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위빠사나수행전문센터 천안호두마을

일주일 단위로 수행지도 이어져

마음도 훈련…좋은 마음 쌓으면 행복

보시·재행사 없어 재정난 심각

  

▲ 6월 24일 지도법사 중 한명인 빤디짜 스님이 중앙승가대 팔정도 스터디 멤버 스님들을 지도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이 오면 산으로 바다로 피서를 간다. 이번 여름 세속의 일로 마음이 복잡하다면 마음의 피서를 가보는 것은 어떨까? 호두마을은 위빠사나 전문수행센터다. 국내 유수의 위빠사나 전문가들이 수행을 지도하는 이곳은 ‘지금 이 순간 잘 살기 위한 훈련’을 위한 수행 공간이다.

6월 24일 충남 천안 광덕산 호두마을을 찾았다. 호두마을은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인 위빠사나 명상법을 국내에 알리기 위해 손병옥 씨가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평균 20~30명의 수행자가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있으며 현재 지도법사 스님으로는 서현 스님, 김열권 법사, 아신 빤디짜 스님, 우또다나 스님, 도경 스님 등이 있다.

주지 무문 스님은 “평균 1주일 단위로 법사 스님들이 바뀌어 가며 수행이 진행되고 있다. 지도법사 별로 수행지도 방식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일정은 좌선-경행-법문-개별인터뷰 순으로 이루어진다. 꼭 수행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쉬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도 접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6월 24일은 아신빤디짜 스님의 법문과 개별인터뷰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빤디짜 스님은 “사마타는 선정에서 범천으로, 위빠사나는 청정에서 해탈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며 “위빠사나를 통해 몸과 마음이 바로 이 순간 있는 그대로임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 새로워졌다는 김정숙 보살은 9년전 호두마을 근처로 이사를 올만큼 수행을 생활화 하고 있다. “살면서 가족 직장 동료 등의 인간관계로 괴로움에 시달렸어요. 수행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알아차렸죠.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시기 질투심 등 부정적인 마음들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 감정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삶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저도 수행을 위해 여러 시설들을 다녀봤지만 호두마을 만큼 수행하기 좋은 곳이 없더라고요”

이번 빤디짜 스님 수행 지도 시간에는 특별한 수행자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바로 중앙승가대 학인스님들로 구성된 위빠사나 수행모임 팔정도 스터디 멤버 14명의 스님들이 그 주인공이다.

팔정도 회장 선재 스님은 위빠사나 수행이 매우 구체적이며 실용적이라고 전한다. “위빠사나 수행은 실생활에 용이성 접근성이 좋습니다. 현대생활에 적합해서 좌선과 경행을 나눠서 하다보면 신체리듬을 지켜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간화선이 매우 추상적이라면 위빠사나는 매우 구체적으로 수행의 효과를 빨리 체득할 수 있으며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故 고익진 교수를 은사로 오랜 시간 대승불교를 공부했던 정진숙 보살은 호두마을을 통해서 수행의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다. 그리고 현재 빤디짜 스님을 은사로 모시며 위빠사나를 공부하고 있다. 정씨는 위빠사나와 간화선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다. “호두마을에서 9번의 집중 수행을 하고 빤디짜 스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하고 있던 좌선이 위빠사나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결국 간화선의 화두도 위빠사나와 사마타를 결합한 형태임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수행의 기쁨을 안겨주는 곳이 호두마을이지만 이곳의 재정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주지 무문 스님은 “한 개인의 원력으로 조성된 곳이 호두마을이다. 하지만 보시나 제사가 있는 일반 사찰과는 개념이 다르다 보니 시설운영을 위한 재정이 늘 부족하다. 특히 호두마을이 성립된지 15년이 되어가다보니 건물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이 많은데 현재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원력을 가진 후원자가 나타나기를 기원하고 있다”며 어려운 사정을 호소했다.

무더운 여름 마음의 힐링을 하고 싶다면 호두마을로 떠나보자. 그곳에서 나의 내면을 닦아 세상을 좀더 행복하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041)567-2841정혜숙 기자

 

대중이 생각하는 행복은 음식에 빠진 ‘똥’과 같아

위빠사나 수행지도자 빤디짜 스님

“대부분의 중생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맛있는 음식에 빠진 똥과 같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쳐요. 그런데 똥이 빠져 있으면 먹을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결국 그 행복은 한계가 있는 행복이죠.”

아신 빤디짜 스님〈사진〉은 인간들이 쫓는 행복의 허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을 위해서 끊임없이 수행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아신 빤디짜 스님은 현재 부산 담야선원을 설립, 근본불교교리와 위빠사나수행 법문을 지도하고 있으며 미얀마 이주노동자를 위한 정기 법회를 개최하고 있다. 스님은 한 달에 일주일 정도 호두 마을에 머물며 수행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스님은 자애 명상을 통해 매일 매일 좋은 마음을 쌓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는 연습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마음도 훈련입니다. 좋은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훈련을 통해서 쌓아 나갈 때 행복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고 바른 견해 바른 생각이 만들어집니다”

스님은 모든 수행을 크게 사마타와 위빠사나로 나뉠 수 있다고 전한다. “염불 등을 통해 집중·몰입을 강조하는 것이 사마타 수행이라면 관찰을 통해서 대상의 본성을 보는 것이 위빠사나입니다. 사마타 수행이 마음 통제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면 위빠사나는 지혜를 증장시키죠”

스님은 이렇게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아상이 깨지고 이기적인 마음이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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