다. 네? 물도 가스가 되듯이 화해버려. 그러면은 그 마음, 인과응보를 졌던 그 업이 그냥 송두리째 무너져버려.

그래 다시 보살로서 재생이 되니까 그때야, 억울하고 누명 쓰고 또 업보가 많고 자기가 저지른 많은 일들의 인과응보가 다 스러지게 되고, 그러면 이 몸뚱이 속의, 대뇌 속의, 이런 모든 생명들이 그때서야 활개를 펴고 왔다 갔다 하면서 잘 공급을 해주고 잘 회전을 하기 때문에 병 증세가 낫는다 이런 겁니다. 이건 이론이 아닙니다. 실천입니다. 실천궁행(實踐躬行)하는 데 우리가 참, 노력을 해서 체험하고, 체험하면서 우리는 믿게 되고 진실하게 되고 ‘아, 이런 거로구나.’ 그럼 일체 만법, 작든지 크든지 용도에 따라서 내가 다 이렇게 여기서 나오는 거로구나. 내가 있기 때문에 태초요, 내가 나왔기 때문에 태초야. 내가 있기 때문에 그게 바로 화두예요. 여러분이 다,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화두지 여러분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어.
그래서 어떤 사람은 여기에는 뭐 체계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이거 소승불교 아니야? 이런단 말입니다. 대승불교면 어떻고 소승불교면 어떠냐. 또 어떤 사람은 그냥 스님네들을 욕을 합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깨치지 못해서 혼란을 일으키고 싸우고 주먹질을 하고 잘 못한다 하더라도, 부모형제를 다 버렸고 처자를 가지지 않고 홀로이 가는 길에 회색옷을 입었습니다. 남이 머리 기르고 모양을 내는데 머릴 깎아버렸다. 이렇게 마음을 써서 내가 입산한 것만으로도 90%는 됐습니다. 그런데 만날 스님네들 흉만 보고 말입니다, 잘하네 못하네.

아무리 스님네들이 잘못한다 하더라도 배우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머리 안 깎고 깨친 부설거사(浮雪居士) 같은 분들, 유마힐거사(維摩詰居士) 같은 분들은 한마디라도 못한다 잘한다 하지 않고 만나면 그저 깨치게끔 일러만 줬지, 흉을 본 예가 없어. 욕한 예가 없고. 그런 분들은 그렇게 하는데 아, 머리 안 깎은 부설거사 봐라, 뭐 유마힐거사 봐라. 뭐, 스님네들 하나도 쓸모가 없다 이러고 욕들을 하고 그러는데 그러한 모순된 마음은 다 버리고 이 의복만 봐도 그저, 마음을 겸손하게 가지고 숭배하는 마음을 가져라 이겁니다. 벌써 처자식 안 가진 것만 해도, 그것만 봐도 머리가 숙여지지 않느냐 이거야. 응?
왜 불쌍한 줄을 몰라? 자기네들은 남녀가 만나서 서로 굶으면 먹어라, 입어라. 추우면 또 뜨뜻하게 잠자라 하고 물도 떠다주고 그렇게 모두 도와주는데 이건 혈혈단신이야. 누구 하나 먹어라 써라 하는 것도 없어. 음. 그런 걸 보더라도 왜, 자기 불쌍한 생각을 한다면, 자기가 인생살이 하는데 그렇게 고초가 많다고 생각을 했을 때 그 스님네들은 어쩔까? 하는 그 불쌍한 마음이 안 드느냐 이거야. 그 불쌍한 마음을 갖는다면, 위대하게 보기 이전에 불쌍한 생각을 갖는다면 위대하게도 보인다 이겁니다. 아무리 스님네들이 깨치지 못하고, 아무리 스님네들이 말세가 돼서 허우적거린다 하더라도, 싸움을 하고 죽이고 살린다 하더라도 우리가 좀 더 생각을 해준다면 바로 그것이 내 마음, 내 형제가 아니겠느냐는 얘기죠.

그럼으로써 내 형제가 머릴 깎고 저렇게 입산을 해서 저렇게 고생을 하니 그것만 보더라도 벌써 감사하지 않으냐. 이렇게 내 마음, 내 몸, 내 아픔 바로 그걸로 생각을 하신다면 절대 욕 못합니다. 그러니 욕하지 마시고 뼈저리게 생각하신다면은 그 스님네들도 내 아들, 내 딸, 바로 내 어머니가 될 수도 있고, 내 아버지도 될 수 있고, 내 형제도 될 수 있고, 내 누이도 될 수 있고, 내 오빠도 될 수 있고, 내 동생도 될 수 있고 모두가 그런 것입니다. 나는 이 회색옷만 봐도 좋습디다. 못났느니 잘났느니, 잘하느니 못하느니 해도 이 옷만 봐도 고마워. 이게 검고 희고 그런 게 없는 것이거든.
그래서 우리 국기에도 그렇게 하늘과 땅을 그려놨죠. 둘이 아님을 알라고 둥그렇게 그려가지고는 그 안에다가만 그렇게 하늘과 땅을 그려놨죠? 가장자리에다가 그렇게 해놨는데 그것이 삼(三)ㆍ사(四)ㆍ오(五)ㆍ육(六)으로 이렇게 점을 찍어놨죠. 그것이 무엇입니까? 천지의 근본은 인간의 근본이요, 인간의 근본은 천지의 근본이다. 이렇게 써놓은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러니 여러분은 이런 공부하는 데 어떠한 아쉬움이 있고 어떠한 못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나 못났을 때, 나 못 배웠을 때, 나 가난했을 때, 나 병신이었을 때, 내가 미생물이었을 때 바로 내 모습으로 보시라 이겁니다. 그런다면은 그 병 증세가 다 없어지고도 남음이 있어. 모든 거를 주인공이, 모두 결집된 주인공만이 바로 내 자식을 고칠 수 있다.
저 뉴욕의 어딘가 그 이름도 잊어버렸습니다마는 산호세 갔을 때도 그렇고, 댁에처럼 뇌성마비로다가 그런 건이 생겨가지고 수술을 한다고 야단이 났었다고. 그런데 애가 뭐 정신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예요. 그런 문제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엄마 아빠가 너무나 정성이 지극하고, 외삼촌도 또 거기서 사는데 그렇게 정성이 지극했어요. 지난번에 데리고 왔는데 보니까 지금은 아주 출중한 어린애가 돼버렸어. 그건 누가 그렇게 했느냐? 그런 마음을 내주는 것도 스님이지마는 그 마음이 서로 계합이 됐기 때문이지.
그러니 우리 이 방통 안에서도 내 한마음이 밝으면 여러 사람들이 다 밝게 앉았어. 밝게 살 수 있어요. 우리 한 가정이, 한 사람만 이런 도리를 깨치고 나간다면은 그 가정을 다 이끌어가지고 갈 수 있어, 지혜가 있다면. 다 밝게 살 수 있는 거예요. 불 하나만 켜면 항상 밝으니까 남도 밝게 살 수 있지 않아? 그래서 화목하고 마음이 편안하고 잘 이끌어진다는 얘기죠. 우리는 이론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실천궁행해라 이겁니다.

질문할 분 없습니까? 그러면 아까 얘기하던 거 마저 얘기를 좀 하고 넘어가야 되겠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50%가 결집돼서 그 현상세계에서 사는데 모든 게 악화되고 병고액난이나 가난이나 그것이 성하기도 없어지기도 하는 이유는 어디 있느냐. 우리가 우주의 법계와 더불어 같이 이렇게 상응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옛날에 어느 두 남매가 연년생인데 아주 어렵게 탄생을 해서 세 살이 되고, 하나는 두 살이 되었는데 부모가 그만 다 죽어버렸어요. 일 년 내에 그냥 두 분이 다 돌아가시고 보니깐 두 어린애는 고아가 돼서 이리저리 떠돌게 돼서 어느 스님네가 데려다가 키우게 됐죠. 하나는 비구 처소로 가고 하나는 비구니 처소로 가게 됐죠. 옛날 얘깁니다. 그러나 옛날 얘기로만 듣지도 마시고 옛날 얘기로 안 듣지도 마십시오. 그래서 그렇게 기르다보니까 하나는 열일곱 열여덟이 돼오고 하나는 열아홉 스물이 됐답니다.
어느 날 밤에 자는데 난데없이 그냥 자기 모습하고 똑같은 사람이 탁 나타나서 뭐라고 그러느냐 하면은 “자세히 들어라.” 하면서 이런 말을 하더랍니다. “십만 년 전에 우리 옥황국(玉皇國)이, 천지옥황국이 악한 무리들로 인해서 혼란이 오게 됐다. 그 혼란이 오게 되면은 벌써 세상이 풍지박산이 되고 큰 병폐가 생기고 멸망할 수 있는 이치가 있어 우리가 보연지불을 생산해서”, 큰 별을 생산했다는 얘기죠. “생산을 해서 그 병폐를 다 막고 있었느니라. 그러나 그 보연지불은 지금, 그 큰 별은 너희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오백 년 후에 그것이 재림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오백 년 후에 올 수 있는 그런 재난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느냐?

그러니 너희가 열심히 하다가 만약에 어떠한, 즉 말하자면 장마가 들어서 흙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또는 바람이 요동치듯 불고, 안개가 끼고, 구름이 끼어서 밝은 해도 비치지 않고, 달도 비치지 않고 그럴 때, 백성이 임금을 잃게 되고 그냥 헤매고 있을 그때, 또는 임금이 그렇게 없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백성이 임금을 무시하고 또 임금은 임금대로 그렇게 무시하니까 해나갈 수 없고, 서로가 똑같이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그런 혼란이 오면은 사람의 마음이, 모두 사생(四生)들 마음이 흩어져서 온통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섬길 수 없고 병고액난들이 생기고 산란이 오게 될 테니 그게 바로 문제가 되느니라.
그러니 그러한 문제가 오걸랑은 올라가 도를 닦아서 빨리 재림을 하게끔, 네 마음이 지금 그 별, 즉 말하자면 보연지불로 같이 계합이 된다면 큰 별이 다시 재림이 되느니라. 재림이 돼서 이 세상을 다 보살필 수 있는 그러한 광명이 있느니라. 그렇게 아니 한다면 세상은 앞으로 전부 망가질 수 있는 문제가 생길 테니 그렇게 하라.” 하는 그런 말이 있었답니다.

그러니 오백 년 후다 그래서 이 세상은 오백 년 전이 되고 바로 저 세상은 오백 년 후가 된다면 한 찰나에, 우리가 공부를 한다면 한 찰나지마는 공부를 못 한 사람에게는 오백 년이 오백년이지 뭐. 그래서 그런 시기가 온다면 바로 재림되게 해서 광명을 되찾아서 그 옥황국(玉皇國)을 살림으로써 이 세상이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 그리고 융성해질 수 있고, 재난이 점점 줄어들고, 경제가 융성해지고, 모든 것이 다 평화롭게 되느니라. 이러면서 그 아이는 또 한 가지를 뭐라고 물었느냐 하면은 “재림이 돼가지고, 어떻게 해야만 그 악인을 다 없앨 수 있겠습니까?” 하니까 “없애는 게 아니니라. 대마(大魔)는, 모습 없는 악의 모습을 태어나게 해서 부하로 삼아 우리 선국(善國)을 아주 짓밟고 그러느니라.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 여기 옥황국의 천지에 혼란이 오면은 이 세상에 혼란이 오고, 거기가 편안하면은 여기도 편안하니라.” 이거거든요.

또 말씀을 하시길 “그러한 무리들이 많이 생겨서 마음으로 새끼가 새끼를 치고, 새끼가 새끼를 치고 이래서 많아졌느니라. 그러나 그거를 밝은 빛으로써, 예를 들어서 광명으로써 안아준다면, 비춰준다면 그 무리는 다 스러지고 말아버리느니라. 실존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다 스러지느니라.” 실존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림자다 이거야. 모습 없는 모습, 그림자. 그러니까 “그건 실존하지 않느니라. 그러나 그 큰 별이 재림이 된다면, 그 광명으로써 광력으로써 모든 것을 비추어주면은 그것이 스러져서 녹아버리니 그것이 바로 자비니라. 그 악한 마음들을 다 선하게끔 해서 하나로 만드느니라.” 그러거든요.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이것이 천 년이 되고 또 십억 년을 되돌아서 다시 또 되면은, 사람의 마음이 산란해지고 모두가 다시 악의 마음이 일어나면은 다시 이런 문제가 또 생기고 이러느니라. 그래서 세상은 패망을 할 수도 있고, 세상은 패망 후에 올라설 수도 있고, 또는 전체가 타 죽을 수도 있고, 전체가 물에 소멸될 수도 있고 그러느니라. 그러니 이런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도리는 마음이니라.” 마음의 그 모든 도리를 알아서 네 마음과 내 마음이 계합이 되고, 또 지혜를 얻어서 공부를 하면은 저 우주 옥황국에서 그 큰 별들하고도 같이 계합이 돼서 우주 천국을 전부 편안하게 만들어 놓으면은 여기도 편안하고, 거기가 혼란스러우면 우리 지붕 위에서 막 혼란이 오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러면은 우리 여기 아래서는 지금 거기 쳐다보고 모두 그냥 뭐, 바람이 불고 흙이 떨어지고 돌이 떨어지고 돌이 구르고 물이 치닫고 그냥 이렇게 되면 혼란이 오는 거죠. 그랬는데 그런 것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혼란이 오면은 그냥 안절
부절 못하고 세상에 혼란이 오는 거죠. 이게 말세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러니 우리 마음들이, 우리 여기에 다니는 분들이 소승이다 대승이다, 체계가 없느니 있느니 이러한 혼란에 빠져서 자꾸 놓지 못하고 그렇게 망상에 끄달리지 마시고 전부 이 마음 주인공에 모든 것을, 그러니까 용광로에 넣는 작업만 하신다면, 또 작업을 하시되 안되는 것도 한 찰나고 되는 것도 한 찰나입니다. 그러니까 되는 것은 감사하게 맡겨놓고,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도 찰나인데 되게끔 하는 것도 거기밖에 더 있나?’ 하고, 병을 앓더라도 ‘거기서밖에는 병을 낫게 할 수 없다.’ 이렇게 놓을 수 있고, 가난이 와도 ‘거기서밖에는 부유하게 할 수 없다.’ 그렇게 해나갈 수만 있다면 앞으로 우리가 참,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지혜로운 자유권을 가지고 여러분은 자유자재할 수 있으며, 우리는 부처 중생이 따로 없이 중생을, 자기 몸 안에 있는 중생들부터 다 진화시킬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생기죠.

그러니 우리 한마음 도리 이것이, 물러터지고 아무 특별한 것도 없다 하지만 남이 이러든 저러든 내버려둡시다. 그저, 알고도 놓고 모르고도 놓고, 이렇게 사십시오. 한 찰나의 뜬구름처럼, 우리는 한 조각의 구름과 같은 겁니다. 아까 얘기했듯이 병이 깨지면은 그 응고된 물은 항상 흐르고 녹았다 흘렀다 하고 그렇게 여여한 것입니다. 그렇게 안 하면 여러분이 또 살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여러분은 항상 지수화풍에 고맙다고 생각을 하십시오. 우리는 고맙지 않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또 내 스승 아님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늘은 질문할 분이 안 계신다면 요다음에 하도록 하고요. 알든 모르든 그걸 제껴놓고, 모든 것을 놓으라고 그러시는데 내가 질문할 게 뭐 있나 이런 것이 아니라, 알면 아는 것도 떡그릇인 줄 번연히 알면서 떡그릇에 엎드러진다. 돌다리도 한번 두드려봐가면서 간다. 남들 위해서 내가 그렇게 해본다, 이런 것도 있죠. 그러니 함이 없이 우리는 말을 하는 겁니다. 전력이 오고 감이 없이 와서 불을 켜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설된 줄이나 저런 거는 다 볼 수 있을지언정 전력이 오고 가는 거는 못 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마음이 오고 가는 건 못 볼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확실히 알아서 지혜롭게 참, 마음의 자비를 그대로 중용하셔서 실천으로 궁행하시도록 하십시오. 오늘은 이걸로써 끝마치겠습니다.

※위 법문은 1989년 9월 17일 정기법회에서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한마음선원 홈페이지(www.hanmaum.org, 한마음선원)에서도 같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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