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미국 국제불교명상센터(IBMC)

▲ 국제불교명상센터(IBMC)를 설립한 틱 티엔 안 스님(좌)과 법계승자인 카루나 다르마 스님(우). IBMC는 베트남 전통불교를 따르지만 각국의 불교가 혼합돼 국제적 분위기를 풍기는 명상센터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 학자 틱 티엔 안 선승 설립
각국 불교 혼합돼 국제적 분위기
미국 최초 비구니 카루나 다르마 활약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국제불교명상센터(International Buddhist Meditation Center, IBMC)는 베트남 불교를 비롯해 상좌부, 정토종, 선종 등 다양한 불교 종파를 흡수해 미국에 불교를 전파하고 있다.

IBMC 설립자인 틱 티엔 안(Thich Thien-an, 1926~1980) 스님은 베트남 학자이자 선(禪) 마스터로, 미국에 베트남 불교를 알린 주요 인물이다.

1966년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동양철학과 방문교수로 처음 미국에 와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는 이듬해 고국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불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학생들의 요청으로 명상과 불교교리를 배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틱 티엔 안 스님은 1970년 로스앤젤레스 버몬트 거리에 있는 오래된 목조 건물을 개조해 IBMC를 세웠고, 6개월이 되기도 전에 방문객이 늘어 자리를 옮길 정도로 서구인의 불교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센터는 현재 뉴햄프셔 애비뉴에 위치해 있다.

비구니가 계사로 구족계 내리는 곳
국제불교명상센터는 베트남 전통불교를 따르지만 각국의 불교가 혼합돼 국제적 분위기를 풍기는 명상센터로 자리 잡았다.
틱 티엔 안 스님이 1980년 간암으로 입적 하면서 가장 가까운 법계승자인 카루나 다르마(Karuna Dharma) 비구니 스님이 센터를 운영했다.
국제불교명상센터는 미국에서 최초로 비구계를, 1976년에는 비구니계를 주었다. 카루나 다르마 스님은 최초로 비구니계를 받은 인물이었다.
기독교신자였던 카루나 다르마 스님은 18세가 되던 해 교회가 자신의 삶에 도움을 주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고 UCLA에서 틱 티엔 안 스님의 ‘불교와 선’ 강좌를 듣게 됐다.
그는 틱 티엔 안 스님에게서 온화한 미소와 함께 특별한 기운이 있다는 것을 감지했고, 곧 그의 학생이 됐다.
IBMC는 대수계식을 갖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4년 IBMC는 각기 다른 전통의 계사와 스승들을 30명 모셔놓고 대수계식을 가졌는데, 상좌부불교, 대승불교, 금강승, 정토종, 선종 등 다양한 종파의 비구ㆍ비구니 스님이 함께 수계 책임을 맡았다. 여성 계사(카루나 다르마)가 남녀 모두에게 구족계를 내린 것은 미국불교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수계식은 영어로 진행됐으며 27명의 수계자는 자신의 전통에 맞는 승복을 입고 수계를 받았다. 이후 1997년에 제2차 대 수계식이, 2002년에 제3차 대수계식이 봉행됐다.
카루나 다르마 스님은 1994년 뇌졸중을 겪은 이후로 불편한 몸이 됐지만 불교승가협회(Buddhist Sangha Council) 부회장직과 샤카디타(세계불자여성대회) 창립 회장으로서 활약했다.
카루나 다르마 스님이 2012년 11월 원장 소임을 내려놓은 뒤 스리랑카 출신의 하반폴라 샨티(Havanpola Shanti) 스님이 IBCM을 이끌고 있다.

직장인위한 명상수업, 저가 임대주택 제공
IBMC는 매주 일요일 오전 일요법회를 열어 30여 분간 법문을 펼치고 15분 동안 명상수련을 진행한다. 수ㆍ금ㆍ일요일에는 저녁 7시 30분부터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명상수업도 열고 있으며, 교리수업도 마련됐다. 쿠살라(Kusala) 스님이 매일 오후 7시 IBMC의 설립자인 틱 티엔 스님의 저서 <Zen Philosophy, Zen Practice(선 철학, 선 수행)>로 강의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IBMC는 수행 뿐 아니라 사회참여활동도 하고 있다. 공동부엌과 욕실을 사용하는 저가의 주택을 제공해 불자ㆍ비불자 모두에게 임대해주고 있을 뿐 아니라, 수감자들과 편지를 통해 명상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상급학생들 중에는 한 사람이 60명을 지도하는 경우도 있다. 또 노숙자들과 학대받은 어린이들을 위해 매해 핼러윈 파티와 야외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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