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의 전선, 통신선 및 전신주는 경관향상이나 재해예방차원에서 반드시 지중화해야 한다. 경상북도 ㅇ사찰
사찰의 경관을 헤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얼기설기 얽혀있는 전선이나 통신선 그리고 콘크리트로 만든 전신주는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상에 노출된 변압기나 고압개폐기는 태풍이 오면 문제를 일으켜 정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화재로 연결되는 경우도 흔하다.

때문에 문화재를 보유한 많은 사찰에서는 이미 전선과 통신선 그리고 변압기나 고압개폐기 등을 지중화해서 지금은 경관적으로도, 정전이나 화재의 위험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찰에서는 이러한 전기와 통신설비에 대한 지중화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스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전기나 통신설비에 대한 지중화는 지자체와 한국전력공사가 공사비를 50%씩 부담해서 시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재정자립도가 약한 지자체의 문화재 보유사찰에 대한 지중화사업은 관심은 있어도 시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당해사찰에서 이러한 사업을 자체적으로 이루어내는 것은 많은 예산 때문에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 국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전선과 통신선 그리고 전신주 등을 지중화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 노력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지중화작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되어 전 국토가 경관적으로도 아름답고 다양한 재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또한, 중앙정부에서도 지중화를 위한 예산을 부담하게 되어 형편이 어려운 지자체의 경우에는 그동안 생각만 가졌던 숙원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문화융성을 4대 국정기조로 선정하고 문화융성위원회까지 구성하면서 한국문화의 융성을 이루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문화의 융성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선조들이 이룩해놓은 문화를 잘 지키려는 노력이 우선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수많은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는 사찰을 다양한 재해로부터 자유롭게 하여 문화재를 온전히 지켜내는 것도 문화융성을 위한 하나의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올해도 우리나라에는 많은 태풍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모든 사찰의 전선, 통신선의 지중화는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반드시 그리고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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