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앙박물관 관장 원학 스님

문화재 보존·종단차원 관심 절실
관장 부임 ‘동다송’ 문화강좌 진행

 

▲ 불교중앙박물관 관장 원학 스님, 사진=박재완 기자
“불교중앙박물관이 그간 불교계만이 할 수 있는 특별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그 위상과 역할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에 반해 오히려 종단내부에서 관심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재의 70% 이상을 소장하고 있는 불교계가 문화재를 보존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불교중앙박물관 관장 원학 스님〈사진〉은 불교 문화재 보호는 불교 안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7월 23일 불교중앙박물관 관장실에서 스님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스님은 불교중앙박물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불교문화재 인식에 대한 불자들의 인식 개선을 당부했다.

스님은 지난 학기 〈동다송〉을 상반기 문화강좌로 진행했다. 불교중앙박물관 자원봉사회 모임 회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 강좌는 올 하반기 강좌를 마치면 그 내용을 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수강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스님은 아쉬움이 많다. 현재 박물관 형편상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하지 못하고 소규모로만 수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불교중앙박물관은 한국역사문화기념관 내에 총무원 청사와 더불어 공간을 사용하고 있죠. 이러다보니 총무원 청사라고 해야 할지 박물관이라고 해야할지 그 경계가 애매모호해요. 이름 그대로 불교박물관을 대표하는 공간이 불교중앙박물관인데 그 규모나 활용도 측면에서 안타까운 점이 많죠. 그러다보니 대중들을 대상으로 정기 강좌를 할 만한 공간이나 다양한 전시공간도 부족해요. 이런 문제들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어요.”

현재 전국의 성보박물관은 총 34개. 하지만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박물관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스님은 성보박물관이 지역문화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보박물관은 지역문화의 거점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될 부분이 많아요. 대부분이 본사에 설립되어 있기 때문에 말사 성보문화재 관리 등을 본사가 관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지역 성보박물관이죠. 이렇게 지방 성보박물관이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면 중앙 종단의 부담도 훨씬 줄 것입니다.”

스님은 전국의 성보 박물관이 불교문화를 교육할 수 있는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성보 박물관은 전시는 물론 불교문화재 홍보 차원에서도 꼭 필요합니다. 불교문화는 교육을 통해서 재인식 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죠. 불교문화를 알아야 한국문화를 알 수 있고 우리 민족의 정신적 가치를 인식할 수 있죠. 자부심을 가지고 차별화된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왜 성보박물관의 현실은 어렵기만 한걸까? 스님은 예산 미비, 문화재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을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보문화재 보호를 위한 기금 마련도 필요하다고 스님은 강조한다. “공연장·박물관·미술관·사적지 등의 관람료에 일정률의 기금을 부가하는 것이 문화예술진흥기금이잖아요. 불교문화재를 보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종단 차원에서 기금 확보를 통해 성보문화재와 성보박물관을 지원할 의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불교중앙박물관은 문화재청 학술용역사업을 수주 받아 전국 금석문 조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문화재청으로부터 15년 간 매년 20억 원을 지원받는 장기 프로젝트로 소실 위험이 있는 금석문의 원형 탁본 자료를 채탁해 명문을 영구 보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조사 사업은 사찰이나 사지뿐 아니라 모든 금석문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실시한 탁본 사업 이후 사실상 전국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사업이죠. 현재 책임연구원과 실무진을 포함한 조사단을 구성했고, 전국 50여 곳의 현장조사를 통해 현 금석문 유물의 보존 상태와 현황을 파악하고 있죠. 이런 사업을 통해 성보박물관의 활동이 활성화 되고 예산확보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성보박물관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정부의 지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원학 스님은 오늘도 우리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원학 스님은 도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1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으며, 해인사불교대학과 동국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제10·11대 중앙종회의원과 진주 연화사 주지, 대구 용연사 주지, 조계사 주지, 총무원 문화부장, 총무원 총무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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