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케어 지도사 공개특강-이태호 조계사 평생교육원 총괄본부장

▲ 이태호 총괄본부장은…조계사, 통도사 평생교육원 전임교수 및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 공익법인 밝은세상 총괄기획이사, 국제마음건강센터 대표, ㈜마인드케어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운영기조는 국민행복시대다. 행복이란 식상한 단어가 공동의 목표로 올라선 것은 그간 우리들이 행복하지 않았다는 반증일 것이다. 행복의 조건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달성하는 방법은 한 가지로 좁혀질 수 있다. 스스로 마음관리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 이태호 조계사 평생교육원 교수는 이 시스템을 가장 잘 가지고 있는 곳이 불교라고 얘기한다.

불교의 수행법인 참선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그는 사회에서 종교적 거부감 없이 통용될 수 있도록 참선을 ‘마인드케어(mindcare)’라고 명명했다. 생활 속 스트레스나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사회에 활용해보자는 것이다. 행복과 힐링을 말하는데, 정작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시스템이나 제도는 미비한 현실. 이태호 조계사 평생교육원 총괄본부장은 마인드케어 지도사가 미래 마음산업의 중추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들의 진로와 이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짚어주었다. 다음은 조계사 마인드케어 평생교육원에서 7월 2일 진행된 마인드케어지도사 공개특강이다.

# 마인드케어…마음을 잡고 알아차림하다
마인드(mind)가 마음, 케어(care)가 돌보다라는 뜻인데요. 왜 마음건강이 아닌 마음관리라고 했을까요. 관리를 하고 나면 건강해지기 때문이죠. 관리는 과정을 나타내는 용어인 반면 건강은 결과를 나타냅니다. 결과보다 과정에 중심을 둬보자는 겁니다. 삶이라는 게 과정이지 않습니까. ‘뭘 하면 행복할거야’ 라는 생각은 접고 지금 여기서 어떻게 사느냐에 중점을 두자는 말입니다.

불교 수행에서 지관(止觀) 쌍수(雙修)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돌아다니는 걸 그친다는 지(止), 그런 후 관한다는 관(觀). 이렇게 지관 두 개를 가지고 수행하는 것이 불교식 전통 수행입니다. 마음을 잡아두고 알아차림 하는 거죠. 정혜(定慧)는 마음을 한 곳에 두면 고요하고 편안해 진다는 것입니다. 지관쌍수는 과정에 포인트를 두고 정혜쌍수는 결과에 중점을 둡니다. 그러므로 마인드케어는 지관쌍수죠. 사마디(지)와 사띠(관)를 가지고 마음을 관리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마인드케어를 이야기하는 이유를 한번 짚어보기로 합시다.

# 사회변화 될수록 마음건강 필요
1980년 이후 출생자들을 100세 세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기대수명이 100세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거죠. 한국도 고령사회를 넘어 65세 이상의 연령층이 전체인구의 20%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주제가 되죠. 스트레스나 삶의 충격으로 인한 질병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된 질병 중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건 80여 가지나 됩니다. 우울증으로 인해서 2010년에 지불된 의료보험료는 2600여억 원에 달합니다.

한 사람의 에너지를 100으로 본다면 몸이 30, 마음이 70을 가져간다고 합니다. 정신작용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가 더 많다는 걸 의미하죠. 만약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에너지를 끌어와 쓰게 되므로 세포가 노화될수록 몸은 버텨내지 못하죠. 고령사회로 가면 갈수록 사회적 화두가 건강이 되는데, 포인트는 마음건강입니다.

미래산업을 6T산업(정보, 바이오, 나노, 환경, 우주항공, 문화콘텐츠)라고 하는데 또 하나를 추가하자면 바로 MT(마음산업)입니다. 마음이 산업군이 되어버린 거죠. 예를 들어 미국의 명상카페는 적외선을 쬐며 조용한 음악 속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곳입니다. 한국에도 몇 군데씩 생기고 있습니다.

마음산업은 독립된 산업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산업군과 결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늘어납니다. 마음과 문화, 녹색산업, 관광힐링사업이 생겨날 수 있는 거죠. 또한 마음평화를 돕는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IT기술과도 결합할 수 있죠.

고객들에게 늘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간이 하루 업무시간의 40%이상이 되는 노동을 감정노동이라 합니다. 콜센터나 은행직원, 승무원 등이죠. 이들은 신경성 위염, 탈모 증세를 안고 있으며 이 가운데 25%, 약 400만 명 정도가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감정노동자의 규모는 1980년 전체근로자의 37%인 506만명이었다면, 2009년에는 1618만 3천명으로 규모가 69%까지 늘어났습니다.

마음을 치유하거나 힐링받지 않으면 직무 수행이 어려워지는 건 당연합니다. 기업생산성과도 직결되죠.
정부가 복지에 힘을 쓰겠다고 합니다. 의료보험혜택, 노인,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등 물질복지를 확장한다는 뜻인 동시에 중독증 치유와 같은 국민들의 정신건강복지에도 힘쓰겠다는 말입니다. 김해에 있는 알콜중독전문병원은 환자들의 알콜 의존증을 어느 정도 고쳤다 여겨지면 명상 프로그램을 넣어 마음의 힘을 키웁니다.

OECD가입국들은 국가수준을 국가행복지수 GNH( Gross National Happiness)로 얘기하자고 합니다. GNH의 핵심 평가지표는 행복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시스템이 얼마나 갖춰져있는가입니다. 행복훈련의 핵심은 명상과 관계입니다.

산업화 시대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집장만을 원하는 등 계속 욕망을 충족하는 쪽으로 삶의 방향이 흘러왔습니다. 목표를 정한 후 달성하려 할 때 우리한테 가장 도움이 되는 건 기도였죠. 건강, 합격 등 노력을 하면서 부처님,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는 거죠. 대상을 정해놓고 열심히 의지하면서 삶을 꾸려나가는 거죠. 때문에 욕망충족이 행복이라 생각하는 대중에 부응하며 기독교는 인류 역사의 한 시즌을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다 보니 몸이 지쳐갔고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웰빙 열풍이 부는가 싶더니 이제는 힐링입니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었던 거죠. 신자유주의 경쟁이라는 관계 속에서 긴장, 불안, 초조함을 느끼며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됩니다. 그러자 이러다간 공동체가 무너지겠단 생각을 본능적으로 하게 되죠.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은데 내 행복도 영향을 받는 거 같거든요. 묻지 마 살인, 폭행 등 이런 게 일어나니까요.

개인의 욕망을 조절해서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지 않으면 삶의 질, 행복이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은 욕망조절의 시대입니다. 욕망 충족에서 조절로 넘어온 거죠. 그렇다면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가진 집단이 사회를 주도하게 돼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가장 잘 가지고 있는 곳이 불교입니다. 욕망의 불을 끄는 열반의 세계를 말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열반을 추구하지 않고 불교 수행법만 조금 가져와서 일상에 적용하면 됩니다. 불교수행의 끝을 보는 게 아니고 욕망을 조절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관리한다면 사회가 좀 더 건강해질 수 있는 거죠. 불교가 사회를 떠안아야 될 흐름 속에 와 있는 겁니다.

#한국 직장인 스트레스 96%
2009년 직장인 스트레스지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96%, 일본은 60%, 미국은 40%입니다. 스트레스 지수를 10% 낮추면 생산성이 20% 정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정부에서도 기업에서도 스트레스지수 완화에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거죠.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도 많죠. 그러나 외부에서 강한 자극이 왔을 때 마음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그 자극을 받아들이는 수준이 달라집니다. 마음의 건강성이 자살률에 있어서도 영향을 많이 미치죠.

그렇다면 어떻게 마음의 활력을 키우고 힘을 기를 수 있을까요. 우선 마음구조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외부 자극이 있으면 감각기관을 통해 마음에다 상을 맺게 됩니다. 불교에서 감각기관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6가지가 있습니다. 외부 자극의 경우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중 ‘법’을 제외한 다섯 가지는 외부의 감각기관을 통해 일어납니다. ‘법’을 잡아주는 감각기관은 ‘의’입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겁니다.

‘의’는 외부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와 과거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잡아주는 거울 같은 기능을 합니다. 그러므로 ‘의’는 마음 구조를 설명하는 첫 번째 요소죠. 그리고 두 번째로 마음거울에 상이 맺힌다는 사실입니다. 한문으로 하면 ‘식(識)’이라 하죠. 의식입니다. 서양에서는 의식을 한 덩어리로 보는데 동양에서는 거울과 거울에 맺힌 상이 같을 수 없다 하여 분리해서 봅니다. 그러나 마음거울에 상이 안 맺힐 수도 있습니다. 거울은 있는데 ‘의’가 작동하지 않으면 말이죠. 귀를 막아버리면 소리에 대한 식은 잡히지 않는 것 처럼요.

세 번째로, 마음거울에 한번 맺힌 상은 하나도 빠짐없이 저장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일생의 기억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기억 공간 속에 있습니다. 다만 기억을 끄집어내는 힘이 약할 뿐이죠. 저장을 기록한다고 ‘기(期)’라고 합니다.

쉽게 설명해봅시다. 화를 내다가 화를 내는 내 자신을 알아차릴 때가 있습니다. 감정이 꿈틀거리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문득문득 알 때가 있는 거죠. 그걸 알아차림이라 하고 바로 ‘념(念)’라 하죠. 의식기념(意識祈念)입니다. ‘의, 식, 기’는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념’은 결국 알아차림으로써 마음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알아차리는 순간 정서나 사유가 싱거워지는 거죠.

물론 처음에는 알아차려도 계속 감정에 딸려가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면 기준점을 잡습니다. 호흡에 집중하고 코끝이나 마음으로 의식 기준점을 계속 옮깁니다. 끌려가는 놈을 끄집어내서 한 지점에 갖다놓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거죠. 이렇게 훈련을 계속하면 감정은 감정, 생각은 생각, 사유는 사유라는 걸 알게 됩니다. 화를 냈다고 하면 실체가 없어져 버리는 거죠. 공입니다. 마음에 있는 많은 작용들이 실체가 있는 줄 알았는데 알아차림을 통해 밖에 내다놓으니까 없어졌다는 걸 알게 된 거죠.

# 미래로 갈수록 마인드케어관련 직종 인기
마인드케어지도과정을 수료했다면 먼저 취미생활로 이를 활용해봅시다. 삶의 모습이 바뀔겁니다.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볼 줄 알고 욕망을 조절할 줄 알고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집니다. 그러면 사회가 좀 더 살기 괜찮지 않을까요.

이 외에도 회사에서 시행하는 감정관리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할 수도 있고 교육, 경영, 스포츠 IT 등 전문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명상이 경영능력, 창의력, 학습능력을 향상 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건 이미 증명된 바입니다.

끝으로 몸이 피곤하면 잠을 자기 마련입니다. 물리적으로 보면 몸을 고정시키는 거죠.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건 마음의 알아차림만 고정시키면 됩니다. 몸은 7시간 쉬어줘야 하지만 마음은 오 분만 쉬어주면 됩니다. 그러면 하루 쓸 에너지는 다 낼 수 있습니다. 마음의 건강은 마음을 한 곳에 잡아둠으로써 활력을 불어넣는 겁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