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미래

젊은 세대일수록 불자수 감소
“한국불교 변하지 않으면
박물관서 과거 흔적만 보게 될 것”

▲ 한북 스님/ 대구 보성선원 주지
한국불교의 미래는 어떨까? 나이를 먹을수록, 승랍이 들어갈수록 나는 이 문제가 염려스럽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같은 우려가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다. 2005년 우리나라 종교인구를 연령별로 살펴보았을 때 50대 이상의 전체 인구를 100명이라고 할 경우, 불자는 32명, 개신교와 천주교를 더한 기독교는 29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연령이 낮아질수록 불자의 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20세 미만의 연령층을 100명으로 볼 경우 기독교 인구는 31명이지만 불자는 그 절반인 16명에 불과하다.

교육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종교를 물어보면 불자라고 대답하는 아이가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나마 100명 가운데 16명이라도 불자임을 표방한 것은 인구주택총조사 응답자의 희망이 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서 응답자의 상당수는 노령층으로서 자신의 자식이나 손자ㆍ손녀가 다른 종교를 믿고 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불교를 믿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고, 이 기대감이 통계에 반영돼 있을 거라고 나는 본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지금의 50대가 상당수 사망하는 30~40년 후인 2035~2045년의 불교계는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을 것이다. 연령이 낮아질수록 불자의 수가 적기 때문에 누구라도 그런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한국 개신교는 이미 90년 이후부터 성장을 멈췄기 때문에 그 인구가 유지될 가능성이 많다. 한국 천주교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우리나라 종교 가운데 가장 많은 신자를 확보할 것이다. 1995년 295만 명이던 신자의 수가 2005년에는 515만 명으로 늘어났다는 사실과 천주교에 대한 국민의 신망이 두텁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어떤 사람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불교인구의 수가 많은 데 대해 “불교는 교리가 뛰어나기 때문에 성인이 되면 믿게 된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1995년에 10대와 20대가 10년 뒤에 얼마나 늘어났는지 살펴보면 대답은 간단하게 나온다.

1995년에 139만 명이었던 10대 불자는 10년 후에 141만명으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동안 164만 명이었던 20대는 161만 명으로 줄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나이가 든다고 해서 불교를 믿게 되고, 불교인구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된다.

나의 이 같은 전망은 과학적이지도 않고 근거도 없는, 순전히 감에 의한 분석이지만 이미 2012년 초에 불교미래사회연구소가 ‘2044년 한국불교의 미래’에 대해 내놓은 전망과 별로 다르지 않다.

누군가가 그랬다. 불교는 세계적으로 붐이 일어나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죽을 쑤고 있다고. 왜 그럴까?
우리 축구팀이 상대방에게 지고 있다면 둘 중 하나다. 우리 팀이 잘못하든지, 상대방이 잘 하든지. 아니면 둘 다든지. 한국 기독교를 상대하는 한국 불교는 어떤 상태일까? 둘 다겠지.

나는 한국불교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변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는 박물관에서나 화려했던 과거 흔적을 보게 될 것이다. 불교가 영원히 이 땅에 존속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읽어야 하고 동시대인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부처님의 역할은 2,600년 전에 끝났다. 지금 남은 것은 우리의 역할일 뿐이다. 나는 그 중 아주 작은 일부를 실천하려고 애를 쓴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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